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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clude(틀:회원수정)] [목차] [include(틀:한글자모)] 한글의 여덟 번째 자음이다.

개요

||<-3>

<#ccc> {{{+3 ㅇ}}} || ||<-2><#ddd> 이름 || 이응 || ||<-2><#ddd> 분류 || 자음(비음) || ||<|4><#ddd> 음성 ||<#e7e7e7> 어두 || ∅[* 늘][br][ʔ][* 1번] || ||<#e7e7e7> 어중 || ∅[* 이] || ||<#e7e7e7> 어말 || [ŋ][* ] || 일부의 단어에서는 성문 파열음([ʔ])을 내기도 하는데, 1, E, O 등이 있다. 사실 훈민정음 창제 당시에 성문 파열음을 나타내는 자음이 따로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이다. 하지만 'ㅇ'과 거의 발음을 구별하기 힘들어서 얼마 안 가 사라졌다. 현행 국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보면 'ㅇ'을 'ng'로 표기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초성의 'ㅇ'도 'ng'로 적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여럿 있다([ngan] 등). --베트남어?-- 물론 로마자 표기법의 ㅇ = ng는 종성 ㅇ을 말하며[* 사실 '비음' 밑에 'ㅁ(m), ㄴ(n)'과 함께 'ㅇ(ng)'이 있으므로 종성 'ㅇ'을 말하는 것임은 분명한데, 언어학 지식이 없거나 중학교 때 배운 것을 잊어버린 사람들은 '비음'이 뭔지 모르기 때문에 'ㅇ'은 언제나 ng로 적는 것으로 착각할 수 있다.], 초성 'ㅇ'은 음가가 없으므로 따로 표기하지 않는다. ''이 현역이던 시절이라면 모를까[* ㆁ의 음가는 단순히 받침 이응을 초성에서 소리낸다고 생각하면 된다. 실제로 초성에도 이 음이 살아있는 베트남어에서 사용되는 방식이다.].

순서와 명칭

오늘날 쓰이는 자음 명칭은 훈몽자회에서 유래했는데, '이응'이라는 명칭은 본래 '옛이응'이라 불리는 ([ŋ])이 초성과 종성에 왔을 때의 예시였다. 정확히는 'ᅌᅵᄋ\ᅳᇰ'(異凝, [ŋi.ɯŋ]). 음가가 없을 때 쓰이는 'ㅇ'(∅)은 초성에만 왔기 때문에 그냥 '이'(伊, [i]). 나중에 옛이응이 소멸하면서 초성의 ㅇ은 음가가 없고 종성에 올 때는 연구개 비음으로 발음되게끔 변하면서 1909년 국문연구의정안에서 옛이응에 쓰이던 'ᅌᅵᄋ\ᅳᇰ'을 'ㅇ'으로 옮겨[* 종성으로 쓰이지 못하던 ㅈ, ㅊ, ㅋ, ㅌ, ㅍ, ㅎ가 '지, 치, 키' 등의 이름에서 일괄적으로 '지읒, 치읓, 키읔' 류의 이름을 갖게 된 것도 국문연구의정안에서이다.] '이응'이라는 이름을 붙이게 되었다. 그런데 여기서는 'ㆁ'의 이름으로 '이응'을 제시하고 있어서 'ㅇ'과 'ㆁ'을 혼동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된다. 의정안 곳곳에서 이러한 실수가 발견된다.

'ㅇ'은 현재 사용되는 자음 배열의 딱 중간 지점으로, 'ㅇ'까지 'ㄱㄴㄷㄹㅁㅂㅅㅇ'는 받침으로 소리날 수 있는 7개의 자음이다(ㅅ과 ㄷ은 같음). 그도 그럴 것이 이 순서는 8종성 표기를 소개한 훈몽자회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훈몽자회에서 8번째 자음은 'ㆁ'으로 사실 옛이응의 자리인데 'ㅇ'이 이 순서를 차지했다. 이 뒤 'ㅈ, ㅊ, ㅋ, ㅌ, ㅍ, ㅎ'는 형태소적 표기를 위해서만 받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이 뒤쪽 순서는 훈몽자회에서 'ㅋ, ㅌ, ㅍ, ㅈ, ㅊ, ㅿ, ㅇ, ㅎ'으로 오늘날과 다르다.

