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르세아린 141-160

From Hidden Wiki
Revision as of 16:24, 31 August 2020 by Tul (talk | contribs) (Created page with "Carsearin 141-160 임문배 (WOLFIZEN)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6- 1999-07-23 21:20 260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diff) ← Older revision | Latest revision (diff) | Newer revision → (diff)
Jump to navigation Jump to search

Carsearin 141-160


임문배 (WOLFIZEN)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6- 1999-07-23 21:20 260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막대한 파괴력을 내장한 채 대륙의 지하를 끝없이 파고들어갈 것 같던 칼슈 타인의 브레스는 어느 순간 지저 한 부분에서 진행을 멈추었다. 무엇인가에 가로막혀서가 아니었다. 소멸의 권능을 지닌 그의 브레스를 가 로 막을 수 있는 물체라면 신력이 깃들어있는 것 외에는 존재치 않는 것이다.

그것은 칼슈타인의 의지로 행해진 것이었다. 위로부터 끝없이 쏟아져내려오는 힘을 무시한 채 브레스는 마치 의지를 가 진 생명인 양 지저 한 복판에서 천천히 뭉쳐지며 자신의 힘을 응축하기 시 작했다. 일직선으로 내리꽃던 파괴력이 한 지점을 중심으로 일제히 모이며 합축되어갔다. 그것은 곧 거대한 붉은 광구로 화했다. 방금이라도 터져나갈 듯 꿈틀대는 방대한 에너지를 내재한 광구로. 주위에 닿는 모든 물체를 소멸시키며, 마치 또아리를 튼 뱀이 흙을 삼키며 주변을 비워버리듯 그것은 자신과 접촉하는 모든 것들을 더 이상 이 물질계에 존재 치 않게 하고 있었다. 마치 거대한 대지의 심장이라도 된 듯한 모습으로, 광구는 연신 꿈틀거리기 시작했다. 점점 더 격렬하게, 더더욱 역동적으로. 그것은 계속 부풀어오르며 주위의 모든 것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카르셀의 지저 깊숙한 곳에 거대한 공간을 형성시킬 정도로. 이윽고, 더 이상 스스로의 힘을 제어하지 못 하는 듯 그 속에 억압된 모든 힘들이 당장이라도 터져나올 듯이 거칠게 진동했다. 광구는 점점 거대해졌고 광구가 닿는 모든 부분은 소멸해갔다. 마침내 제어력이 억압되어 있던 에너지를 감당하지 못 하게 되었다. 광구 전 체로 압축되어있던 힘들이 일제히 터져나왔다. 강대한 파열이 일어났다. 광구의 형태가 일순 으스러지더니 순간 모든 힘들이 일제히 방출되며 단숨에 사방으로 비산되기 시작했다. 수천,수만,수십만... 이루 헤아릴수조차 없을만 큼 막대한 숫자의 불줄기가 카르셀의 지저를 통채로 헤집고 다니며 와닿는 모든 것을 소멸시켰다. 거대한 진동이 일어났다. 카르셀의 대지 아래로 거대한 불의 강이 끝없이 흘러내리는 가운데, 동시에 거대한 힘의 확산이 카르셀 전역에서 일어났다. 저 붉은 파괴의 힘은 지저를 치달리며 곳곳에 무자비한 압력을 가하고 있었고 그 압력은 카르셀 전역을 뒤 흔드는 충격파로 화했다. 그 막대한 충격파들은 곧 카르셀 지상의 모든 인간들에게 아주 익숙한, 그 러나 너무도 낮선 형태로 발현되었다. 거대한 지진이 카르셀 전역, 심지어 리베이드 일부에까지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깨져나가는 얇은 유리조각처럼, 카르셀은 산산히 부수어지고 있었다.

* 
"랄라라~" 

리베이드 최동부의 어느 산속, 울창한 숲 길 사이로 휴리아는 오늘도 콧노래 를 부르며 산 속을 걷고 있었다. 언제나와 똑같이 마음껏 산속을 거닐며 즐겁 게 뛰놀다가 가끔 약초 발견하면 캐내기만 하는 평화로운 생활, 휴리아는 싱 글거리며 그녀만이 알고 있는 송이버섯의 자생지로 발걸음을 옮겼다. 몬스터가 바글바글해서 다른 사람들은 채 올라오지도 못 하는, 단지 그녀만 이 몬스터들의 출몰시간과 지역을 정확하게 구별하고 있어 마음대로 돌아다 니는 이 깊은 산 속은 그녀에게 있어서 낙원이나 다름없었다. 그 누구의 간 섭도 없는 그녀만의 세계, 휴리아는 바구니 하나를 손에 든 채 걸음을 재촉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송이버섯들의 자생지가 나타났다. 휴리아는 노련한 손놀림 으로 그것들을 캐내기 시작했다. 문득, 그것들을 캐기 위해 손을 가져가는 휴리아의 전신에 기이한 감각이 감 돌았다.

"어라?" 

휴리아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갑자기 발밑이 일순 흔들린 듯한 느낌이 든 것 이다. 그녀는 의아해하며 고개를 들어 주변을 돌아보았다. 푸르른 산천은 언 제나처럼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었고 그 어떠한 이상한 모습도 보이질 않았 다. 그녀는 잠시 갸웃거린 뒤 도로 고개를 숙였다. 잘못 느꼈겠지...라고 생 각하며. 그러나 곧 그녀는 자신의 감각이 틀림없었음을 깨달았다.

"어?" 

또 한번 발밑이 흔들린 것이다. 미약한 진동이었지만 똑똑히 느껴지는 흔들 림, 그녀는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무슨 몬스터라도 근처에 있나? 하지만 이 근처에는 몬스터가 나오지 않는 데?' 그리고 그녀의 의문은 곧 해답을 얻게 되었다. 갑자기 두 다리를 지탱할 수 없을만치 거대한 진동이 그녀를 덥쳐왔다. 그녀 는 볼품없이 땅바닥을 뒹굴었다. 웅장한 굉음이 계곡 전체를 메아리 치며 천 지가 떨리기 시작했다. 그녀는 비명을 지르며 고개를 숙였다.

"꺄악!" 

그녀는 사시나무 떨듯 벌벌 떨었다. 그녀는 지진이라는 단어 자체를 모르고 있었다. 이 지역에는 지진 자체가 일어난 적이 없는 것이다. 아주 미약한 여 진조차. 대지의 여신이 노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는 현상, 휴리아는 눈물을 흘리며 벌벌 떨었다. 두 눈을 감아도 진동은 계속 그녀를 엄습했고 귀를 찢는 굉음 도 여전했다. 대지가 폭풍우에 시달리는 조각배라도 된 듯 요동치며 울기 시 작했다. 잠시 후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었다. 여전히 두 다리는 벌벌 떨리고 있었고 대지는 흔들렸다. 하지만 이 대로 가만히 있는 것은 더 두려운 일, 그녀는 조심스레 고개를 들어 주변을 살펴보았다. 동시에, 그녀의 입에서 망연자실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엄마야..." 

오랫동안 굳건하게 제 자리를 버텨오던 계곡들이 일제히 붕괴하고 있었다. 수백 그루의 나무들이 일제히 뿌리뽑히고 쓰러져가며 흙먼지를 풍겨올린다. 대지는 여전히 갈라지고 찢겨지며 흔들리고 있다. 그녀는 멍하니 입을 벌렸다. 지금, 그녀의 눈앞에서 그녀의 낙원이 붕괴되고 있었다.

* 

대지가 무시무시한 소리로 울부짓었다. 사방에서 아비규환의 아우성이 울려 퍼졌다. 지면 곳곳이 길게 갈라지며 끝없는 무저갱의 입을 크게 벌린 채 수 많은 생명들을 집어삼켰다. 300년의 유구한 수도 세르카르셀은 지금 거대한 진동 앞에 속수무책으로 무 너져내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왕궁 세르카르셀의 경우에도 마찬가지였 다.

"으아아아악!" 
"사람살려!" 
"신이시여!" 

웅성거리는 목소리가 건물을 가득 메우고 굉음이 곳곳에서 울려퍼지는 가운 데에서 레이시스, 카르셀 왕성집무관의 위치에 있는 그녀는 그저 손톱만을 깨물면서 우왕좌왕하는 하녀들과 시종장들의 모습을 참담한 표정으로 바라보 고만 있었다. 무엇을 어떻해 해야 하는가... 자신조차 정신을 차리지 못 할 지경인데...

"일단 건물 밖으로 대피하세요!" 

