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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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위 문서: 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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簡體字 简体字 Simplified Chinese characters

[목차]

개관

필획을 줄이고 자형을 간단하게 만든 한자를 의미한다. 용어상 혼란을 줄이기 위해 아래에 명칭을 정리한다.

||한국어

* 간체자(簡體字): 중국의 문자 개혁에 따라 글자 모양을 간략하게 고친 한자.
* 속자(俗字): 한자를 원래 글자보다 획을 간단하게 하거나 완전히 새로운 모양으로 만들어 세간에서 널리 쓰는 글자. 필기체에서 많이 쓰이며, 비표준이므로 공식 규범에서 벗어난 글자가 많다.
* 약자(略字): 한자의 점이나 획 일부를 생략하여 간략하게 한 글자. 속자와는 달리 약자는 표준이 될 수도 있다. 한국어 기준으로 중국의 간화자(简化字), 일본의 신자체(新字体) 모두 약자에 해당한다.

중국어

* 간체(简体·簡體): 간체자, 간체중문(简体中文), 간필자(简笔字), 간화자 등 아래의 뜻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가장 폭넓은 개념.
* 간체자(简体字·簡體字): 한자를 간략하게 쓴 글자. 한국어의 약자(略字), 속자(俗字)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간필자(简笔字)[* 중국어로 발음이 같은 감필자(减笔字)라고 하기도 한다.]도 같은 뜻. 중국어권의 일반인들은 간화자를 가리킬 때도 흔히 간체자라고 부른다.
 * 간화자(简化字·簡化字): 중화인민공화국이 1964년에 공포하고, 1986년에 수정한 ≪간화자총표(简化字总表)≫를 표준으로 하는 간략화된 한자. 중화인민공화국 공식 명칭이다. 이에 상대되는 개념은 번체자(繁体字)라고 한다.
 * 이간자(二简字·二簡字): 중국 문자개혁위원회가 1977년 12월 20일 발표한 ≪제2차 한자간략화방안(第二次汉字简化方案) (초안)≫의 간략화된 한자. 1986년 6월 24일 공식적으로 폐지되었다. 아래에서 설명한다.
 * ≪제1차 간체자표(第一批简体字表)≫의 간략화된 한자: 중화민국 교육부가 1935년 8월 21일에 발표하였다. 1936년 2월 5일 행정원(行政院)의 명령에 따라 교육부는 간체자 추진을 '잠시 늦춘다'는 훈령을 내리고, ≪제1차 간체자표≫는 철회, 폐지하였다. 역시 아래에서 설명한다.
* 간체중문(简体中文·簡體中文): 간화자 사용 환경의 컴퓨터 문자 코드 체계. ISO 15924 코드 Hans. 중국 정부에서 제정한 문자 코드 규격은 GB 2312 코드 및 GBK, GB 18030 코드이다. 마이크로소프트 윈도 운영체제의 중국 대륙용 중국어 판본 명칭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현재는 유니코드의 한중일 통합한자[* CJK Unified Ideographs. 사실 베트남의 쯔놈도 포함돼 있기 때문에, CJK 대신 CJKV라고 하기도 한다.]가 더욱 광범위하게 쓰인다.[* [위키백과]]
* 간화(简化·簡化): [동사] 간략화하다. 줄이다.||

한국어에서는 '간체자'가 바른 표현이다. 엄밀히 구분한다면 간체자는 간화자를 포함하는 개념으로 서로 같지는 않다. 가령 --스--亼(集) 같은 글자는 '간체자'이지만 '간화자'는 아니다. 그러나 중국에서는 간화자를 가리킬 때도 간체자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일반적인데, 예를 들어 중국인 교사는 중국어를 가르칠 때 '간체자'라는 표현을 쓴다. 대만, 홍콩 등의 번체자 사용권 사람들은 간체자를 깔 때, 글자가 '망가졌다'(殘疾)[* 중국어로 '장애'라는 뜻이다.], '일부만 남겨놨다'(殘餘)는 뜻을 담아서 마침 발음도 비슷한 잔체자(殘體字)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여기서는 가장 많이 쓰이는 중국의 간화자를 중심으로 설명한다. 다른 나라의 간략화 사례는 따로 설명한다.

배경

근대화가 늦었던 중국에서 한자(번체자)는 근대화를 뒤쳐지게 만든 원흉, 전근대성의 상징으로 여겨져 청나라 말기 때부터 일부 지식인들 사이에서 배척되었다. 대표적으로 '한자가 없어지지 않으면 중국은 반드시 망한다'([include(틀:루비, 글자=漢字不滅,루비=한 자 불 멸)] [include(틀:루비, 글자=中國必亡,루비=중 국 필 망)])라고 주창했던 루쉰. 또한 문맹률이 높았던 점도 있었기 때문에 중국어를 한자 대신 표음문자로 표기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 한자를 기반으로 새로운 표음문자를 만들자는 주장. 이는 주음부호로 구체화되었는데, 현재 대만에서 한자 발음 표기에 쓰이고 있지만, 원래는 한자 자체를 대체할 새로운 문자로 구상되었던 것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주음 '자모(字母, 알파벳 문자)'라고 하려고 했지만 주음 '부호'가 된 것이다.
* 로마자로 전환하자는 주장. 20세기 초반에 이미 '라틴화 신문자'라 하여 중국어를 로마자로 표기하고자 했다. 이러한 구상은 중화인민공화국 수립 이후 한어병음으로 구체화되었다. 현재 중국에서 표준중국어의 모든 로마자 표기는 한어병음을 따른다[* 방언의 경우는 당연히 해당 방언의 표음표기를 따르고, 대만의 경우는 한어병음이 공식이지만 실생활에서는 웨이드-자일스 표기법이 더 많이 사용된다.].

그러나 "전근대적인 거니까 없애고 보자!"는 생각이 그다지 합리적이지도 않을 뿐더러, 한자로 된 방대한 문자 역사를 가진 중국, 그리고 방언 간의 차이가 극심한 중국어의 특성[* 중국어 방언은 발음이 크게 다르지만, 각자의 문법은 동계어로서 거의 비슷하다. 특히 중국어 방언들은 모두 고립어이기 때문에 문법이 매우 간단한데, 어미 변화나 활용이 전혀 없기 때문에 SVO의 기본 문형에 부사어의 위치가 달라지는 수준이다. 언어학이 발달한 중국에서 문법이 학문적으로 발달하지 못한 이유도 이런 간단한 문법 때문이다. 이렇기 때문에 방언마다 다른 발음을 쓴다고 해도, 이것을 한자로 써놓으면 동일한 글자로 표기되기 때문에, 이런 상황에서 한자를 그대로 표음문자로 대체했다가는 오히려 지역간 교류에 크나큰 지장이 온다.]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상태에서 막무가내로 운동을 진행한 결과, 새로운 문자로 갈아타려는 시도는 결국 대중의 시큰둥한 반응만 얻고 완전히 망했다.