역사

중세국어 'ㅇ'의 두 가지 용법

오늘날에는 형태중심 표기에 따라서 발음상으로는 연음되더라도 형태소상으로 앞 형태소의 종성에 해당하는 음일 경우 종성으로 적고 뒤의 문법 형태소에 'ㅇ'을 넣어 적지만, 15세기에는 대체로 연음된 상태로 연철하였기 때문에 이 시기에 등장하는 'ㅇ'은 음가를 가지고 있었으리라는 추측을 하게 한다.

중세국어에서 'ㅇ'이 사용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 사실상 모음 단독으로 발음되는 음절에서 빈 공간을 채우는 듯한 'ㅇ'. 흔히 알레프적인 ㅇ의 용법으로 부르는 사용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졌으나 동국정운 등에서는 종성의 빈 자리에까지 'ㅇ'을 적었다는 것이 오늘날과 다르다.
* ㄹ, ㅿ,  반모음 ㅣ[* 중세 국어 기준으로 ㅏㅣ, ㅓㅣ 식으로 발음되던 ㅐ, ㅔ에서의 ㅣ. '딴이'라고도 한다.], 계사 '-이-' 뒤에서 약화된 /ㄱ/의 표기: '몰애', '날애' 등 
* '이르-' 등의 어간에 모음 어미가 시작될 때: '이르-' → '일어'
* 순경음 ㅂ의 붕괴로 [w]로 변한 자리 앞에서: 글ᄫᅡᆯ>글왈(>글월)
* 체언 + 조사 사이 / 용언 + 어미 사이에 들어가는 ㅇ(분철). 중세국어엔 일반적으로 잘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알려져있지만 체언 + 조사에서부터 먼저 점차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하여 근대에 일반화되었다. 
이 때의 'ㅇ' 표기는 형태론의 영역으로 음운론과는 무관한 편이지만[* 예컨대 '낮이 길다'를 '나지 길다'로 적다가 'ㅇ'을 넣어서 '낮이 길다'라고 적는다고 하여 실제로 음성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중세국어 문서에서 언급한 대로 파열음의 경우 종성 위치의 음과 초성 위치의 음이 유무성 대립을 보인다는 음운론적인 이유로 인하여 유성음 'ㅁ, ㄴ, ㅇ(종성), ㄹ'에서 더 먼저 분철이 나타났다.[[1]] 
한편, 용언 어간에서는 ㄹ의 경우 위의 3번째와 같이 '이르-' → '일어'로 활용되어 '일-' → '이러'와 표기상의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ㄹ 분철이 더 나중에야 나타났다.[* 위의 글에서는 ㆁ 역시 같이 언급하여 용언에서는 'ㅁ, ㄴ' 종성 어간만이 분철되고 있다고 하고 있는데 이는 단지 용언 어간 가운데 ㆁ을 종성으로 가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첫번째의 경우 빈 자리를 메꾸는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소극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한편, 두 번째의 이른바 'ㄱ약화'라고 불리는 현상에서의 'ㅇ'의 경우 연철을 방지하는 '적극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중세국어 'ㅇ'의 음가

위에서 말한 바와 같이 'ㅇ'의 용법에는 '적극적인 기능'과 '소극적인 기능'이 있었다. 언뜻 생각하기에는 적극적인 기능일 때에 음가가 있었고 소극적일 때 (오늘날과 같이) 음가가 없었으리라고 느껴지지지만 꼭 그렇지는 않다. 이에 대하여 [[2]][* 배영환(2011), 중세국어 후음 ‘ㅇ’에 대한 몇 가지 문제, 언어학 연구, (21), 161-185.]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리하였다.