레이시스는 목청껏 소리를 질렀지만 그녀의 가는 목소리는 굉음과 웅성거림 속에 묻혀 희미하게 사라질 뿐이었다. 몇 번 더 고함을 질러 본 뒤 레이시스 는 처연하게 고개를 숙였다. 비릿한 비웃음이 새어나왔다. 대피? 어디로? 세상이 뒤집히며 사방이 무너져내리는 이 마당에 어디로 대피 를 한다는 말인가? 그녀는 힘없이 주저앉았다. 바닥은 여전히 심하게 흔들리고 있어 제대로 서 있기도 힘들 정도였다. 왕성을 아름답게 치장하던 수백개의 유리창문들이 일 제히 박살나며 산산히 그 파편을 뿌려대고 있었다. 두터운 대리석의 기둥이 삐걱거리는 소리를 내더니 일순 휘어지며 차례대로 박살이 나기 시작했다. 건물 틈틈이 길게 갈라지며 돌가루가 튀어올랐다. 왕궁 전체가 흔들리기 시작 하며 건물이 기초로부터 벗어났다.

"레이시스님!" 

도망가던 하녀 중 하나가 애타게 그녀를 불렀다. 레이시스는 문득 정신을 차 렸다. 이 곳에 있으면 그대로 무너지는 건물의 파편에 깔려죽기밖에 더 하겠 는가? 일단은 어디로든 대피를 해야했다. 적어도 왕성 밖으로는.

`그렇다고 살아날 거 같진 않지만...' 

한숨을 쉬면서, 무너져내리는 파편들을 피하며 그녀는 달렸다. 그러나 그녀 가 바깥 광경을 본 순간,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말았다. 그녀의 두 눈에 비친 참상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인근 야산과 들판 전체가 마치 거대한 거북의 등껍질마냥 쩍쩍 갈라지기 시작했다. 강뚝이나 경사가 급한 비탈에서는 이미 적지않은 산사태 가 발생하며 주변의 모든 것을 쓸어버리고 있었다. 엄청난 양의 모래와 진흙 이 이동하며 강물이 뚝을 넘어 쏟아졌다. 그녀는 망연히 고개를 숙였다. 화재가 일어난 것일까? 도시 곳곳이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시야에 들 어오는 모든 지표면이 파도처럼 출렁이며 지형 자체가 완전히 변하고 있었다. 대지의 뒤틀림이 기압에 영향을 준 것인지 사방에서 거대한 흙먼지를 동반한 회오리바람이 솟아올랐다. 수많은 파괴의 파편들을 동반하며. 수많은 파편들이 공중으로 튀어오르는 것을 보며 레이시스는 아연실색해야만 했다. 그 파편의 일부분은, 방금전까지 삶에 충실했던 카르셀의 시민들이었기 에. 여전히 그치지않는 끝없는 땅울림 속에서 레이시스는 자기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다. 그때였다.

"레이시스님!" 

귀청을 찢을듯한 높은 비명이 그녀의 귓가를 찔러왔다. 그녀는 하녀의 절규 에 멍하니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비명을 질렀다.

"꺄아아악!" 

지엄한 궁성 세르카르셀, 그 두터운 성벽의 일부분이 그녀의 눈앞을 가득 메 우며 그녀에게로 쇄도하고 있었다.

* 

왠지 장난같았다. 아이들이 만들어놓은 작은 모래성이 햇볕에 쩍쩍 갈라지듯, 카르셀 전역이 갈라지고 뒤틀리며 이만한 높이에서도 모든 것이 확연이 보임 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광경이 라티스에게는 왠지 장난같았다.

"하..하하..하하하..." 

아래를 내다보며 라티스는 허탈한 듯 웃었다. 상상이나 해보았겠는가? 자신 이 이런 엄청난 높이에서 자신의 왕국의 멸망을 이렇게 한 눈에 들여다보게 될 줄... 대지 곳곳이 뒤틀리는 것이 생생히 두 눈에 들어왔다. 어느 한 구석 남김없 이 죄다 뒤틀리고 갈라지며 낮은 곳이 높이 가고 높은 곳이 낮게 되었다. 그 모습에 조용히 아래를 내려다보던 칼세니안이 싱글거리며 입을 열었다.

"흐음, 이제 좀 멸망하는 거 같네. 아까는 너무 썰렁해서..." 

저런 거대한 지진이 카르셀 전 국토를 강타했다면 아마도 대부분이 인간들은 죽어갔으리라.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은 혹시 극소수나마 살아남을지 몰라도 카르셀이란 왕국 자체는 사라져버렸다고 봐도 좋은 것이다. 그러나 싱글거리는 그녀를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고개를 저었다.

"그게 아니지. 칼세니안. 그게 아니야." 
"예?" 

의아해하는 칼세니안을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피싯거리며 조용한 혼잣말을 내뱉었다. 라티스의 귓가에는 천둥보다도 더 거대하게 울리는 나직한 혼잣 말을.

"여기까진 여흥이고, 이제부터가 재미있지." 




계속--------------------------------------- 죽음이다...

초룡 보시는 분들. 10화씩 모아서 보실 생각 마십쇼 나 책 나오는 전날 바로 지워야 하니까... 지금 버팅기는데도 한계가 있어서 책 나오기 전까지는 지워야 하거든요. 음 난 왜 이렇게 스릴있게 세상 사는 걸까? 제기랄--;;; 인과응보인가? 게으름 작작 피울걸--;;;;;;;;;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7- 1999-07-23 21:21 295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카르셀의 지저를 헤집고 다니며 지표를 뒤흔들어놓던 칼슈타인의 산탄형 브 레스들은 일정시간이 지나자 지니고 있던 소멸의 권능을 잃었다. 그러나 잃 은 것은 소멸의 힘뿐이지 내재하고 있던 막대한 열량은 건재했다.

이제 수만 줄기로 뻗어나가던 거대한 불타오르는 공동 대신, 그의 힘이 스쳐 지나가는 모든 곳에 거대한 마그마 지대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카르셀의 지표를 굳게 받치고 있던 두터운 암석들이 삽시간에 용해되며 불타 오르는 마그마로 변했다. 열기는 압력이 되어 요동치기 시작했고 동시에 카르 셀의 지하를 흐르던 막대한 양의 지하수들을 들끓게 만들었다. 그리고 지하수 는 열기를 감당못하고 일제히 기화했다. 그 압력은 고스란히 지표로 향했다. 터질듯한 마그마의 열기, 지하수의 기화, 이 모든 것이 압력이 되어 지표로 솟구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들은 축적 되어 있던 마그마까지 폭주시켜 엄청난 규모의 대분화를 지표에 드러내게 만 들었다. 막대한 폭음이 허공을 갈랐다. 거대한 용암의 기둥이 지표를 뚫고 우뚝 솟았다. 자욱한 화산재가 끊임없이 솟구치며 대기를 어둡게 뒤덮었다. 뜨거운 열기의 강이 산과 들을 덥쳐 새까 만 재만을 남기며 흘러내렸다. 끔찍하리만치 잔혹한 재앙이 카르셀의 지표를 뒤덮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재앙은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사라져버린 지하수와 텅빈 지하수맥, 비어버린 수맥은 다시 연결된 다른 수 맥으로부터 지하수를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마그마의 압력과 열기를 제어하 던 지하수들이 기화되고 빨려들어가며 사라져버리자, 이제 카르셀의 지저에 넓게 얽혀있던 마그마 라인 전체가 끓어올랐다. 그리고 연쇄분화가 일어났다. 단 한번도 화산은 커녕 지진조차 일어난 적이 없던 안정된 대지조차, 이 강 압적인 압력을 버텨낼 수는 없었다. 브레스가 스치고 지나간 곳곳에서 용암 이 약해진 지각을 비집고 나오며 대지를 녹여버렸다. 카르셀이라 이름붙인 이 드넓은 땅덩어리 전체에서 수십 수백개가 넘는 화구 들이 일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화구는 곧 그 거대한 입을 열고 폭염의 재앙을 토해내며 영역의 모든 것을 재로 만들었다. 카르셀 왕국 전역에, 거대한 용암의 강이 흘러내리기 시작했다. 존재하는 모 든 것을 녹여버리는 뜨거운 재앙의 강이.