결국 한자의 간략화 작업은 일종의 절충안이었던 셈인데, 중화민국 국민정부 시절부터 중국 국민당이 간략화를 몇 차례 추진했으나 무산되었고, 최종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중국 대륙)을 세운 중국 공산당이 시행했다. 공산당 정부의 1차 간략화 계획이 성공하고 문맹률도 괄목할 정도로 줄어들자 2차 간략화 계획이 실시되었는데 이것은 한자를 너무 줄인 나머지 반발이 극심해서 폐지되었다. 그러나 일부는 민간에서 쓰는 약자에 흡수되어 비공식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상세

'간화방안'은 몇 갈래로 나뉘는데,

* 한자에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부수인 변(邊)과 방(旁)[* 변과 방을 아울러 편방(偏旁)이라고 한다.]을 간략화. 예를 들어 (語 → 语… '言' 부수는 다 저렇게 '讠'으로 변형.)[* 삼수변이 아니다.]
* 형성자의 소리 부분을 대체 (遠 → 远, 認 → 认)
* 뜻이나 음이 같은 글자를 통폐합하는 법 (後 → 后, 鬪 → 斗)
* 자형의 일부만 남김  (習 → 习, 術 → 术)
* 특징적인 부분과 윤곽만 남김 (飛 → 飞, 廣 → 广, 業 → 业)
* 초서체의 해서체화 (車 → 车, 書 → 书)
* 민간에서 비공식적으로 쓰던 약자를 표준화 (買 → 买, 風 → 风)
* 전통적인 방법으로 새로 만든 글자 (護 → 护, 筆 → 笔) 
* 완전히 새로운 글자 (漢 → 汉, 機 → 机)

'간화방안'에 대해서 이해해야 할 점은 한자를 무작정 멋대로 줄이거나 합쳐서 쉽게 만든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간체자 대부분은 이미 민간에서 비공식적으로 사용되어 존재하던 한자 중에 쉬운 것을 택해 공식화하거나, 고문자 용법을 되살리거나, 필기체(초서)를 활자체로 승격한 것이다.

한자문화권에서 필기할 때 門자를 门으로, 貝자를 贝으로 쓰는 것은 간체자 등장 이전부터 흔히 볼 수 있으며 이것은 '간화방안'의 영향과는 상관없다. 실제로 강희자전에 속자(俗字)라고 실려있는 간체자도 꽤 많으며, 우리나라의 옥편이나 일본의 자전에 이체자(異體字)라든가 약자, 속자라고 실려 있는 것도 꽤 된다. 일본의 신자체와 중국의 간체자 중 겹치는 것이 많은 것(体, 写, 会 등)도 중국이 일본에서 이런 글자를 역수입했기 때문이 아니라, 이런 글자들이 한자문화권 내부에서 민간을 위주로 널리 퍼져 있던 글자이기 때문이다.

즉 간체자는 완전히 새로 만든 문자는 아니고 번체자와 별개로 보조적으로 쓰이던 초서, 행서, 민간 속자 등을 혼합한 것이 많다.

번체자와의 차이

정자(正字, 번체자)로만 한자를 배우고 중국어를 모르는 한국인에게는 꽤나 이질적으로 다가오나, 번체자를 알고 있다면 간략화 원칙에 따라 간체자를 읽고 추측하는 것이 크게 어렵지는 않다. 번체자를 알고 며칠만 간체자를 공부한다면 대부분 알 수 있고, 처음부터 간체자를 배우는 것은 원래 목표대로 번체자를 배우는 것에 비해 훨씬 수월하게 글자를 익힐 수 있다. 다만 한자를 잘 몰랐던 사람이 간체자부터 배우면 번체자를 잘 읽지 못하거나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도 있다.

마찬가지로 간체자만으로 교육받은 대륙인도 간체자를 읽는 것에 비해 느리지만 상당수의 번체자를 읽어낼 수 있다. 한자의 1/3 정도가 바뀐 것이고, 바뀐 것의 대부분이 門 → 门 등 일부 부수가 자동적으로 바뀐 것이며, 나머지도 형성자(形聲字) 구조일 경우에는 발음 부분의 유사함, 또는 문장 맥락으로 인해 쉽게 유추할 수 있으니 번체자를 읽는 것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다만 '손으로 쓰기'는 힘들어 하는 사람이 많은데, 쓰려면 외워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대부분을 읽을 수 있다 해도 번체자를 따로 배우지 않으면 완벽하게 읽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자동변환 문제

번체자를 간체자로 변환하려면 컴퓨터로 손쉽게 할 수 있으나 반대는 어렵다. 간체자가 단지 모든 번체자를 일대일로 변환한 게 아니라 두 글자 이상을 한 글자로 합친 경우도 일부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云(이를 운)과 雲(구름 운)을 云 자로 합쳤는데, 이것은 雲의 고문자의 의미를 되살린 것이다. 원래 云은 안개, 구름이 솟아오르는 모양을 본뜬 상형문자로 본래 구름이라는 뜻이었으나, '이를 운'(말하다)의 뜻으로 이 글자를 쓰게 되자(가차), 이와 구별하기 위해 雨(비 우)[* 雨가 부수로 쓰인 글자들 중에는 기상 현상과 관련된 글자가 많다. 예: 雪(눈 설), 雷(우레 뢰), 電(번개 전), 雹(우박 박), 霜(서리 상), 霧(안개 무). 雲 역시 云 위에다가 雨를 덧붙여 구름이라는 뜻을 부여했다.]자를 덧붙인 것인데, 이것을 되돌린 것이다. 쉽게 말해서 모양이 똑같아지자 형성자를 새로 만들어 떨어져 나갔던 한자를 다시 합친 것이다. 대부분 발음이 똑같은 글자가 합쳐졌으나 성조 등의 발음이 차이 나는 경우도 있는데, 发(fa) 같은 경우에는 發(필 발)일 때는 제1성으로, 髮(머리 발)일 때는 제4성으로 구별해서 읽어야 한다.[* 참고로 대만에서는 髮을 4성이 아닌 3성으로 읽는다.] 심지어 세 글자를 하나로 합친 것도 있는데, 幹(줄기 간), 乾(마를 건)[* 단 '하늘'을 의미할 때에는 간화하지 않고 그대로 쓴다.], 干(방패 간)을 전부 干으로 합친 것이 그 예이다.