* 두 기능을 분류하지 않고 두 기능 모두 음가가 없다고 보는 경우
* 두 기능을 분류하지 않고 두 기능 모두 음가가 있다고 보는 경우
* 적극적 기능을 분류하되 적극적 기능이 음가가 없다고 보는 경우
* 적극적 기능을 분류하고 적극적인 기능은 음가가 있다고 보는 경우

음가 측면에서 '소극적인 기능'의 'ㅇ'의 경우 오늘날에는 '음가 없음', 즉 ∅를 나타내기 위해 'ㅇ'이 쓰이기 때문에 중세국어에도 그러했지 않았을까 추측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왜 '음가 없음'에 해당하는 글자가 있는가에 대하여서는 다음의 두 가지 설을 제기할 수 있다.

* 중세국어에서도 모음은 단독으로 발음이 가능했으나, 세종의 음운 파악 방식상 모음을 발음할 때 실제론 음이 아닌 가짜 초성 'ㅇ'이 필요하다고 잘못 생각했다.
* 중세국어에서 매우 약한 자음인 'ㅇ'이 존재했으며 매우 약했기 때문에 모음 앞 공백을 채우는 역할로도 쓰일 수 있었다.

전자의 가설을 흔히 '알레프(alif)적인 ㅇ'이라고 부른다. 무언가 작은 자음이라도 있어야지만 '아'라는 식으로 발음이 가능했으리라고 생각했다는 것이다.

또한 정말로 '음가 없음'을 나타내기 위해서라면 종성에서는 쓰지 않는 것이 다소 이상한 점이기는 하다. 이는 훈민정음 해례에서 "'ㅇ'은 소리가 옅고 비어 있으니 종성에는 쓸 필요가 없고, 중성으로 소리를 이룰 수 있다(且ㅇ聲淡而虗[* 虛와 동자이다.],不必用於終,而中聲可得成音也)"라고 명시되었기 때문인데, 만약 'ㅇ'의 대표음이 오늘날처럼 공백이라면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ㅇ'의 음가에 대해서 '초성엔 괜찮고 종성엔 없어도 된다'라고 판단한 것은 다소 이상하다. 여기에서의 '소리가 옅고 비어있느니(聲淡而虛)'가 뭘 의미하는지는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관심이 있는 사람은 '聲淡而虛'라고만 쳐도 사람들이 이것저것 이야기해놓은 것을 찾아볼 수 있다.

'적극적인 기능'의 'ㅇ'의 경우, 특히 'ㄹ뒤 ㄱ이 약화되었을 때의 ㅇ'의 경우 이기문(1972: 143)[* 이기문(1972), 국어사개설, 탑출판사.]에서 유성성문마찰음 [ɦ]으로 본 이래 '유음(有音)적 ㅇ'으로 보고 있다.

ㅇ의 음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ㅇ과 비슷한 음으로 묶은 후음(喉音)들도 아울러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단 음가가 제일 명확한 'ㅎ'은 물론, 'ㆆ'은 성문음에 속한다. 앞서 언급한 유성성문마찰음 [ɦ]도 성문음이니 결이 맞는다. 그런데 이 후음이라는 부류가 자음성이 매우 약해서 'ㅎ'과 같은 경우 활음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김차균 1985).

또한 이 논의에서 단서 중 하나는 한글 창제 초기에 쌍이응 ''가 쓰였다는 것이다. 단지 초성/종성의 공백을 채우기 위한 글자라면 공백 채움 글자를 두 개나 쓴다는 것은 선뜻 잘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 이에 대하여 무음 ㅇ을 주장하는 쪽에서는 접미사 '-이'를 표기한 형태소적 표기였다는 설이나 [j] 중첩을 표기하기 위한 것이라는 가설을 내세운다.