* 

카르셀의 대표적인 교역도시이자 항구도시인 라엘 항. 이곳에서 `그것'을 최초로 발견한 것은, 지진으로 무너져버린 성벽 외각에서 신음을 흘리며 억지로 발걸음을 옮기던 리든이라는 한 경비대원이었다. 자신도 부상자이면서도, 성벽 사이를 오가며 다른 부상자들을 구출하려 애를 쓰던 그의 눈에 문득 저 멀리, 라엘 인근의 지평선 너머에서 시커먼 연기가 피어오르는 것이 보인 것이다.

"뭐...뭐지?" 

리든은 두려움에 떨며 시선을 집중했다. 그 시커먼 연기는 어느 덧 시꺼멓게 주변 하늘을 뒤덮기 시작했고 곧이어 불길이 솟아올랐다. 리든은 눈을 크게 뜨고 숨을 죽였다. 그와 함께 구조 작업에 열중하던 다른 경비대원들조차 그와 행동을 같이 하기 시작했다. 죽음과도 같은 침묵이 잠시 흘렀다. 그러나 그 침묵은 오래 가지 않았다. 콰아아아아아앙! 그순간 갑자기 요란스러운 진동과 함께 또다시 대지가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 다. 이미 지진으로 인해 막대한 피해를 입은 라엘의 지표에 또다시 충격이 가 해졌다. 동시에 솟아오르는 연기가 점점 넓게 확산되며 라엘의 상공까지 퍼져 오더니 점점 사나운 소나기처럼 재를 뿌려대기 시작했다. 경비대원들의 입에서 비명들이 터져나왔다.

"지..지진이다!" 
"또...또다시!" 
"신이시어! 왜 이런 재앙을..." 

울부짖는 경비대원들과 간신히 살아남았는데 또다시 닥쳐오는 저 죽음의 그림 자에 아연해하며 비명을 지르는 부상자들 사이로 순간 우렁찬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아니야! 이건 지진이랑 달라!" 

사람들은 일제히 고개를 돌렸다. 올해로 나이가 60에 가까운, 노구에도 용케 지진으로부터 상처를 입지않은 한 노인이 벌벌 떨며 쏟아지는 잿가루를 멍하 니 바라보고 있었다. 노인의 입에서 도저히 믿어지지 않는다는 듯, 허망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저건 화산이야...어떻게 이런 일이..." 

화산이라고? 이 곳에는 화산은 커녕 변변찮은 산도 제대로 없는 곳인데? 그러나 사람들의 머리속에 떠오른 의문을 해명할 시간따윈 존재치 않았다. 저 죽음의 그림자는 벌써 라엘의 상공을 가득 뒤덮고 있었던 것이다. 순간, 경비대원 중 한 사람이 도망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것이 도화선이 된 듯 경비대원들 전부가 앞을 다투어 도망치기 시작했다. 구조작업이고 뭐고 이제 머리속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들은 가장 동물적인 본능에 몸울 맡긴 채 바다로 향해 치달리고 있었다. 넘 어진 자와 부상자들은 용서없이 짓밝히고 버려졌다. 끝없는 신음소리만을 남겨 둔 채. 약한 자들의 울부짖음이 허공 가득 울려퍼졌다.

"천벌이야..." 

점점 하늘을 뒤덮어오는 검은 연기로 말미암아 밝은 대낮이었음에도 불구하 고 마치 밤의 세계와도 같은 모습으로 변해버린 라엘, 그 속에서 버려진 노 인은 힘없이 쓰러진 채 연신 중얼거리고 있을 뿐이었다.

"신의 재앙이 이 땅에 강림한거야..." 

점점 쌓여만 가는 저 검은 눈송이들을 바라보면서.

* 

현재 라엘 시는 지금 혼란이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 확실하게 보 여주는 중이었다. 거리마다 아우성이 가득 했고 사방에 좀도둑이 들끓며 온갖 범죄가 태연하게 일어났다. 갑자기 일어난 소동이라고만은 말할 수 없었다. 이미 이 곳에는 신의 천벌 이라고밖에는 표현되지 않을 막대한 재앙이 덮친 후였고 사람들은 인성을 잃어가고 있었다. 이미 질서라는 단어는 존재하지 않았고 거리는 가재도구를 안은 군중들로 인해 혼란을 이루느라 한창이었다. 오로지 살아남기 위해 달 아날 뿐인 이성잃은 군중들로 인해. 오로지 혼돈만이 라엘 시를 가득 메우고 있었다. 그러나 이 혼잡한 상황 속에서도, 머리 위로 어둠이 깔리며 짙은 화산재가 폭우처럼 쏟아지는 이 와중에서도 끈질기게 인간의 본성, 즉 탐욕을 추구 하는 자들 또한 적지 않았다. 지금은 반쯤 무너져내린 화려한 5층건물, 한때 카르셀 최대의 노예경매장으 로 그 명성이 자자했던 [라드엘 슈 라엘]의 무너져버린 보물창고로 조심스럽 게 발을 옮기고 있는 카산 같은 자들처럼.

"제기랄... 이게 어떻게 된거야?" 

카산은 욕설을 내뱉으며 창고문 앞을 가로막은 돌더미들을 있는 힘껏 치우고 있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창고는 거의 손상이 없었고 자잘한 돌덩어리들만 창고문을 가로막고 있었던 것이다. 재에 파묻힌 채 검은 땀을 흘리며 카산은 이윽고 자신의 몸 하나가 들어갈 만한 작은 구멍을 만들수 있었다. 그는 헤벌레 웃으며 자신의 주머니를 뒤졌다. 작고 빛나는, 화려한 황금빛의 정교한 열쇠 하나가 그의 손에 쥐어져나왔다. 그는 피식거리며 중얼거렸다.

`이 정도면 한 밑천 되겠지. 퇴직금이라고 생각하라고, 영감. 그동안 부려 
먹은 대가야.' 

그는 열쇠구멍에 열쇠를 맞춰넣은 뒤 힘껏 열쇠를 돌렸다. 끝까지 열쇠있는 곳을 말하지 않다가 결국 자신의 손에 머리가 박살난 경매장 주인 다그파의 시체를 떠올리며. 열쇠는 부드럽게 돌아갔다. 곧이어 문이 열렸다. 카산의 입가에 짙은 미소가 맺혔다. 그리고 그는 안으로 뛰어들었다. 잠시 후, 탄성이 울려퍼졌다. 창고 가득 놓여진 온갖 금화들과 보석들, 그외 에 값나가는 것들이 카산의 눈을 어지럽히기 시작했다. 그는 허겁지겁 자루를 꺼내든 뒤 손에 닿는 대로 값나가는 것들을 자루에 집어넣었다. 이 보물만 있으면, 이제 어딜 가서든 한 평생 떵떵거리고 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옛 이야기에서 나오는 재앙 속에서 탐욕을 쫓다 죽은 자들의 이야기는 반드시 권선징악만을 위해서 지어낸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것을 카산은 모르고 있었다. 그것은 교훈보다는 오히려 사실에 더 가까운 이야기인 것이다.

"으잉? 이거 무슨 소리야?" 

문득 카산은 고개를 들었다. 무엇인가가 바람을 가르는 음향이 기분나쁘리만 치 선명하게 그의 귀를 울리고 있었다.

* 

올해로 16살이 된, [라드엘 슈 라엘] 경매장의 인기상품이었던 흑발의 미소년 세실은 지금 눈앞을 가로막는 검은 재 속을 헤쳐가며 연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이미 자신의 아름다운 흑발의 긴 머리는 때묻고 더러워져 원래의 윤 기를 잃은 지 오래, 그러나 그는 전혀 개의치 않고 있었다. 이 외모때문에 그가 당해야 했던 수난을 생각한다면, 오히려 속이 시원할 지 경이었던 것이다. 어차피 그대로 살아봤자 더러운 귀족의 색노가 될 운명이었 던 그에게 이 재앙은 신의 천벌이 아니라 오히려 구원의 빛으로까지 느껴질 지경이었다. 적어도, 첫번 째 재앙만큼은. 그러나 그도 지금에 와서는 행운따위의 단어는 머리속에서 지워버린지 오래였 다.

"빌어먹을! 샤인! 괜찮아?" 

세실은 욕설을 내뱉으며 고개를 돌렸다. 자욱한 검은 안개가 시야를 아릿하게 만들고 있었지만 그는 그 가운데에서도 긴 갈색머리칼의 아름다운 소년의 모 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냘픈 팔다리를 억지로 움직이며 힘겨운 듯 발을 떼는 병약해보이는, 샤인 이라고 불린 그 소년이 세실의 외침에 힘없이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세실은 떠오르지 않는 미소를 억지로 입가에 머금으며 고함을 질렀다.