물론 이런 글자도 그냥 발음이 같다고 냅다 합친 것이 아니라 전통적으로 상호 호환되며 사용된 내력이 있어서 합친 것이다. 예를 들면 後(뒤 후)와 后(왕후 후)는 번체자에서는 구분되는 문자고, 간체자는 後를 버리고 后만을 양쪽 의미로 쓰는데, 명나라 때 문헌을 보면 이 둘은 같이 사용됐다.[* 반대로 한국에서는 통합되었지만 중국에서는 구분하는 글자도 있다. 가령 沉(잠길 침)과 沈(성씨 심)은 중화권에서는 별개의 글자이지만 한국에서는 沈으로 합쳐 쓴다. 게다가 간체자에서는 沈과 瀋을 沈으로 통합해 놔서 沉과 沈은 완전히 별개의 글자나 다름없고 항상 구분해 줘야 한다.]

물론 컴퓨터는 대부분의 경우 문맥에 맞춰서 변환할 수도 있다. 하지만 100% 확실할 수는 없으므로 결국에는 인간이 확인해 주어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발생한다. 또한 인명이거나 지명일 경우에는 유명한 이름이 아닌 이상 컴퓨터라도 도무지 알 길이 없고, 특히 고전 문헌의 경우에는 답이 없다. 직접 확인해줘야 한다. 때문에 정체자를 쓰는 대만인이 대륙에서 비행기표를 예약할 때 다른 사람과 혼동되거나 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도 한다.

찬반 논란

파일:nwse-cn-jiantizi-20150216024639635.jpg '전통문화의 파괴' 대 '일상 사용의 편리'

찬성론과 반박

* 필기에 용이 - 획수가 적고 모양이 간단하여 필기하기 편하다.
 * 반박: 제1차 간화자를 만들 당시인 50~60년대에는 필기의 용이성이 간체자를 만든 주요 이유 중 하나이긴 했으나, 아이러니하게도 몇 십년 안 지나서 컴퓨터 시대가 도래하면서 필기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 필기시에 貝를 贝로, 門을 门으로 쓴다거나 하는 것은 어차피 번체자를 써도 할 수 있는 것이니 딱히 의미가 없다.
* 문맹 퇴치 - 문맹률이 높았던 대륙의 문제를 해결한 공신이다. 
 * 반박: 정체자 사용권인 대만, 홍콩, 마카오 모두 문해율(文解率, 문자해독률)이 대단히 높다. 문해율은 문자 자체보다는 대중 교육에 대한 접근성이 결정하는 것이며, 대륙의 문맹 퇴치도 한자간략화사업이 아닌 교육 개혁에 인한 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일본, 스웨덴, 프랑스, 영국처럼 문해율이 높은 국가들은 모두 교육 체계가 선진화되어 있는 것이 공통점이다. 발음과 철자가 비일관적인 영어를 쓰는 영미권 국가들은 왜 문해율이 높겠는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긴 이름을 가진 사람으로 알려진 우부부에부에부에 항목을 참고해보자. 영어 화자인데도 자기 이름의 철자를 모르고 있다. 이름이 길어서라기 보다는 그의 고향인 나이지리아의 상황이 열악해 이름 철자까지 지을 형편이 못된다는거다.]

반대론과 반박

* 역사성 - 한대(漢代) 이래로 거의 변하지 않고 내려온 한자의 전통을 인위적으로 변경했다. 현재의 간체자는 장기간에 걸쳐 형성된 것이 아니고 정부 주도의 사업으로 단기간 안에 이루어진 거라 한자의 본 의미를 무시하고 글자 구성 요소를 변경해서 본래 의미가 훼손되었다. 정체자 사용권의 사람들은 고대의 문헌을 직접 읽을 수 있는 데 반하여 대륙인은 그렇지 못하다.
 * 반박: 한자는 갑골문 이래로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간체자는 그 전통을 계승할 따름이다.[*간화 모을 집(雧 → 集), 우레 뢰(靁 → 雷), 맬 계(繫 → 系)][*가차 北: 등지다 → 북쪽, 止: 발 → 그치다]또한 대다수의 간체자는 민간에서 엄연히 존재해 온 역사성을 갖춘 글자다. 대륙인들도 조금 더 어려워졌을 뿐, 충분히 고대 문헌 독해가 가능하다. 중국에서는 전문(全文) 간체자로 작성된 고대 문헌 관련 서적, 문장이 전혀 문제없이 쓰이고 있다.
* 여러 글자를 하나로 통합한 한자 - 發(발)과 髮(발)을 发로, 云(운)과 雲(운)을 云으로 통합하는 등 복수의 한자를 하나로 합친 것이 많아 혼동을 빚는다.
 * 반박: 현대 중국어는 대부분이 2음절의 단어로 이루어져 있으므로 통합된 한자에 따른 혼란은 적은 편이다.
* 비일관성 - 간략화된 글자 구성 요소에 일관성이 없다.
width=60%
어느 한 간체자에 쓰인 '한자 구성 요소(汉字构件)'를 보고 다른 간체자를 올바로 유추할 수가 없다.

간체자에 반대하는 움직임

무심지애(无心之爱) - 마음 없는 사랑

width=40% 没有, 我该如何 ? (마음(心)이 없는데 사랑(愛)을 어떻게 하나?) --그대신 벗(友)이 생겨서 사랑은 할 수 있다---

width=40% 親(친할 친)은 간체자가 되면서 見(见; 볼 견) 자가 사라진 亲이 되었다. 愛(사랑 애)는 간체자가 되면서 心(마음 심)이 사라져서 爱가 되었다. 친구라고 하면서 서로를 살피지 않고, 사랑한다고 하지만 그 속에 마음은 없다… (후략)

간체자에 반대하는 말 중 대표적인 글귀다. 愛의 간화자는 心 부수를 뺀 爱이므로, 한자가 담는 어원적 가치가 간략화로 인해 손실되었음을 역설하는 문구다. 저것만 보면 이게 왜 문제인가 생각할 수 있지만, 한자의 생성 원리를 고려하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한자는 단순히 보기좋게 균형잡으려 이러저러한 부수를 합친 것이 아니라, 각각 그림에서 유래(상형), 추상적인 생각을 나타내고(지사), 서로 다른 뜻이 뭉쳐 나름의 논리대로 새로운 뜻을 가지고(회의), 새로운 글자를 만들되 기존에 같은 발음을 가지고있던 글자를 새 글자 안에 집어넣는(형성) 등의 원리를 가지고 제작된 글자들이다. 이렇게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축적된 방대한 문자체계를 단순히 '쓰기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일관성도 없이 간추려져 한자의 본래 의미를 박살내버린 현재의 간화자에 불만과 회의감을 품는 학자들도 꽤 있다. 문화대혁명도 이제 반세기 전의 일이고 중국 전통문화를 되살리자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현재는 손글씨보다 타이핑이 대세라서 중국에서도 번체자를 부활하자는 주장이 이따금씩 눈에 띈다.