또 한 가지 단서로는 중세국어 하향이중모음의 [j] 넘어감 현상을 들 수 있다. 중세국어에서 하향이중모음 'ㅐ, ㅔ' 등은 후행음절에까지 [j]를 전달했는데 이는 후행음절의 자음이 존재하지 않을 때에만 가능했다. 훈민정음 본문에도 '괴여'와 같이 본래는 연결어미 '-어'로 나타날 것이 하향이중모음 'ㅚ'의 영향을 받아 '-여'로 변한 사례가 나타나므로 창제 당시에도 ∅의 ㅇ이 존재했으리라고 추측할 수 있다.

일련의 관찰을 통해 중세국어의 'ㅇ'은 ∅과 [ɦ]이 모두 존재했음은 알 수 있다.

빈도

한글 자모 가운데 가장 많이 쓰인다. 약 9.6% 정도. 자음이 공백인 경우, 즉 모음만이 단독으로 나오는 경우에는 언제나 등장한다는 것이 컸다. 음가를 지니고 있는 종성 ㅇ은 3.1% 정도로 그다지 높지 않다. 공백의 'ㅇ'을 제외하면 'ㄱ'과 'ㄴ'이 글자 순서대로 사이좋게 7.7%, 6.9%로 1, 2위를 차지한다. 모음 중에서는 ''가 가장 자주 쓰이므로 한글 낱자 기준으로 가장 흔한 글자는 '아'가 되겠다([2000])[* 이상억(2000), 한국어의 이음·음소 및 자모의 출현빈도수 조사 비교, Journal of Cognitive Science/1(1), 서울대학교 인지과학연구소, 137-164.].

자형

매우 간단하게 동그란 모양을 하고 있다. 그런데다가 'ㅇ'은 한글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문자이기 때문에[* 'ㅎ'도 'ㅇ' 모양이 들어가기는 하지만 약 3% 정도로 압도적인 비율인 것은 아니다.] 한글을 모르는 사람들은 한글을 처음 보고서 "동그라미가 참 많구나!" 하고 생각하게 된다. 특히나 이웃 중국, 일본에서 사용하는 한자가나는 온전한 동그라미가 매우 드물게 나타나기 때문에 동아시아 문자 구별법으로 '동그라미가 많으면 한글'이라는 이 돌기도 했었다.

숫자에서 '없음'을 나타내는 '0'도 동그란 모양새로 'ㅇ'과 모양이 닮았지만 이는 순전한 우연이다. 'ㅇ'이 동그란 모양새인 것은 비어있음을 뜻한다기보다는 후음, 즉 목구멍의 모양새를 상징한 것이기 때문. 애당초 세종은 아라비아 숫자를 모르기도 했고. 목구멍이 비어있기는 하지만... 사실 목구멍이 비어있다는 점 때문에 후음은 실제로도 자음성이 매우 낮은, '자음성이 0에 가까운' 현상이 벌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ㅇ'을 자음으로 만들었긴 했지만 정말로 자음 /ㅇ/을 인지하고 만든 것이냐는 논의가 끊이질 않는 것.

종성으로 쓰이는 'ㆁ'이 자형상 꼭지가 달린 식으로 가획(加劃)된 형태를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ㅇ'과 'ㆁ'의 합류가 가속되었다고도 생각해볼 수 있다. 한글의 구조상 종성은 언제나 초성/중성 글자의 밑에 오게 되어있다. 특히 초성 밑에 중성이 오는 경우 중성과 종성 사이의 공간은 매우 좁으며, 'ㅜ'와 같이 종성 쪽으로 획이 내려가는 글자는 'ㆁ'의 꼭지와 마주칠 수밖에 없게 된다. 지금도 '응, 옹, 웅'이 헷갈리는 마당에 옛이응의 경우 '웅(ㅇ+ㅜ+ㅇ), 우ᇰ(ㅇ+ㅜ+ㆁ)'을 구분하기 매우 어렵다. 오히려 반대로 'ㆁ'이라는 자형이 초성 쪽에 쓰이고 'ㅇ'이 종성 위주로 쓰였다면 이러한 시각적 불편함은 조금 덜었을 것이다. 그러나 한글 제자 원리상 더 강한 소리 쪽이 가획되는 것이 마땅하므로 명백히 더 강한 /ㆁ/ 음소에 꼭지를 다는 것은 'ㆁ'과 'ㅇ'을 닮게 만들기로 작정한 단계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었을 듯하다.