"그래! 움직여! 여기서 있다간 이대로 죽어!" 

그러자 가냘픈, 그러나 단호한 목소리가 샤인의 입에서 흘러나왔다.

"알고 있어 임마. 계속 가기나 해." 

힘없기는 하지만 아직 의지를 잃지 않은 목소리. 세실은 고개를 돌렸다. 흐르 는 눈물을 친구의 눈으로부터 감추기 위해서. 하지만 흐르는 눈물을 멈추게 하 는 것은 무리였다. 기껏 노예의 운명에서 벗어나나했더니 기다리고 있는 것은 죽음뿐. 이 기가 막힌 현실 앞에서 세실은 울면서 계속 뛰었다. 이곳에서, 이 지상에 펼쳐진 지옥으로부터 탈출해야 한다는 사명만이 그의 머리속을 메우고 있었다. 그렇게 뛰던중, 문득 샤인의 목소리가 세실의 발걸음을 멈춰세웠다.

"세실." 

세실은 고개를 돌렸다. 안 그래도 병약한 샤인이었다. 원래 병약했던 몸이 아니 라 일부 귀족들의 취향을 맞추기 위해 경매장 내에서 저렇게 병약한 몸으로 만들어버린 것이다. 만약 샤인이 쓰러진다면 업고라도 뛰리라 결심하며 세실 은 입을 열었다.

"왜 그래? 못 걷겠어?" 

그러나 샤인의 말은 그의 예상을 좀 벗어난 것이었다. 그는 어둠 저편을 바라 보며 조용히 중얼거리고 있었다.

"창고문이 열려있어." 

세실은 시선을 돌려 샤인이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순간 갈등에 휩쌓여야만 했다. 그곳은 경매장이 벌어들인 모든 보석과 금화들을 쌓아두는 곳, 아까까지만 해도 살아남는 것만을 최우선으로 삼던 그의 머리 속에 순간 탐욕이라는 두 글자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어쩌지?" 

샤인은 조용히 물었고 세실은 말없이 창고를 바라보고만 있었다. 잠시 후 그 는 고개를 저었다.

"위험해." 

샤인은 웃었다.

"그렇게 대답할 줄 알았어." 

그들은 미련없이 발길을 돌렸다. 그리고 그 순간, 그들의 머리 뒤로 긴 굉음 이 울려퍼졌다. 그들은 화들짝 놀라 고개를 돌렸다. 땅이 갈라질 듯한 요란한 소리와 더불어 뜨겁게 달아오른 거대한 바위가 창고를 뚫고 들어가더니 곧 이 어 폭발해버리는 광경이 그들의 두 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둘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왠지 아무런 말도 나오질 않았다. 순간, 창고 속에서 아주 미약한 비명이 들려왔다고 세실이 문득 생각했지만, 그는 곧 그 생각을 머리 속에서 지워버렸다. 대신 샤인을 바라보며 힘차게 외 쳤다.

"가자! 항구쪽으로 나가면 배가 있을거야." 

샤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두 소년은 항구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했다.




계속----------------------------------------- 아자아자아자자자자~~!!!!!!!!

선전 하나! 이번에 열리는 동인지 모임 코믹월드에서 앙끄동 초룡 일러 그린 사람이 화이날 환타지 8 패러디 개인지 내거든요? (그 일러 가온비님 아이디로 올린 거지 가온비님이 그린 건 아니어용) 딴 사람 있어용~ 장소는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이구 날짜는 7월 31일 토요일과 8월 1일 일 요일입니다아~~ 오셔서 무릉도원 부스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와서 한권만 팔아주세요 흑흑흑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8- 1999-07-23 21:21 212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거리는 조용해졌다. 시내에 머물러있던, 아직 도망가지 못한 자들의 비명소 리가 점차 사라져갔다. 모두 죽어버린 모양이었다. 그러나 라엘 항 근처의 골목길에는 아직도 허덕이면서 달리고 있는 피난민들 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중에는 두 명의 소년의 모습도 있었다.

"샤인! 바다가 얼마 안 남았어! 기운내!" 
"알고 있...헉헉헉... 다니까 임마. 헉헉헉...걸을 수 있어..." 

자욱한 연기 속에 몸을 감춘 채 둘은 서로를 격려하며 그렇게 달렸다. 그때 허공을 가르는 섬뜩한 음향이 울리며 마치 운석이 떨어지듯 불타오르는 바위 덩어리가 허공을 가르며 그들 주위로 작렬했다. 폭음, 그리고 뒤이은 비명, 삽시간에 주위는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바위에 깔려 박살난 피난민들과 그 잔여여파에서 흘러나온 뜨거운 재를 뒤집어 쓴 채 바로 죽지도 못하고 고통스러운 신음만 흘리는 사람들의 모습이 당황하는 세실의 눈에 똑똑히 들어왔다. 그것은 한 편의 지옥도였다.

"크으으윽!" 

조금 전 쏟아진 뜨거운 재에 발을 덴 샤인이 낮은 신음을 흘렸다, 발목이 잘 려나간 듯한 고통이 그를 엄습했다.

"샤인!" 

세실은 고함을 터트리며 고개를 돌렸다. 한 쪽 다리를 움켜쥔 채 잿더미 속 에 파묻힌 샤인의 모습이 보인다. 그리고 동시에 이상스러운 소리가 들려왔 다. 우르릉거리는, 상처입은 짐승이 나직히 울부짖는듯한 괴이한 소리...

"뭐지?" 

샤인을 일으키며 재발리 주변을 둘러본 세실의 두 눈이 일순 둥그래졌다. 그 소리의 정체가 언덕 너머로부터 다가오고 있었다. 지표 곳곳에서 뿜어나온 뜨거운 물줄기가 요란스러운 소리를 내면서 흘러내려 온 것이다. 쌓여있던 재들이 진창으로 변해버렸다. 코를 찌르는 듯한 유황 냄 새에 숨조차 제대로 쉴 수 없으면서도 세실은 샤인을 부축해 힘겹게 발걸음을 옮기기 시작했다.

`빌어먹을...빌어먹을...빌어먹을...' 

욕설이 절로 티어나왔다. 하지만 세실은 그것을 입밖에 낼 수 없었다. 숨이 턱 턱 막히게 하는 뜨겁고 탁한 공기가 그의 주변을 가득 에워싸며 사방을 뒤덮고 있다. 목구멍이 타들어가는 듯 했다. 어깨에 실린 샤인의 무게가 점점 힘겨워지기 시작하는 것을 느끼며 세실은 이 를 악물었다. 그걸 느꼈는지 샤인이 힘없이 고개를 들었다.

"미안...세실..." 

귓가에 속삭이는 가는 목소리, 마치 죽은 자의 음성과도 같은 그 힘없는 목소 리에 세실은 버럭 고함을 질렀다.

"미안하면 살아나! 살아나서 배로 갚으란 말이야!" 

자욱한 눈송이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다. 모든 것을 덮어버리는 잿빛 눈송이 가. 뜨거운 열기가 바닥을 타고 올라와 숨을 막히게 했다. 샤인은 가만히 눈을 감았다. 그리고 힘없이 고개를 떨구었다. 점점 숨쉬는 것이 힘겨워지고 있었다. 주위에 존재하는 공기는 오로지 유황과 화산재로 가득한 죽음의 대기, 이 대기 속에서 생을 부지하기에는 샤인의 몸은 너무 병약했다. 이대로 잠들어버리는 것이 더 편안하지 않을까? 어디선가 들려오는 이 달콤한 유혹에 샤인은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저 유혹은 지금의 그에게 너무나 매력 적이었다. 점점 아련히 흩어져가는 의식속에서 샤인은 생의 마지막 목소리를 들을 수 있 었다. 희망에 찬 세실의 목소리를.

"바다다!" 

샤인은 마지막 힘을 짜내어 고개를 들었다. 희미한 시야 바깥으로 요동치고 있는 검푸른 바다의 모습이 들어왔다. 이제, 적어도 세실은 살아날 수 있겠 지......

`잘...됐다...정말...' 

아련히 들리는 친구의 외침에 희미한 미소를 지으며 샤인은 완전히 고개를 떨 구었다. 그의 부드러운 갈색 머리칼이 세실의 어깨에서부터 힘없이 흘러내리며 허공에 출렁거렸다. 이 이질적인 느낌에, 바다를 발견하고 기쁨에 잠겨있던 세 실이 놀라 고개를 돌렸다.

"샤인?" 