정체를 알고 간체를 쓰자

识正写简(식정사간) 또는 识正书简(식정서간). 대만의 정치인 마잉주가 주장했다. 양안 교류 활성화를 위해 대만에서도 한자 교육 체계를 이원화하고 간체자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자는 주장이었으나 폭넓은 지지는 얻지 못하였다. 대륙 정부에 대한 반감이 강하기 때문이다. 한편으로 대만인이 평소 쓰는 약자나 속자는 중국 간화자와 같은 것들이 꽤 되는데, 간화자 중에서는 한자문화권에서 공유되는 간단한 속자와 약자들을 정식으로 채용한 게 많으므로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이와는 별도로 중국에서도 정체자를 교육하자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는 듯하다. 대륙인들은 사실상 정체자를 상당수 읽을 수 있긴 하나 학교에서도 제대로 교육해야 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현재 중국 의무교육에서 정체자 교육은 그다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간화자 이외의 한자 간략화 사례

중화민국 시대 《제1차 간체자표(第一次简体字表)》

중화민국이 중국 대륙을 지배하고 있었던 1935년에 민간에서 쓰이고 있던 간략한 글자들을 취합해 반포한 간체자 324자(즉 나머지 글자는 정자 그대로 쓴다는 뜻)이다. 하지만 훗날 중화인민공화국에서 제정한 간화자처럼 번체자 대신 이것을 쓰라고 강요하진 않았다. 그리고 중화민국 정부 내부에서 이것이 중화 문화를 파괴한다면서 폐지를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어서 적극적으로 보급하는 것은 중단했다. 완전 취소라고 한 게 아니고 속도 조절을 하자는 취지였으나 결국 중화민국(국부천대 이후 포함)의 한자 간략화는 이대로 마지막이 됐다. 아무래도 중화민국은 국부천대 후 중화인민공화국이 '간화자'를 제정함에 따라 중화 문명의 정통성을 따지는 문제 때문에 자체적인 한자 간략화 사업을 추진하기가 꺼림칙했을 듯하다. 게다가 장제스는 전통 문화 보존에 큰 가치를 두지 않은 한국의 박정희(예: 한글 전용 추진)와 달리 전통 문화 보존에 대한 의지가 강했던 사람이라(예: 국공내전 말기 국립고궁박물원의 대만 이전) 개인적인 거부감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중화민국이 대륙에 있었을 때 《제1차 간체자표》 반대 의견에 따라 이것을 정지시킨 사람도 다름아닌 장제스였다.

제1차 간체자표에 포함된 한자 몇 가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亞 → 亜: 이 경우 신자체와 동일하다.
* 麼 → 庅: 본래 별개의 한자이다.[* 간화자 么도 마찬가지인데 이는 본래 幺의 이체자이다.]
* 風 → 凨 
* 萛 → 祘: 본래 동자관계에 있는 글자이다. 정조 이름 '산'이 바로 이 글자다. 간화자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 開 → 𫔭 (门 안에 开): 일본 민간에서도 width=35라는 약자를 쓰고 있다. 
* 國 → 囯: 특이하게 간화자보다 획이 더 적다.
* 鬪 → 鬥: 이것은 대만의 표준 자형으로 정착되어 살아남았다. 사실 鬥가 부수이자 옛 글자이고 후에 鬭, 鬪 등으로 써오다가 현재 정체자는 옛 글자를 회복하였다.
* 庵 → 广: 간화 전 한자가 간화자와 다르다.(간화자에서는 廣의 간화자이다.) 
* 區 → 匚 안에 又: 간화자나 신자체 중 어디에도 포함되지 않은 특이한 예이다.

《제1차 간체자표》는 이후 중화인민공화국의 '간화자' 제정에 영향을 끼치게 된다. 20세기 초에 있었던 여러 한자간략화론자들의 제안 중 일부가 《제1차 간체자표》에 포함된 것이고, 중화인민공화국의 '간화자'는 그것들을 참고하되 더 간화한 것이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표준중국어가 공용어 4개 중에 하나인 싱가포르는 독자적인 간체자를 사용했다. 그러나 자기만의 독자적인 간체자를 운용하는 건 무리라서 현재는 폐기하고 공식적으로는 중국 대륙에서 정한 간체자로 이행했다. 물론 한어병음방안도 사용한다. 그러나 민간에서 많이 사용하는 정체자를 딱히 규제하지는 않으며 간판이나 수입서적 등 곳곳에 정체자가 쓰이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생아의 이름도 정체자로 올릴 수 있다.

싱가포르 표준 한자의 변천사는 다음과 같다.

* 1969년 이전: 전통적인 한자 사용. 대부분은 번체자이다.
* 1969년: 《간체자표(簡體字表)》 반포. 간략화된 글자가 502자라 일명 《502》라고도 한다.
* 1974년: 《간체자총표(簡體字總表)》 반포. 중화인민공화국 《간화자총표》를 대폭 반영하되 기존 싱가포르 《간체자표》에서 중화인민공화국 《간화자총표》보다 간략화된 글자 10개는 유지.
* 1976년: 중화인민공화국의 《간화자총표》를 그대로 사용.

1969년의 싱가포르 특유의 간체자는 중화민국이 중국 대륙에 있던 시절에 만든 《제1차 간체자표》와 비슷한 것도 있었고, 중화인민공화국 '간화자'와 비슷한 것도 있었으며, 드물게 《제2차 한자간화방안》(아래에서 설명)과 비슷한 경우도 있었다. 소수의 글자를 제외하고는 대체적으로는 중화인민공화국의 간화자보다는 덜 간략화된 편이다. 예를 들어 議를 중화인민공화국 '간화자'로는 议로 쓰는데, 이 당시 싱가포르의 간체자로는 言+义의 형태로 썼다.[* 이 글자의 경우 중화민국의 《제1차 간체자표》도 동일하다.] 그러다가 싱가포르만의 독자적인 간체자를 쓰는 게 현실성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1974년 중화인민공화국의 간화자를 거의 다 수용했다. 다만 1969년에 중화인민공화국 간화자보다 더 간략하게 만들어진 10자는 그대로 유지했다. 따라서 이 해 싱가포르의 표준 한자들은 중화인민공화국보다 살짝 더 간략화됐던 셈이다. 하지만 겨우 10자만 싱가포르의 독자적인 글자를 쓰는 것은 뻘짓이라 판단했는지 1976년, 그냥 모든 글자를 중화인민공화국의 것과 동일하게 바꿨다. 현재 이것이 싱가포르의 표준이다. 하지만 위에서 설명했듯이 번체자도 굉장히 많이 사용되고 있긴 하다.