용법

음소적 쓰임

현대의 'ㅇ'의 쓰임은 초성에서와 종성에서 음가가 다른 특이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초성) / [ŋ](종성)

초성에서의 'ㅇ'은 모음 앞의 공백을 표시하는 기호로 쓰이고 있다. 어째서 공백을 굳이 표시해야 했는지에 대한 이유는 위의 중세국어에서의 논의와 연결된다. 일단 한국어에서 '소리 없음(∅)'은 형태론과 정서법의 측면에서 형태소 구분 용도로 활약하고 있는 것과는 별개로('__낮이__ 길다[__나지__ 길다]') 음운론적으로도 현대국어의 음운 체계에서 확실히 음소의 하나로 기능하고 있기는 하다[1985)][* 김차균(1985), 음절 구조 속에서 활음의 기능, 언어연구, 1985, Vol.2, p.1.]. 영어와 같이 일반적으로 정서법상으로 소리 없음을 음소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에도 어퍼스트로피(')를 쓰는 방식으로 이를 구현하는 경우도 있다.

종성에서의 음 [ŋ]는 옛이응 ㆁ에서 온 것으로, 꼭지를 제외하고서는 'ㅇ'과 너무 모양이 닮은데다가 거의 종성에서만 등장했기 때문에 'ㅇ'으로 합류하였다.

특히 한글에서의 공백 표시 방법에서 특이한 점은 위의 중세국어에서 말한 바와 같이 종성에서는 공백을 표시하지 않는다라는 것이다. 이는 앞에서 서술한 대로 훈민정음에서 그럴 수 있도록 규정한 전통이 이어진 것이다.

별개의 두 음성을 하나의 기호로 적는 것에 관한 논의

초성 ㅇ과 종성 ㅇ을 둘 다 'ㅇ'으로 적는 것은 전혀 다른 음성을 하나의 기호로 표기하고 있는 사례이기 때문에 '하나의 음소로 묶을 수 없는 음성은 서로 다른 기호로 표기해야 한다'라는 것이 표음문자로서의 목표 중 하나라면 이 목표가 다소 훼손된 것은 아닌가 아쉬워하는 의견도 있다. 그런데 '음소'(phoneme)라는 것을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가에 대한 Hyman(1975: 64)[* Hyman(1975), Phonology : theory and analysis, New York : Holt, Rinehart and Winston.]의 논의에서 현대 한국어의 한글 낱자 'ㅇ'의 사용과 관련이 있을 법한 부분이 있어서 눈여겨볼 만하다.