세실은 자신의 팔 안에서 축 늘어져버린 자신의 친구를 멍하니 바라보았다. 힘없이 흔들리는 긴 갈색머리칼, 차분히 감은 두 눈, 더 이상 숨쉬지 않는 아름다운 입술... 세실은 떨리는 손으로 샤인을 부축했다. 그의 어깨를 감싸고 그를 다시 일으 켜세웠다. 손을 들어 그의 얼굴에 묻은 더러운 재들을 닦아냈다.

"샤...인?" 

새하얀 샤인의 얼굴이 드러났다. 창백한, 아름다운 소년의 얼굴에는 더 이상 생기가 감돌지 않았다. 세실은 자기도 모르게 주저앉아버렸다. 발목까지 깔려 있던 화산재들이 나풀나풀 날렸다.

"병신같은 놈..." 

세실은 허탈하게 중얼거렸다.

"거의 다 왔는데..." 

세실은 가만히 샤인의 가냘픈 육체를 껴안았다. 아무런 저항 없이 그는 세실 의 품에 안겨왔다. 세실은 망연자실하며 허공을 올려보았다. 숨이 막혀왔다. 기침이 연달아 터졌다. 목이 타들어가는 듯 따가왔다. 뜨거운 열기가 점점 심해지며 주위를 달구어놓기 시작했다. 일순 발밑이 흔들렸다. 또다시 지표가 뒤틀리기 시작했다. 세실은 멍하니 고 개를 돌렸다. 이제는, 살아남겠다는 의지조차 꺽여버린 지 오래, 그는 본능적 으로 소리가 나는 곳으로 고개를 돌렸을 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의 시선에 들어온 저 광경에도 그다지 놀라지 않을 수 있었다. 언덕 위에 주저앉아 있는 그의 눈에 비친 것은, 마치 지하의 거대한 존재가 지표를 갉아먹는 듯, 일제히 무너져내리는 라엘 시의 모습이었다. 끝없는 무 저갱이 라엘이라는 도시 자체를 삼켜버리며 어둠 속으로 사그라트려 버리고 있었다. 세상이 뒤집히는 듯한 굉음이 귀가 따갑도록 울려대며 흙먼지가 자욱히 피어 오르며, 세실의 두 눈에서 라엘이라는 도시가, 아니 그의 시야에 존재하는 모든 대지가 가라앉고 있었다. 세실은 처연하게 웃으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뭐야? 또 무슨 일이 일어나는 거야?" 

이제는 두렵지도 않았다. 이미 그의 품에서 그의 친구는 차갑게 식어가고 있 고 주위는 지옥으로 변해있었다. 여기서 더 나빠질 상황이 뭐가 있겠는가? 그는 눈을 감았다. 그리고 다시 떴다.그리고 외침을 터트렸다. 그의 생의 마 지막 외침을.

"그래, 마음대로 해봐라! 이 빌어먹을 운명아!" 

그러나 그의 마지막 외침은 무너져내리는 대지 속에 파묻혀 아련히 사그라질 뿐이었다.

* 

소멸의 기운에 휩쌓여 카르셀의 지하는 마치 거대한 뱀굴처럼 이리저리 뚫린 채 허무한 공간만을 남기게 되었다. 무지막지한 열량에 들끓어 지저를 흐르던 강대한 지하수맥의 막대한 수량들은 모조리 기화되어 수증기로 변해서 카르셀 곳곳에 분출되었다. 텅빈 수맥이 다른 곳으로부터 지하수를 끌어오고 끌려온 지하수들은 브레스와 마그마의 막대한 열기로 단숨에 기화되어 지표면을 뚫고 솟아올랐다. 그리고 그것은 카르셀 지저 전역에 연쇄반응을 일으켰다. 텅 비어버린 공간과 그 위에 아슬아슬하게 걸쳐져 있는 조각난 지반들, 당연 하게도 충격파에 뒤흔들려 약해질 대로 약해진 지반은 결국 자신의 하중을 이 겨내지 못 했다. 지반 침하가 일어나며 해안 언저리로부터 해수가 스며들어 파괴를 가중시키기 시작했다. 거대한 해일이 카르셀을 덥쳤다. 그리고 침하는 더욱 심화되었다. 마침내, 카르셀 전역에 걸쳐서 거대한 함몰이 일어났다. 수천년동안 제 자리를 굳게 지키던 수십만 키로미터의 드넓은 대지가 차례차 례 침몰되기 시작했다. 조각조각 부서지며 수많은 도시와 산과 들과 생명들을 안은 채 지표는 어두운 지저로 추락해들어갔다. 카르셀의 대지는 이제 뻥 뚫려버린 거대한 구멍만을 남긴 채 어둠 속으로 파 묻혀버렸다. 그리고 한때 카르셀이란 왕국의 해안지대였던 부분으로부터 방대 한 양의 해수가 밀어닥쳤다. 물이란 원래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는 것이 세상의 이치, 뚫려버린 거대한 무저갱 위를 수십미터 높이의 대해일이 휩쓸어가기 시작했다. 대기가 떨리며 수천 개의 소용돌이를 생성시킨 채 휘몰아쳤다. 지표가 함몰 되는 충격으로 인해 막대한 굉음이 충격파가 되어 대기 전체를 떨리며 울려 퍼졌다. 그리고... 300년을 이어온 인구 180만의 유구한 무역국가 카르셀 왕국은, 단 두 명의 생존자만을 남긴 채 그렇게 검푸른 바다 밑으로 그 모습을 감추었다.




계속-------------------------------------- 선전 하나!

이번에 열리는 동인지 모임 코믹월드에서 앙끄동 초룡 일러 그린 사람이 화이날 환타지 8 패러디 개인지 내거든요? (그 일러 가온비님 아이디로 올린 거지 가온비님이 그린 건 아니어용) 딴 사람 있어용~ 장소는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이구 날짜는 7월 31일 토요일과 8월 1일 일 요일입니다아~~ 오셔서 무릉도원 부스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와서 한권만 팔아주세요 흑흑흑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299- 1999-07-24 16:50 293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아래를 바라보는 칼세니안의 두 눈에는 경의의 빛이 어려있었다. 자욱히 깔린 먼지구름 아래 요동치는 바다, 한때는 카르셀 왕국이었던 저 `카르셀 해'를 바라보면서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감탄사를 내뱉었다.

"우와아아..." 

아무리 고룡이고 아무리 브레스가 강해도 그렇지, 나라 하나를 홀랑 바다로 만들어버린단 말인가? 실로 상전벽해라는 사자성어가 무색해질 지경 아닌가? 물론 그녀 역시 마법을 쓰든 브레스를 쓰든 카르셀 왕국을 멸망시켜버리는 것쯤은 간단한 일이지만, 저렇게 아예 지도에서 없애버리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다. 그것도 단 한 방에. 칼세니안은 멍한 목소리로 칼슈타인을 바라보며 질문을 던졌다.

"어떻게 한 거에요?" 
"뭐? 저거?" 

칼슈타인은 은근히 -라고는 하지만 워낙 거체이다보니 하나도 안 은근했다.- 흐뭇해하는 미소를 입가에 띄우며 반문했다. 사실 칼세니안의 얼굴에 경의의 표정을 띄우기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는 근 2000년동안 그 누구도 해 내지 못한 일을 이루어낸 것이다. 괴상한 데서 뿌듯함을 만끽하며 칼슈타인은 말을 이었다.

"별거 아냐." 

글쎄, 죽어간 수많은 원혼들이 들으면 뭐라고 할런지야 모르겠다만, 칼슈타 인은 정말 별거 아니라는 듯 입을 열기 시작했다.

"브레스를 그냥 들입다 부은게 아니라 지저 한 구석에서 응축시킨다음 터트 
려버린 거야. 그럼 일단 저 카르셀 왕국이라는 곳 지하는 뻥 비어버리지. 
그리고 그 충격으로 지진 발생, 지표가 산산히 부서지는 거지." 
"헤에?" 
"그리고 나서는 이제 바위들이 용암으로 변해서 마그마화 되지. 그리고 그 
고열이 원래 지표를 지탱하고 있던 마그마 라인과 지하수의 열평형을 깨버 
리는 거야.그럼 지하수들은 일제히 기화하게 되어버리고 또 자신을 제어해 
주던 지하수가 사라졌으니, 마그마도 일제히 폭주한다." 
"그래서요?" 
"그렇게 되면 저 카르셀이라는 나라 곳곳에서 화산이 터지는 거야. 그리고 
지진과 화산으로 인해 뭉개져버린 지반 밑으로는 내 브레스가 소멸시켜버 
린 공동과 지하수를 잃어버린 채 텅 빈 수맥만 남는 거지." 