중화인민공화국 《제2차 한자간화방안(第二次汉字簡化方案)》

중화인민공화국 한자 간화의 흑역사가 된, 지금의 간화자보다 더 간략화하려던 방안이다. 1차 간화방안이 크게 성공을 거두면서 문맹률을 크게 줄이는데 성공하자 추가로 한자를 간화할 계획을 세웠고 1977년에 중국문자개혁위원회[* 당시 중화인민공화국 국무원(国务院) 직속. 2016년 현재 중국 교육부 소속.]가 발표하였다.

이 방안에 따라 만들어진 한자(기존 한자의 용법을 바꾼 것도 포함)들을 일명 이간자(二简字)라고 한다.

1975년 《제2차 한자간화방안(초안)》[* 《第二次汉字简化方案(草案)》]이 나왔고 1981년 《제2차 한자간화방안(수정 초안)》[* 《第二次汉字简化方案(修订草案)》]이 나왔다. 이후 기존 간체자를 이것으로 완전히 대체하려고 했는데, 1986년에 와서 취소했다. 이미 기존 간체자를 학습한 사람들이 한자를 새로 다시 익히는 것에 불편을 많이 호소했기 때문이었다. 이간자의 초안을 준비하는 기간 동안 이 문제를 정부 내부에서만 논의한 게 아니라 실제로 각종 관영매체 등에서 시험 사용에 들어갔기 때문에 대중들도 이미 접하고 있었다. 한자 '교체' 작업을 한 번만 하는 게 아니라 두 번씩이나 하는 건 사람들 헷갈리게만 만드는 뻘짓이라 당연한 귀결이었다. 굳이 이 방안대로 간략화할 것이었으면 처음 간략화할 때부터 이 방식대로 했어야 했다. 간체자 제정 당시에는 문맹률이 몹시 높았으니 간체자를 새로 만들었어도 전파에 저항이 크지 않았지만, 이간자가 나왔을 당시에는 교육 체제가 정비되어 문맹률이 약 10%대 가량으로 크게 줄어들었다. 간체자 제정 당시 문맹이 많은 건 한자가 복잡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지만, 지금 와서는 순전히 교육 인프라의 문제였다는 반론이 제기된다. 실제로 정체자 쓰는 지역은 한자 학습이 비교적 잘 이뤄지고 있다. 이 상황에서 새로운 한자를 전파하려고 하니 저항이 생기는 건 당연했다.

《제2차 한자간화방안》은 기존 간략화 한자보다 획을 더 간략화하였고, 서로 다른 여러 글자들을 이전보다 더 심하게 한 글자로 병합해 버렸다. 중국 공산당은 1차 간략화방안에 삘받아서 모든 한자의 획수를 10자 이하로 만들자는 발상을 했는데 결과물이 너무 괴랄한 형태로 나와서 일반인은 물론이고 공산당 내부에서 조차 이게 한자냐하는 반응이 나왔다. 이 역시 이간자가 폐지되는 이유 중 하나였다.

간략화 예시는 아래와 같다.

* 기존보다 획을 더욱 간략하게 만든 경우
 * 그냥 여러 획을 한데 줄인 것(행서나 초서체 영향): [이간자], [이간자]
 《제1차 한자간화방안》의 貝→贝, 頁→页과 유사한 간화 방법을 채용했다.
 * 초서체를 해서화한 것[* 초서체를 모르면 도무지 알아볼 수 없는 예만 정리한다.]: [이간자], [이간자]
 * 부수 부분을 삭제하는 경우: 葫·猢·蝴·糊→胡, 雪 → {{{#!html }}}([[1]]) --가타카나 ヨ?--
 제1차 한자간화방안의 雲→云, 電→电과 유사한 방식이다. 
 * 새로운 형성자(形聲字)를 만드는 경우: 灌 → 浂, [이간자][* 厂 밑에 발음 요소인 元을 첨가한 것이다.]
 * 부분을 줄이거나 없앤 경우: [이간자]
 * 복잡한 부분을 부호로 바꾼 경우: 檀 → 枟
* 기존에 구분돼 있던 글자들을 한데 통합한 경우: 泰 → 太, 鳜 → 桂
단지 발음이 비슷해서 한데 통합한 것일 뿐이다. 획수를 줄이면서 통합도 한 경우도 있는데 여기서는 기존에 있던 간체자의 형태가 변하지 않은 것만 예로 든다.
* 기존보다 획을 더욱 간략하게 만들면서 기존에 구분돼 있던 글자들을 한데 통합한 경우: 菜·蔡 → 𦬁([[2]])

초서체를 해서 형태로 바꾼 글자들은 점 하나 차이라 시각적으로 확실하게 구분이 안 되어 문제다. 물론 기존 한자들 중에서도 이런 경우가 있기는 하나(예: 大 犬 太, 王 玉 主), 예로 든 事와 高는 '이간자' 형태보다 획이 많아도 시각적으로 확실히 구분된다. 《제1차 한자간화방안》에 의한 간체자나 일본 신자체 등 간략화된 자형의 문제점으로서 머릿속에 명확하게 인식이 안 되고 다른 글자들과 명확하게 구분이 안 된다는 문제, 쓰기 편하다고 학습하기 쉬운 게 아니라는 점이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이간자'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또한 원래 《제1차 한자간화방안》에서도 이미 원래는 다른 글자였던 걸 한데 통합한 경우들이 꽤 있긴 하다. 穀을 谷으로 합병한 게 한 예이다. 그런데 '이간자'는 기존 간체자보다 그 정도가 더 심해서 한자임에도 표음문자(그 중에서도 음절 문자)의 성격이 매우 강해졌다. 위에서 예로 든 鳜(鱖 쏘가리 궐·궤)이 '이간자'에서 桂(계수나무 계)로 통합된 것도 그렇다. 이러면 표의성이 이전보다 한층 떨어지고 표음성이 강화되는데, 표음문자의 장점을 완전히 반영하지도 못하면서 오히려 표의문자로서의 의미 구분은 더 불명확해서 헷갈릴 위험성이 증가한다.