width=500px > 3.1.3 음성적 유사성 > 상보적 분포는 일반적으로 언어에서의 음성 분석의 단서가 되지만, 상보적 분포에 있음에도 음소를 유지하려고 하는 경우가 있다. 즉, 어떤 음들이 상보적 분포를 보이더라도 개별 음소에 속하는 것으로 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 가지 잘 알려진 경우는 영어에서 [h]와 [ŋ]의 분포이다. 'head, heart, enhance, perhaps'와 같은 단어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h]는 음절 초에서만 출현한다('enhance'와 'perhaps'는 'en-hance'와 'per-haps'로 음절을 나눌 수 있다). 한편 'sing'[siŋ], 'singer'[siŋ-er], 'finger'[fiŋ-ger]에서 볼 수 있듯이 [ŋ]는 늘 음절 말에서 출현한다. 마치 [h]로 끝나는 영어 음절이 없는 것처럼 [ŋ]로 시작하는 영어 음절도 없다. 따라서 [h]와 [ŋ]는 상보적 분포를 보이며 3.1.2에서 제안한 것처럼 같은 음소의 변이음으로 할당해야 할 것이다. > 최종적으로는 [ŋ]가 음소 /ng/ 연쇄의 음성적 반영(reflex)임을 인지해야 하겠지만(3.3.1) 이 분석에 대해서는 잠시 넘어가자. [h]와 [ŋ]를 같은 음소로 할당하려는 해결책은 대부분의 음소학자들에게 불만족스러울 것인데 왜냐하면 두 음 사이에 공통점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마치 스페인어에서 [b]와 [β]가 둘 다 유성 양순 장애음인 것처럼 [p^^h^^]와 [p]는 영어에서 둘 다 무성 양순 파열음이지만[* 양순 장애음 중에서 영어, 스페인어에서 같은 음소로 묶이는 두 음성을 나열한 것이다. 한국어의 경우 [b\]와 [p\]가 무기 양순 파열음이라는 점에서 /ㅂ/이라는 같은 음소로 묶인다.], [h]와 [ŋ]는 둘 다 자음이라는 점을 빼면 공통점이 거의 없다. [h]는 무성음이지만 [ŋ]는 유성음이고, [h]는 마찰음이지만 [ŋ]는 (비음) 파열음이며, [h]는 구강음이지만 [ŋ]는 비음이다. [h]는 성문음이지만 [ŋ]는 연구개음이다, 등. 두 음을 같은 음소로 할당하려는 해결책을 내놓으려면 음성적 유사성이라는 개념을 호소해야 할 것이다. Hocket(1942: 103)[* Hockett(1942/72), "A system of descriptive phonology", Language 18.3-21, In Makkai, 1972. 99-112, Also in Joos, 1957, 97-108.]에서 말했듯이 "'a'와 'b'가 한 음소의 구성원이려면 1개 이상의 자질을 공유해야 한다".(원문 이탤릭은 굵게, 예문은 작은따옴표) Hyman(1975)에서는 영어에서 [h]와 [ŋ]가 비록 상보적 분포이기는 하지만 음성적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하나의 음소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런데 한국어에서 /ㅇ/([ɦ](중세국어 일부 상황), ∅)와 /ㆁ/[ŋ] 역시 (비록 표기상이기는 하나) 상보적 분포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Hyman(1975)에서 제시한 상황과 비슷하다.

* 훈민정음에서 'ㅇ'은 음절 말(종성)에 표기하지 않아도 되도록 규정하였다. - ㅇ聲淡而虛 담론 참조. 
 * 당대음이 ∅인지 [ɦ]인지는 이론이 있으며, 이 때문에 이 규정이 표기상의 원칙인지 음운론적인 이유가 있는 것인지는 알기 어렵다. 앞서 3.2.에서의 논의에서처럼 ∅를 종성에는 쓰지 않아도 된다는 것은 음운론적으로 해석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 'ㆁ'은 한국어에서 (영어에서와 마찬가지로) 음절 초(초성)에 잘 나타나지 않는다. 
 * 훈민정음 창제 초기에는 초성에서도 나타났으며 종성 'ㆁ'이 초성으로 연철되기도 하였으나 중후기로 갈수록 'ㆁ'는 종성에만 나타나게 되었다. 