칼슈타인은 문득 칼세니안을 바라보며 빙긋 웃었다. 350미터짜리 초대형 드 래곤이 빙긋 웃는 모습, 웃음으로 보이기는 커녕 완전 공포 그 자체였지만 어찌되었건 드래곤끼리는 다 이해하며 사니까 뭐, 대화에 별 문제는 없었다. 그는 웃으며 말을 맺었다.

"속은 텅 비었고 겉은 산산히 부서졌다. 어떻게 되겠나? 무너져내리는 거지 
뭐...그 위로 바닷물 졸졸졸 잘도 스며들어가는 거고." 

칼세니안은 고개를 끄덕였다. 대충 이해가 간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 은 아직도 이해가 가질 않았다.

"아, 뭐 대충 알겠군요... 그런데" 

그리고 그녀는 정말 의아하다는 듯 말을 이었다.

"브레스를 뭐? 응축시킨다음 터트려요? 그게 가능해요?" 

사실 제일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그것이었던 것이다. 브레스라는 것은 드래 곤의 숨결을 의미하는 단어다. 말 그래도 숨을 내쉰다는 것의 의미, 그런데 무슨 놈의 숨결이 오뉴월 엿가락 늘어지듯 늘어났다 줄어졌다 하며 지 멋대로 폭발한다는 건가? 칼세니안의 얼굴에 가득 떠오른 의문의 표정을 보며 칼슈타인은 간단하게 대 꾸했다.

"자네도 내 나이 되면 할 수 있는 거라네." 
"제 의문을 풀기 위해 4000년이나 더 기다리란 말이에요?" 

날카로운 칼세니안의 반박에 칼슈타인은 피식 웃었다. 그리고 부연설명을 덧 붙였다.

"그러니까... 우리들의 숨결, 이 브레스라는 거 자체가 용언의 힘이야. 용 
언의 힘의 가장 기초적인 사용형태인 거지. 본능적으로 타고날 때부터 사 
용할 수 있는.... 생각해보게 우리의 숨결에 왜 신력이 깃들어있는지. 
결국 용언을 다루게 되면 가장 기초적인 사용방법인 브레스 정도는 마음대 
로 형태와 모양을 바꿀 수 있어. 그러고보면 숨결이라는 단어랑 이미 거리 
가 멀어지는군 이거." 

칼슈타인은 키득거렸고 칼세니안은 어깨를 으슥하며 고개를 다시 아래로 숙 였다. 자욱히 깔린 검은 화산재가 마치 거대한 먹구름처럼 그녀의 시야에 들 어왔다. 마치 카르셀 해 전체를 뒤덮은 먹구름처럼... 잉? 카르셀 해를 뒤덮 어? 문득 한참동안 발 밑의 광경을 바라보던 칼세니안이 신기하다는 듯 입을 열 었다.

"근데 용하네요?"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며 흐뭇해하던 칼슈타인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응? 뭐가?" 

칼세니안은 아래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며 말을 이었다.

"용케 카르셀 왕국 있는데만 가라앉히고 나머지는 멀쩡하네요? 먼지며 충격 
파며 여파가 장난이 아닐텐데? 일단 왕국 하나가 가라앉았으니 그 여파만으 
로도 리베이드나 바트란은 끝장일텐데." 

그러고보니, 화산재며 흙먼지며 하여튼 대기에 떠다니는 온갖 잡것들이 희안 하게도 카르셀 상공에서만 계속 머물며 맴돌뿐 다른 곳으로 퍼져나가질 않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국가 하나가 고스란히 바다속으로 침몰해버렸으니 그 여 파는 엄청날 것일텐데, 카르셀 근처에는 그 흔한 해일이나 지진조차 일어나지 않고 있었다. 마치 누군가가 억누르고 있는 것처럼. 칼슈타인은 순간 씨익 일견 짖궂어보이는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장난기 어린 말투로 입을 열었다.

"저 애들이 있잖아? 열심히 잘도 막고 있구만 뭐가 걱정이야?" 
"예? 저 애들?" 


예전 카르셀 왕국 남쪽 바다였던, 남해의 제왕 아르키어드의 앞뜰이라는 뜻 의 이름을 지닌 류레 슈 아르키어드. 그곳에서는 지금 거대한 블루드래곤이 자신의 권능을 총동원하며 대기와 바 다를 움직이고 있었다.

"정말이지 레드 일족 앞뒤 안 가리는 건 치가 떨린다!" 

블루 웜 아르키어드, 그의 권능은 대기와 해수에 절대적 영향을 끼치는 것, 그는지금 서서히 다가오는 저 파괴의 흔적에 그의 영역이 침범당하지 않도 록 대기를 조종하여 하늘을 뒤덮어오는 자욱한 화산재며 수많은 티끌들을 모조리 거대한 검은 구체로 환원시키는 중이었다.

"간만에 집에 와서 좀 쉬나 했더니 이게 무슨 꼴이야?" 

대기를 더럽히며 퍼져나오던 수많은 재와 티끌들이 보이지않는 거대한 힘에 이끌려 허공 한 가운데로 점점 뭉치고 있었다. 동시에 거대한 물의 장막이 높이 수백미터, 길이 수천 키로미터나 되는 장막을 형성하며 대지의 함몰로 인해 형성된 해일들의 기세를 가로막고 있었다. 그야말로 절대적인 권능, 자연의 모든 법칙을 무시하며 그는 이 이적을 행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 허공의 바로 밑의, 이 놀라운 기적의 행사자에게서는 그저 연신 거대한 한숨이 새어나올 뿐이었다.

"으이그...내가 못 살아." 


전 카르셀 왕국 동쪽, 블랙 웜 에이라의 앞뜰 나사크 산맥. 그 거대한 산맥의 상공에서는 지금 거대한 블랙 드래곤의 그림자가 산맥을 가 득 맴돌며 모든 산맥의 피조물들을 공포에 떨게 하고 있었다.

"크아아아아!" 

분노에 찬 드래곤 피어가 연신 들려왔다. 몬스터들은 제각기 몸을 사리며 산맥의 주인인 그녀가 어서 화를 풀기만을 빌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녀의 화는 곧 풀릴 것 같지는 않았다. 그녀는 지금 방대한 지역을 덥쳐오는 끝없는 먼지구름들을 일일히 없애버려야만 했던 것이다.

"애 두드려맞았다고 복수하는 건 좋은데..." 

그녀의 마법이 허공을 메우며 퍼져오던 충격파와 번져오던 화산재들을 천천 히 흩어놓기 시작했다. 수많은 화산재들이 외공간으로 솟아올랐고 퍼져오던 충격파들은 그녀의 마법에 가로막혀 위세를 잃었다. 그 행위를 끝없이 반복하며, 그녀는 이 중노동을 하게 만든 그 작자들을 향해 이를 갈았다.

"왜 남의 집까지 어지럽히는거야! 앙! 이 무식한 작자들아!" 

나사크 산맥 가득 그녀의 포효가 울려퍼졌다.


예전 카르셀 왕국 북쪽경계선 알 크리드 산맥의 최고봉 에스게 슈 카르세아 린, 그 거대한 봉우리 위쪽 끝없는 상공에서 한 거대한 그린 드래곤이 천천 히 맴돌며 포효를 터트리고 있었다.

"진정하세요. 헬메르..." 

그린드래곤의 콧등 위에 몸을 얹은 작고 가냘픈 존재, 호리호리한 체구에 뾰 족한 귀, 긴 금발머리를 하나로 땋아내린 엘프 여인이 그린 드래곤을 몸을 기 대며 살며시 속삭였다. 그러나 헬메르노드, 지금 연신 마법을 운용하여 알 크리드 산맥을 휩쓸어오 는 저 거대한 해일을 가로막고 있는 이 그린 드래곤은 그다지 진정하고 싶은 눈치가 아니었다.

"도대체가 난 가끔 저 양반 머리속에 뭐가 있는지 궁금해진다니까. 진짜 노 
망들었나 저 양반? 그렇게 생각안해 클래리어?" 

그의 투덜거림에 클래리어는 입을 다물었다. 솔직히 말해서, 그녀는 지금 더 황당해하고 있었던 것이다. 알크리드 산맥을 전부 뒤덮어버리려는 저 높이 수백미터짜리 해일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누군들 황당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녀의 황당함에 동조하듯 헬메르노드가 다시 불평을 터트렸다.