여하튼 이간자는 각계의 반발과 가독성 문제로 문제로 취소됐지만 1975년부터 1986년에 걸쳐 10년 넘게 준비했기 때문에 아직도 몇가지 영향들이 남았다. 일부 글자는 민간에서 비공식 약자로 쓰이기도 한다. 예를 들면 계란을 鸡蛋이 아닌 鸡旦으로 표기하는 식이다. 또, 원래 다른 글자였지만 이간자에서는 한데 병합할 예정이었던 한자로 미리 성을 간 사람들도 있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이간자가 취소된 뒤에도 성을 되돌리지 않아서 원래 같은 성이었던 사람들이 지금은 다른 성이 돼 있기도 하다. 이 과정에서 한 성씨가 둘로 갈라져 버린 경우도 있다. 다만 기존 간체자에도 해당 글자가 포함된 경우에 한하고, 이간자에서 글자 모양까지 바꾼 경우는 해당되지 않는다. 그런 글자들은 이간자가 공식 문자로 지정이 돼야 쓸 수 있으니깐. 현재는 미리 이간자 정식 반포를 예상하고 성을 바꾼 사람들--피해자들--과 안 바꾼 사람들이 공존한다.

이렇게 성을 간 경우를 몇 개 예를 들어본다. 괄호 안은 《제1차 한자간화방안》을 기준으로 했을 때 대응되는 정체자이다.

* 萧(蕭)→{{{#!html }}}
蕭와 {{{#!html }}}는 다른 글자지만 민간에서 발음이 유사한 {{{#!html }}}를 蕭의 대용자로 쓰는 경우들이 예전부터 있었다고 한다.
* 阎(閻)→闫(閆)
원래 閻과 閆 자는 아예 서로 통용 가능한 이체자(異體字) 관계에 있는데 《제1차 한자간화방안》에서는 둘을 한 쪽으로 병합하지 않고 각각 간화해서 阎과 闫이 되었다. 그러다가 《제2차 한자간화방안》에서는 阎을 획이 적은 闫으로 병합하려 했던 것이고. --합칠 거면 처음 간화할 때 합쳤어야지--
* 蓝(藍)→兰(蘭)
* 傅→付
* 戴→代

번체자 사용권

번체자를 쓰는 나라는 한국대만, 지역으로는 홍콩마카오[* 홍콩과 마카오는 글자에서 정체자를 쓰지만 최근엔 간체자의 영향력이 커지는 중이다. 홍콩에서는 대륙과의 불편한 관계로 인해 간체자 확산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강한 편이다.] 정도이다. 또 화교 사회에서도 번체자가 널리 쓰인다.

도서관에 가도 번체자 서적 찾기가 정말 힘든 중국과는 달리[* 다만 이건 책을 수입했을때 검열과정을 거치기 때문이지, 국가적인 차원에서 딱히 번체자를 금기시해서는 아니다.] 대만에서는 간체자 도서 수업을 규제하지 않으며 도서관에서 간체자 서적을 정말 쉽게 찾을 수 있다. 온라인 서점에서도 대륙의 간체자 사용 서적을 살 수 있으며 간체자 책만 취급하는 서점이 따로 있을 정도이다. 중국에서도 번체자 사용을 규제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번체자는 옛날 글자이고 이제는 간체자가 표준이라는 입장이다. 학술 도서에서나 번체자를 쓰고, 그마저도 간체자 특유의 글꼴로 되어있다.

대만인이나 홍콩인이 본토인에 대해 갖는 경제적 우위에 따른 우월 의식이 한자 자체에도 영향을 미쳐 번체자를 부와 간지의 상징으로 보기도 한다. 다만 홍콩에서는 간체자는 물론이고 기존 번체자권에서도 보기 힘든 광동어 백화문 전용 한자들이 제법 된다. 한때 유니코드에 반영이 되지 않아서 일부 부수를 임시로 o나 D(ex. D的)로 쓸 정도. 자세한 것은 광동어 문서 참조.

번체자를 사용하는 지역에서도 강희자전의 서체와 다르게 채택된 자형들도 있는데 일부는 속자(俗字)로도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靑 대신 青, 敎 대신 教, 爲 대신 為를 쓴다든가 者에서 日 위의 점을 찍지 않는다든가 등등… 물론 전자를 쓰지 않는 건 아니지만 점점 사용이 줄어드는 추세다. 대만에서 제정한 국자표준자체(國字標準字體)에서도 후자를 표준으로 삼고 있다. 한국의 정자(正字)와 대만의 정체자, 홍콩의 번체자는 서로 완전히 같지 않다.

일본

일본도 전후 정서법(正書法) 개혁을 하면서 소위 신자체라는 한자 간략화를 실시하였다. 상술했다시피 약자나 속자 대부분은 한자 문화권 공통으로 존재해왔던 것이기 때문에 신자체와 형태가 같은 간체자도 좀 있으나, 번체자, 간체자, 신자체 3개 모두 다른 형태의 한자도 꽤 된다. 龍(용 룡)자의 경우, 신자체는 竜[* 옛날부터 있었던 이체자에서 유래. 자전에서는 보통 龍의 고자(古字)라고 기재하고 있다.]이나 간화자는 龙[* 龍의 이체자 중에 龍과 비슷하지만 우측 부분이 龙처럼 생긴 자형이 있다. 즉 立 아래 月이 있고 그 우측에 龙이 있는 글자다. 이 이체자에서 왼쪽 부분을 생략해서 만든 글자가 龙이다.]이다.

심지어 중국에서는 가만 냅뒀는데 일본에서만 약자로 대체된 자도 극소수지만 있긴 있다. 예를 들어 부처 불(佛 → 仏), 큰 덕(德 → 徳), 검을 흑(黑 → 黒), 매양 매(每 → 毎), 걸을 보(步 →歩), 일찍 증(曾 → 曽) 등. 사실 이 한자들은 전통적으로 이체자로 널리 쓰이는 자형들이었고 현재도 필기에서는 쓰이는 경우들이 있는데, 일본은 아예 공식적으로 인정해서 인쇄체에서도 쓰인다는 차이가 있다.

신자체는 간체자와 달리 유추해서 관련 글자들이 자동적으로 간략화되게 규정하지 않았다. 그래서 상용한자 외의 글자들은 예전 구자체(旧字体) 그대로 쓰는 게 원칙인데, 종종 신자체를 상용 외 한자에까지 유추한 확장 신자체가 함께 쓰이는 경우가 많아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 그리고 신자체에 안 들어간 비공식 약자들도 종종 쓰인다. 이런 현상은 다른 한자 문화권 국가들도 흔히 있는 일이므로 그 자체는 특이한 건 아니다. 신자체 문서에 설명이 있으니 참고하자.'

중국에서 간체자 말고 정자를 사용하자는 사람들이 있듯이, 일본에서도 신자체를 쓰지말고 정자를 쓰자는 보수파들도 있다.