그런데 영어의 [h], [ŋ]와는 달리 세종은 한글을 창제하면서 /ㆁ/에 해당하는 글자를 /ㅇ/에 해당하는 글자와 매우 비슷하게 창제하였다. 이는 문서에서도 적혀져있는 것처럼 의 음성을 ㅇ의 음성과 매우 비슷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疑母와 喻母가 섞여 쓰인다(故韻書疑與喩多相混用)"라는 훈민정음 본문에서의 언급대로, 이 둘의 음성이 비슷하다고 보는 것은 전통 중국 음운학에서부터 유래한 듯하다. 전통적인 중국 음운학에서 사용하는 성모(聲母)에 관하여서는 36자모[[3]] 참조. > 唯牙之ㆁ,雖舌根閉喉聲氣出鼻,而其聲與ㅇ相似,故韻書疑與喩多相混用,今亦取象於喉,而不為牙音制字之始。 >오직 아음 ‘ㆁ’은 비록 혀뿌리가 목구멍을 닫고 소리 기운이 코로 나오나 그 소리는 ‘ㅇ’ 소리와 비슷하므로, 운서에서는 ᅌᅴ모(疑母, ㆁ)와 유모(喻母, ㅇ)가 서로 많이 섞이어 쓰인다. 여기서도 또한 목구멍에서 모양을 취하되 어금닛소리의 글자 만드는 시초로 삼지 않는다. 즉 [h], [ŋ]와는 달리 세종은 /ㆁ/, /ㅇ/에 대하여 (실제로 유사하든 어떻든) 음성적 유사성이 있다고 생각하였고 이를 글자에 반영했다. 따라서 /ㆁ/, /ㅇ/이 가리키던 두 음성은 Hyman이 말한 '상보적 분포'에 이어서 '음성적 유사성'까지 획득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서로 상보적이면서 음성적으로 유사하다고 판단된 두 음성이 하나의 음소로 합쳐지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일 것이다. 그렇다고 한다면 /ㆁ/, /ㅇ/은 하나의 음소로 볼 수 있을 것이며, 하나의 음소를 두 가지 변이음으로 운용하는 것이라면 음소문자로서도 그다지 하자가 없는 셈이다.

문제는 /ㆁ/, /ㅇ/이 비슷하다고 보았던 세종의 생각이 정말 음성학적으로 타당한 주장이냐는 것이다. /ㅇ/의 주된 역할이 [ɦ]의 표기였다고 한다면 음성학적으로 어떻게 이유를 찾아볼 수 있겠지만 ∅의 표기가 주목적이었다고 한다면 없는 소리인 ∅과 [ŋ]이 비슷하다고는 생각하기 어려운 일이다. "ᅌᅴ모(疑母, ㆁ)와 유모(喻母, ㅇ)가 서로 많이 섞여 쓰인다"라는 주장은 어쩌면 음절 초에서 [ŋ]이 출현하기 어려워 탈락하는 현상을 지적하는 것 같기도 하다. 만약 그게 사실이라면 그것은 음절 초에 잘 오지 못하는 [ŋ]의 특징 때문이지 ∅과 [ŋ]이 유사하기 때문이 아니므로 음성학적으로는 틀린 관찰이 된다.

어쨌거나 세종의 음성학적 관찰이 틀리든 맞든, 세종은 자질문자로서 한글을 창제했기 때문에 그러한 관찰이 자형에 그대로 반영되었다. 그렇기 때문에 한글 사용자들 역시 두 음소가 적어도 자형상으로 '유사하다'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한글 사용자들이 /ㆁ/, /ㅇ/을 '음성적으로 유사하다'라고 생각하는지는 확신할 수 없으니, '∅과 [ŋ]을 같은 음소로 여기고 있다'라고까지는 말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 때문에 음소문자로서의 정합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유사하다'라는 인식이 생겨난 이상, 상보적인 분포를 보이는 ∅과 [ŋ]을 'ㅇ'이나 'ㆁ'이든 하나를 골라 하나의 글자로 나타내는 것은 충분히 개연성이 있는 일이다.