"아니 내가 안 막았으면 어쩔려고 한거야? 아린 녀석 레어에까지 해일로 
뒤집어버릴 작정이었나?" 

그렇다고 헬메르노드에게 동조해서 칼슈타인을 욕할 수도 없는게 그녀의 입 장, -솔직히 고룡이 무섭긴 무서우니까- 그녀는 다시금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헬메르노드를 달랬다.

"그 분은 헬메르 당신이 막을 줄 알고 하신 거 아닐까요?" 

그러나 보통때라면 이런 그녀의 태도에 곧 화를 풀었을 헬메르노드도 이번 만큼은 소용없었다. 인간적으로... 아니, 드래곤적으로(?) 이번 일은 그에 게 있어서 진짜 중노동이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더 이가 갈리지." 

그는 실제로 이를 득득 갈며 소리쳤다.

"왜 우리들이 뒷치다꺼리를 해야 되는거냐고!" 


카르셀 왕국 서쪽, 라르테아드 산맥의 끝자락과 심연의 숲이 마주치는 경계 선, 그 위 상공에서 거대한 레드드래곤이 유유히 허공을 배회하며 허심탄회 하게 웃고 있었다.

"귀가 따갑구나... 하하하." 

이럴 거 같아서 그렇게 아린의 일을 숨겨왔던 키아드리스였다. 그럼 뭘 하 나? 결국 일은 터졌는데.

"이제 당분간 다른 일족 앞에선 고개도 못 들고 다니겠군." 

키아드리스는 또 한번 웃었다. 허심탄회하다 못해 아예 허탈한 웃음이었다.

"차라리 나도 동족들처럼 뻔뻔하기나 했으면 좋을텐데. 그럼 용왕 노릇 할 
필요도 없고 이런 짓도 안 했겠지." 

그는 연신 중얼거리며 이런 짓, 즉 마법으로 몰려오는 화산재들을 몽땅 집결 시킨 뒤 굳혀버리는 작업과 지진파들을 일일히 차단하는 작업들을 하염없이 반복하고 있었다.

"어쩌겠냐. 내 팔자인걸. 치우자 치워." 



"뭔가... 대기를 타고오는 강렬한 원망이 느껴지고 있는데요?" 

뭔가 소름끼친다는 듯한 칼세니안의 말에 칼슈타인은 빙글빙글 웃으며 대꾸 했다.

"알게 뭔가?" 
"그렇지요?" 

그 둘은 단지 서로를 바라보며 씨익 웃을 뿐이었다.




계속----------------------------------- 선전 하나!

이번에 열리는 동인지 모임 코믹월드에서 앙끄동 초룡 일러 그린 사람이 화이날 환타지 8 패러디 개인지 내거든요? (그 일러 가온비님 아이디로 올린 거지 가온비님이 그린 건 아니어용) 딴 사람 있어용~ 장소는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이구 날짜는 7월 31일 토요일과 8월 1일 일 요일입니다아~~ 오셔서 무릉도원 부스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와서 한권만 팔아주세요 흑흑흑. P.S 부스 구석에 쭈그려앉아 책 정리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시면 아마도 저일 확률이 90% 이상입니다.

계속하시겠습니까? (Y/n) >> y 
임문배 (WOLFIZEN)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0- 1999-07-26 04:07 269 line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빛의 구슬 속에 갇힌 채, 라티스는 멍하니 주저앉아 있었다.

기이하게도 자신의 눈앞에서 그의 왕국이 바다밑으로 가라앉는 것을 똑똑히 바라보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전혀 동요의 기색을 보이지 않았다. 아니, 비 단 동요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혀 슬프다거나 노엽다거나 하는 감정 자체 를 느끼지 못하고 있었다. 귀는 듣고 있으되 아무 것도 들리질 않았고 눈은 보고 있으되 아무 것도 보이 질 않았다. 그는 지금, 돌아버릴 것만 같은 자신의 정신을 부둥켜 안은 채 갈 갈이 찢겨나가는 이성의 매듭을 움켜쥐고 있는 것만으로도 너무나 힘겨웠던 것이다. 그러나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에겐 전혀 인식이 되지 않았다. 마치 꿈을 꾸는 듯 정신이 아득해지기 시작했다.

"자 돌아가세, 칼세니안. 애들 기다리겠다." 
"그래야죠." 

흐릿한 청각 사이로 거대한 음성과 작고 가느다란, 차가운 여인의 목소리가 번갈아 들려왔다. 라티스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낮익은 목소리였다. 그는 주위를 살펴보았다. 이상했다. 시야는 맑았으나 아무 것도 보이질 않았다. 파란 하늘과 새하얀 구름이 보였지만 그것들은 거기에 있지 않았다.

"본체로 워프 할 생각은 아니겠죠? 공간 망가져요." 
"그렇지 참..." 

일순 붉은 빛이 번뜩였다. 음성들은 계속 들려왔다. 라티스는 의아해했다. 누구지? 누군데 이토록 낮익은 목소리인거야? 라티스는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아무것도 없는 검은 허공 속에서 굉장히 낮익은 한 아름다운 여인이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라티스는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세르니안..." 

이상하다. 여기는 어딜까? 그녀가 왜 이 곳에 있는거지? 라티스는 멍하니 그녀를 바라보았다.

"저 녀석 왜 저래? 미쳐버렸나? 맛이 갔구만." 
"뭐, 이해가 안 가는 건 아니지만..." 

라티스는 또다시 고개를 갸웃거렸다. 거대한 목소리가 사라지고 앳된 아이 의 목소리가 그 자리를 대신했다.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았다. 저들은 지금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 건가? 음? 저들? 이 곳에는 그녀밖에 없 는데? 그럼 그녀는 누구와 대화를 하고 있는 거지? 끊임없는 의문이 소용돌이치며 라티스의 머리를 잠식하기 시작했다. 그때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인간의 왕이여. 너희 모든 동족들에게 네가 본 모든 것을 전해라." 

왜 그러는 거지 세르니안? 목소리가 차가워.

"이것이 일족의 아이를 상처입힌 대가다." 

라티스는 의아해했다. 왜 그녀가 저렇게 화가 난 걸까? 왜 저렇게 냉담한 얼 굴로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거지? 그녀는 언제나 상냥했는데...... 라티스는 손을 뻗었다. 왜 그녀가 화가 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는 그녀를 달래주어야만 했다. 그러자 그녀 역시 그에게로 손을 뻗어왔다. 라티스는 웃었다.

"사라져라. 인간들아." 

그녀는 라티스의 손을 맞잡아주지 않았다. 대신, 허공을 휘저었다. 라티스는 눈을 크게 떴다. 순간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조금의 무게도 느껴 지지 않은 채. 그녀의 모습이 멀어져가기 시작했다. 여전히 냉담한 얼굴을 한 채 그녀는 경 멸하는 듯한 눈빛으로 라티스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습은 점점 작아져만 갔다. 라티스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벌떡 일어났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사람이다. 그토록 그리워했던 사람이다. 이대로 이렇게 헤어질 수는 없었다. 다시는 떨어져 있기 싫었다. 그는 벌떡 일어나 그를 가두고 있는 이 알수없는 빛의 구슬을 힘껏 두들겼다. 쓰라린 통증이 양 손에 감돌았다. 섬뜩한 선혈이 주먹사이로, 손가락 마디마디 마다 배어나왔다. 그러나 라티스에게는 이 모든 것이 전혀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는 이 구슬을 깨부수어야 했다. 그리고 그녀를 다시 만나야 했다. 그러나 이미 그녀는 허공의 조그마한 점으로 변하고 있었다. 갑자기 새하얀 구름이 그의 주위를 감싸버리며 그의 시야로부터 그녀의 모습을 지워버렸다. 그의 입에서 절규에 가까운 괴성이 터져나왔다.

"크아아악!" 
* 
"불길한 느낌을 뇌리에서 지울 수가 없군." 

리베이드 왕국 최동부 보라스 산성 뒷뜰, 저물어가는 태양빛에 발갖게 물드 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면 가스터는 기운없이 중얼거렸다. 태양빛이 여느때랑 달랐다. 좀더 검붉고 좀더 어둡고 좀더 음울한... 왠지 죽음의 기운을 느끼게 하는 불길한 색깔. 옆에서 여행을 떠나려는지 짐을 챙기던 베라 역시 가스터의 말에 나직히 입 을 열었다.