한국

한국은 한글 전용 정책으로 일상생활에서 한자를 거의 쓰지 않게 되면서 굳이 한자를 간략하게 만들 필요성이 적었다. 따라서 단순히 한문이나 한자를 배우는 경우 간체자를 전혀 사용하지 않고 정자(正字)를 사용한다. 한국에서 한자 교육은 한국어 어휘에 대한 이해 능력을 키우자는 목적 외에도 1990년대 이전 시기의 출판물, 고전 문헌 등을 읽을 수 있는 능력을 키우자는 데도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간화자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간화자에는 전통적으로 사용되던 속자나 초서체 등이 다수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다만 소금 염(塩←鹽), 바위 암(岩←巖)[* 인천의 동암역이 역명판에 岩을 쓴다. 또한 부산 지하철 2호선 부암역과 서울 8호선 암사역의 '암'역시 岩으로 표기되어있다. ]등 정자가 아닌 속자가 더 많이 쓰이는 경우도 있다. 속자가 아예 정자로 정착해 버린 예도 있는데, 풍년 풍(豊←豐), 창문 창(窓←窗[* 중국어권에서 이렇게 쓴다. 窻, 窗을 속자로 窓으로 쓰는데, 같은 맥락으로 總을 일본에서 総으로 쓴다.])이 대표적인 예이다. 현행법상 인명용 한자에서는 약자를 쓰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허용되는 약자도 꽤 많이 있다(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규칙 제37조 제2항). 예를 들어, '國' 대신 '国'을 쓰는 것도 허용된다.

한국에서 사용되어온 약자는 일본의 신자체와 중국의 간체자 뿐만 아니라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간략화한 글자도 포함되는데, 한국어문회 한자급수시험의 약자 쓰는 문제는 이러한 특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한자/급수별/약자 항목 참조.

한국에서 자체적으로 간략화한 글자는 다음과 같다. 옛날 신문이나 영화 포스터 등에서도 찾아볼 수 있으며, MBC 20년 뉴스를 보면, 1987년 오늘의 주요 뉴스의 자막에서도 쓰인 것을 알 수 있다.

* {{{+2 觀}}} → width=35

觀(볼 관)의 약자로 널리 써왔는데, 유니코드에는 覌만 있고, 이 글자는 없다. 복잡한 부분을 又나 文으로 쓴 사례는 중국 간화자에도 많은데, 這(이 저)를 这로, 劉(묘금도 류)를 刘로 쓴 예가 그러하다. 한국에서는 權(권세 권)도 중국에서처럼 权으로 널리 써왔다. 離(떠날 리)도 같은 방법으로 width=35로 썼다. 이 경우에는 중국에서 难을 難(어려울 난)의 간체자로 쓰고 있어서, 혼동의 여지가 있다.

* {{{+2 廣}}} → width=35

廣(넓을 광)의 약자로 쓰인 예가 조선 숙종 때 발간된 선문강요집이나 경종 연간의 자기문절차조렬(仔夔文節次條列) 등에서 발견된다. 지금은 전혀 쓰이지 않고 유니코드에도 없다. 아무래도 黃은 획수가 많을 뿐더러 형성의 성부로서 발음도 다른 반면, 光은 필획이 적고 '광'이라는 음을 대번에 연상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채택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신자체는 広이고, 중국은 그냥 广로 간화했다. 이처럼 형성의 원리를 이용하여 간단한 글자로 교체하는 방식은 遠(원)의 간화자인 '远'이나, 原(원)을 '厂+元'로 만든 '이간자' 계획 등에서 보듯 꽤 흔한 방식이다. 또 陸(륙)을 [[3]]으로 만든 예도 있다.

* {{{+2 劇}}} → width=30

劇(심할 극)의 약자로, 글자가 글자이다보니, 영화 포스터에 많이 쓰였다. 예를 들어, 劇場(극장)을 width=20場으로 썼다.

* {{{+2 歸}}} → {{{+2 敀}}}

원래 핍박할 박(迫과 동자)이지만 한국에선 歸(돌아갈 귀)의 약자로 쓰고 있다. 歸의 다른 약자인 皈에서 유추하거나 皈가 변형된 것으로 생각된다.

* {{{+2 機}}} → {{{+2 栈}}}, {{{+2 桟}}}

원래 棧(사다리 잔)의 간체자이지만, 한국에선 機(베틀 기)의 약자로 쓰인다. 機를 흘려쓰다 나온 약자로 보인다. 실사용례

* {{{+2 聯}}} → {{{+2 聠}}}

원래 '귀 닫을 병'이지만 한국에선 聯(잇닿을 련)의 약자로 쓰인다. 選과 유사한 맥락으로 聯을 간략화한 것으로, 중앙 일간지 기사 등에 상당히 쓰인 예가 많다.[[4]]

* {{{+2 選}}} → {{{+2 逬, 迸}}}

원래 '달아날 병'이라는 별개의 글자이지만, 한국에선 選(가릴 선)의 약자로 쓰고 있다. 김영한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비망록에 迸任이라고 흘려 쓴 메모를 남겼는데, 이를 한때 逆任(역임)이라고 해석했었으나, 서울대 성낙인 총장이 選任(선임)이라고 해명했다. [[5]] 이체자로 ⿺辶⿱並八이 있는데(사용례1, 사용례2) 이것 역시 일본과 중국에선 거의 찾아볼 수 없다.

* {{{+2 燮}}} → {{{+2 变}}}

한국에서는 인명에 많이 쓰이는 燮(화할 섭)의 약자로 통용되는 글자이다. 중국에서는 变을 變(변)의 간체자로 쓰고 있어서 혼동의 여지가 있다. 다만 인명에서는 변고의 부정적 뜻이 있는 變(변)자를 쓰는 경우가 거의 없는 반면에 燮(섭)은 주로 인명에만 쓰이는 글자[* 燮이 들어간 단어는 표준국어대사전에 섭리(燮理), 섭화(燮和), 섭벌(燮伐) 딱 3개 밖에 없다. 저 중에 '섭리'는 '자연의 섭리'나 '신의 섭리'라고 할 때의 그 섭리(攝理)가 아니라 '음양을 고르게 다스린다'라는 뜻의 별개의 단어다. 즉, 3개 모두 현대에 쓰이지 않는 단어이다.]라 그런지 실제 큰 혼동은 없었던 모양이다. [[6]][[7]][[8]][[9]][[10]][[11]]

* {{{+2 鬱}}} → {{{+2 㭗}}}

鬱(막힐 울)의 약자로 중국과 일본에서는 존재하지 않으며 한국에서만 쓰인다. 아래의 예와는 달리 유니코드(U+3b57)로 등록되어 컴퓨터로 입력 가능하다. 이 글자는 고전문헌에도 자주 나올 뿐만 아니라 현대에도 자주 쓰이는데 특히 한의학계 종사자는 거의 鬱 대신 㭗로 쓴다. 鬱의 획수가 29획이나 되지만 일본에서도 따로 대응된 신자체는 없고,[* 欝이라는 속자가 있으나, 획수가 4획밖에 줄지 않았다. 2010년 상용한자로 추가된 한자는 속자 欝가 아니라 정자 鬱이다.] 중국 간체자인 郁은 한국에서는 인명에서 '욱'으로 많이 쓰이는 글자라 호환성이 없다.