그랬기 때문에 /ㆁ/과 /ㅇ/는 /ㆁ/이 'ㅇ'의 모양과 비슷하게 창제된 그 순간부터 현대 한국어에서처럼 하나의 글자로 합쳐질 가능성을 안고 있었던 셈이다. 만약 세종이 /ㆁ/을 곧이곧대로 다른 아음인 'ㄱ' 류와 비슷하게 만들었다면 비록 /ㆁ/과 /ㅇ/의 분포가 상보적이라 하더라도 종성에만 'ㄱ'과 비슷한 그 글자를 쓰고 초성의 빈칸에는 'ㅇ'을 쓰는 식으로 따로 운용했었을 가능성이 더 높았을 것이다. 혹여 그렇게 분리되었다면, '종성에는 공백용 'ㅇ'을 쓰지 않는다'라는 규칙 역시 (초성) 'ㅇ'이 ∅이 된 이후부터는 비음운론적인 기술이므로, 근대에 와서는 초성/종성에 모두 'ㅇ'을 쓰거나 모두 'ㅇ'을 쓰지 않는 식으로 일원화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종성 위치의 'ㅇ'이 /ㆁ/ 역할을 하게 된 이상, 초성/종성에 모두 ∅의 'ㅇ'을 쓰자는 전자의 제안은 시도해볼 수조차 없게 되었다.

기호적 쓰임

이모티콘

동그라미라는 모양이 사람의 눈이나 다른 부분을 나타내기 좋기 때문에 여러 이모티콘에서 많이 쓰인다.

* ㅇㅅㅇ
* ^오^

초성체

동의를 나타내는 표현

본래는 '응'에서 모음을 뺀 것으로 보이는 ㅇㅇ이 한 글자로 줄어든 것. 반댓말 초성체는 영어 'No(노)'에서 파생된 ''이다. 로마자 첫 글자만 떼와서 자주 쓰는 영어의 경우 yes/no를 y/n로 쓰기도 하는데, 한국어에서는 'ㅇ/ㄴ' 식으로 쓰진 않는다. 'ㄴ'은 아예 외래어에서 파생한 것이기도 하고.

간혹 '니은니은'으로도 읽는 'ㄴ'과 마찬가지로 'ㅇ' 역시 '이응이응' 등으로 읽기도 하고, 아예 칠 때도 '이응'이라고 쓰는 통신체도 있다. 이렇게 되면 초성체 특유의 줄임 효과는 전혀 없어지는 셈이다. 특히 'ㄴ'이나 다른 자음과 달리 'ㅇ'의 경우 '으', '으으'라고 읽는 게 묘하게 어색하기 때문에 '이응'으로 읽을 때가 더 많은 편이다.

채팅방이나 메시지에서 ㅇ 하나만 날리면 정말 귀찮아서 단답했다는 느낌이 강하기에 이를 불쾌하게 여기는 사람도 많다.

물론 실제 세계에서 상대방의 말을 무시할때 쓰는 '이응'처럼 상대방의 말을 무시할때도 자주 쓰인다. 단톡방 같은 곳에서 한명이 혼자 신나서 떠들고 있을때 'ㅇ' 하나로 맥을 끊어버릴때의 기분은 정말 좋다.

아무 생각 없이 치는 글자

2벌식 키보드 기준으로 울림소리 , , 과 함께 ㅇ(받침일 때만 울림소리지만)을 왼손 두번째줄에 배치했기 때문에 아무렇게나 입력할 때 'ㅇㅇㅇㅇㅇㅇ' 같은 걸 칠 때도 많다. 채팅할 때 ㅇ을 쳤다가 지웠다가 하는 버릇을 가진 사람들도 꽤 있다.

일부 사용자들은 허탈한 기분이 들 때, 헛소리를 했을 때, 어이가 없을 때 'ㅇ' 하나만 치기도 한다.

ㅁㄴㅇㄹ는 키보드 왼손 영역에서 가장 가까운 글자라서 사용되는 초성체이다.

커뮤니티에서도 그냥 귀찮아서 닉네임 ㅇㅇ으로 활동하는 유저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