* {{{+2 議}}} → {{{+2 言又}}}

議(의논할 의) 약자로, 복잡한 부분 義(옳을 의)를 又로 부호화해서 생긴 약자이다.

* {{{+2 盧}}} → width=20

한자를 간략화하면서 한글을 합치는 경우도 있었다. 이는 사실은 '유사 한자'로 한자 비슷하지만 한자는 아닌 기호이다. 위 글자는 과거에 노(盧)씨인 정치인들(특히 대통령이었던 노태우, 노무현)을 장난식으로 간략하게 고쳐 쓴 경우로, 盧의 七, 田, 皿 부분을 빼고 대신 한글 '노'를 쓴 것이다. 시사 만평에서 종종 사용되었다.

* {{{+2 圖}}} → width=20

위와 비슷한 사례로 圖의 약자로 圖 안에 啚를 빼고 그 자리에 한글 '도'를 대신 집어넣고 있다. 실제 사용례

한자 간략화 목적은 아니지만 주로 노비 문서 등에서 한글 고유어 이름을 적는데 한글을 그대로 적을 수는 없으니까 편법 비슷하게 받침만 한글로 쓰는 경우도 있었다. 예를 들어 임꺽정의 경우 원래 林巪正으로 썼는데, 巪(巨 밑에 ㄱ)은 억지로 만든 글자라 ㄱ을 빼고 그냥 林巨正으로 쓰는 경우도 많다. 이런 식으로 한자에 한국어의 받침을 표시하는 글자를 붙여 쓰는 건 훈민정음 창제 이전부터 있었던 것이다. 乭, 旕 등이 그 예이다. 과거에는 특정 종성을 표현하기 위해 종성용으로 쓰는 한자들을 밑에 첨가하는 식이었지만, 조선시대에는 아예 더 나아가 한자 밑에 한글 받침을 기재하는 편법이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비공식적인 한자에서 한자 외의 글자를 첨가하는 방식은 일본에도 있다. 신자체 문서 후반부에 참고로 설명하고 있다.

유니코드 상에서의 한자 통합

2차 세계 대전 이전까지는 한중일 삼국에서 거의 같은 정체자로 통용되었으나, 2차대전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됨으로써 동아시아 공용 문자라는 한자도 더 이상 동일한 형태가 아니게 되었다.

중국-일본 수교 즈음해서 마오쩌둥한자 자체의 통일에 대해 일본 총리에게 제안한 일이 있으나 거절당했다고 한다. 최근에도 이런 주장이 나왔고, 실제로 유니코드에 한자를 배정할 때 이런 문제가 제기된 바 있으나, 모양에 차이가 큰 것은 별도의 코드로 분리되고 모양에 차이가 작은 것은 한 코드에 통합하도록 결정됐다. 예를 들어 學/学, 經/経/经와 같이 차이가 큰 것은 별도의 코드로 분리됐고, 아래 이미지의 次와 같이 차이가 작은 것은 한 코드에 통합됐다. 다만 차이가 작더라도 土와 士, 日과 曰처럼 아예 다른 글자라면 통합하지 않고, 緒/緖, 淸/清과 같이 차이가 작아도 분리된 예외가 몇몇 존재한다. 원칙적으로 者의 점의 유무와 靑/青의 차이는 인정하지 않고 통합되었다.[* 사실 이런 게 생각보다 많다. 분명히 똑같은 차이인데 어떤 경우에는 통합돼 있고(朗) 어떤 경우에는 분리돼 있다(郎/郞). 그래서 뭐가 통합돼 있고 뭐가 분리돼 있는지 일일이 외울 자신이 없다면 그냥 해당 언어 입력기로 치는 게 속 편하다.]

파일:attachment/CJK_variant_characters.png

간체자와 번체자는 유니코드에서 분리된다. 부수 외의 부분이 같아도 부수가 다르면 분리된다(예: 紅/红, 語/语). 간체자와 정체자를 한 코드에 통합할 수 없는 이유는 바로 간체자와 정체자가 언제나 일대일로 대응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위에서 예로 든 发, 干만 해도 두세 글자를 하나로 합친 것이다. 그리고 유니코드에 간체자와 정체자가 반드시 같이 추가되지는 않기 때문에, 간체자가 먼저 추가되고 나중에 그에 대응하는 정체자가 추가되거나 그 반대의 경우가 생기기도 한다. 예를 들어 간체자 䢂은 그에 대응하는 정체자 𨋢보다 유니코드에 먼저 추가됐다. 간단히 말해서 유니코드에서는 기본적으로 간체자와 번체자를 다른 글자로 본다고 생각하면 된다.

한국어 IME로 간체자를 쓰는 방법

한국어의 한자는 정자(正字)이기 때문에 한어병음 입력기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기본적으로 한국어 IME로 간체자를 쓰는 방법은 없다. 정 쓰고 싶으면 확장한자를 입력할 수 있게 하던가. 하지만 MS 워드를 설치하면 한자 키를 이용해 바로 바꿀 수 있는데, 먼저 제어판의 한글 입력기 설정에서 확장한자 입력하기를 체크해야한다. 그 후 간체자의 정체자 음을 입력해 한자 변환하듯 입력하면 된다. 다만 간화자의 제작 특성상 예외가 있는데, 원래 자기만의 뜻과 음이 있지만 다른 글자의 간체자로 지정된 경우다. 麽(잘 마)의 간체자인 么는 원래 작을 요(幺)의 이체자로 '요'를 입력해야 나오고, 聽(들을 청)의 간체자인 听은 '은'을 입력해야 나오며, 體(몸 체)의 간체자·신자체인 体는 원래 '용렬할 분'이라 '분'을 입력해야 나온다. 굳이 병음을 쓰지 않고 간체자를 입력하고 싶다면 구글번역기정체자를 간체자로 번역하는 것으로 설정한 뒤 한자를 쓰거나, 바이두에서 한자를 써서 검색하면 자동으로 간체자로 바뀌어 검색되는데 이때 검색창에서 간체자로 바뀐 것을 복사하면 된다.

물론 그냥 간체 중국어 IME를 사용해 입력하는 게 제일 빠르고 정확하다.

참고 링크

* [간체자표》 원문]
* [중국어 위키백과]
* '이간자'에 대한 위키백과의 설명:
 * [[12]]
 * [[13]]

분류: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