"대기가 흐려요. 탁하고 어둡고... 여기까지 미치지는 않았지만 기운만으로 
도 정신이 흐릿해질 정도군요." 

가스터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대기를 진동하는 멸절의 기운에 정신이 아 득해질 지경이었다.

`이렇게 방대한 마나의 흔적이라니...' 

그때 뒤에서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다들 준비되었습니까?" 

가스터는 고개를 돌렸다. 차분히 뒷뜰을 걸아나오는 한 은발의 사내가 보였다. 여느 때의 화려한 은빛갑주 대신 평범한 여행복에 배낭 하나만을 어깨에 짊어 진 채 다리오스는 한껏 굳은 얼굴로 천천히 그에게로 다가오고 있었다.

"왠일인가? 자네는 보통 철저하게 갑주를 입고 다녔었잖아?" 

다리오스는 간략히 답했다.

"우리는 이 곳을 함부로 떠날 수 없으니까요." 

그들은 이 곳 리베이드 점령군의 중추세력이다. 그들이 사라진다면 명령체계 는 물론이거니와 군대의 사기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금 계속 이 곳에 있을 수도 없는 노릇, 가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들은 계속 이 곳에 있어야 하는 것이다. 적어도 대외적으로는. 그러고보니 플루토나 베라 역시 자신들의 신분을 드러낼만한 복장 따윈 전혀 하고 있지 않았다. 가스터는 쓴웃음을 지으며 자신의 로브를 장식하는 붉은 보석들, 바로 그의 힘의 원천인 드래곤 하트들을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숨겼다. 뭐, 뒤집어 입으면 되는 거니까 별로 힘들 건 없었다. 단지 좀 궁상맞아 보인 다는 단점이 있을 뿐이지. 로브를 뒤집어입느라 가스터가 낑낑대는 동안, 다리오스는 그저 굳은 표정으 로 하공을 응시하고 있을 뿐이었다. 문득, 다리오스의 입에서 차가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귀가 따갑군요." 
"응?" 

한창 뒤집힌 로브에 목을 쑤셔넣던 가스터가 의아한 눈으로 다리오스를 바라 보았다. 다리오스는 아련한 눈빛으로 동쪽 하늘을 계속 바라보며 말을 이었 다.

"끝없는 원념이 메아리치고 있습니다. 이곳까지 들려오는군요." 
"원념인가..." 

옆에서 배낭을 꾸리던 플루토가 씁쓸하게 웃었다. 그 원념의 이유가 무엇인지 왠지 알것도 같은 플루토였다. 다리오스는 말을 이었다.

"공포, 원망, 슬픔, 아쉬움, 좌절... 이 모든 것들이 뒤얽힌 채 마나의 흐름 
에 뒤섞이고 있군요... 흐름에 파묻혀 사라지기 직전, 마지막 단말마의 외침 
을 내지르면서." 

문득 플루토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그런 것도 알수 있었냐 너? 어떻게..." 

다리오스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최근 들어서. 예전엔 몰랐지." 

플루토는 고개를 돌렸다. 저 인간은 도대체 어디까지 뻗어나갈 작정인가? 플루토는 또다시 쓸쓸하게 웃었다. 그의 친우는 끝내 손닿을 수 없는 곳까지 가버린 느낌이었다. 일행의 준비가 갖춰진 듯 하자 다리오스는 고개를 돌려 가스터를 바라보며 진중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가스터. 워프게이트를." 

희극적인 목소리가 그의 질문에 대답했다.

"어디로? 세르카르셀로?" 

다리오스가 의아한듯 되물었다.

"거기가 아니면 어디겠습니까?" 

가스터는 고개를 저었다.

"거긴 안 돼." 
"예?" 
"게이트가 열리지를 않아. 좌표가 어긋났어." 

모두들의 의문에 찬 표정을 보며 가스터는 천천히 부연을 덧붙였다.

"워프 마법에는 일종의 안전장치가 있다네. 시연자가 실수해서 피해를 입는 
것을 막기 위해서, 처음 정해놓은 좌표의 주변이 심하게 파손되어, 워프게 
이트를 열었을 경우 시술자가 위험에 처할 정도가 되면, 좌표로 인정되지가 
않아. 뭐, 당연한 안전장치 아닌가?" 

다리오스의 얼굴이 뚜렷할 정도로 찌푸려졌다.

"그 말씀의 의미는......" 

가스터는 한숨을 쉬며 대꾸했다.

"좌표가 지워질 정도의 재앙이 덥쳤다는 거겠지... 카르셀에..." 

모두의 안색이 무거워졌다. 끔직한 상상들이 그들의 머리속을 휘젓기 시작 했다. 가스터는 차분히 한손으로 허공을 휘젓으며 말했다.

"일단은 알 크리드 산맥 쪽으로 방향을 잡겠네. 거기서 직접 카르셀로 가는 
것이 제일 빠르겠군." 

조용한 가운데 허공에 작은 점이 생겨나더니 점점 커지며 거대한 원을 이루기 시작했다. 공간과 공간을 연결하는 저 거대한 원을 향해 그들은 말없이 발걸 음을 옮겼다. 그리고 그들은 조용히 사라졌다. 나직한 플루토의 말만을 남겨놓은 채.

"아무리 가스터라도 이 상황에서는 멋을 못 부리는군요." 
"나도 인간이라네." 




계속----------------------------------------- 막간 선전. 드디어 나왔군요 데로드 엔드 데블랑. 책으로 1,2,3권까지 나왔습니다. 출판사는 문수미디어고요 가격은 7000원입니다. 솔직히 누구누구 책이랑은 달리 오타도 없고 (어흐흐흑) 참 깔끔합니다.... 만! 표지가...표지가... 크하핫! 서초패왕전!

진. 잡담. 

음 드디어 300회다. 캬 멀고도 험란한 여정이었도다. 남들은 6개월만에 넘는 300회 1년 4개월 걸렸다.(남들=아X라글X장.) 어쨋든! 초룡의 전통~ 인Tul (talk)기Tul (talk)투Tul (talk) 04:24, 31 August 2020 (EDT)표Tul (talk) 04:24, 31 August 2020 (EDT)!!!!!!!!!!!!!!!! 100화 마다 반드시 이루어지는 즐거운(?) 인기투표의 시간이 왔사옵니다아~~ 근데 이번엔 좀 방식이 다릅니당. 투표를 제 메일로 보내주시지 말구용, GO 초룡을 치신 뒤 이벤트 란,.. 가만 그게 몇 번이더라...5번이던가? (이러니 내가 닭대가리란 소릴 듣지) 거기 가셔서 투표~라고 말머리 달아주시고 해주시면 정말정말 감사하겠습 니다. 왜 방식을 바꿨냐고요? 바빠서....얼렁 글써야죠^^ (사실은 은근슬쩍 소모임을 홍보하려는 목적이었던 것이다. 캬캬캬캬) 썰렁하면 슬퍼요. 많이 참여 좀 해주세요... 글구 코믹월드두우Tul (talk) (망하기 싫어 망하기 싫어 망하기 싫어!!!) P.S 크하핫! 서초패왕~! 웃겨 죽겠네 이거.

PRINTER/CAPTURE를 OFF 하시고 [ENTER] 를 누르십시오. 




이소설 내가 쓴거야!!Tul (talk) 

1999/07/29(09:04) from 210.105.245.147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107 , 줄수 : 395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1- 창작:SF&Fantasy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1-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7/28 읽음 205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빌어먹을. 뭐가 이래?"

엉겨붙는듯한 넝쿨을 검으로 탁탁 쳐내며 레이크는 중얼거렸다. 이곳은 칼슈타인의 레어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아니 적어도 레이크가 가지 고 있는 엉터리 지도에 의해 얼마 떨어져 있지 않다고 추측하고 있는 곳이 었다. 칼슈타인, 이 위대한 고룡이 살고있는 이곳 라르테아드 산맥의 정글은 당연 하게도 무성하기 짝이 없었다. 하긴, 어느 멍청한 나뭇꾼이 이곳의 나무를 베어 가겠으며 어느 멍청한 상인이 이곳의 산길을 이용하겠는가? 물론 최근에는 그런 멍청한 양반들이 종종 늘어나긴 했어도 그들은 채 이용 도 못하고 몬스터들의 밥이 되어버렸으니 결과는 별 다를 거 없는 것이다. 쳐내도 쳐내도 끝이 없는 넝쿨들을 보며 레이크는 슬슬 화가 치밀었다. "쳇, 이 길이 맞기는 한거야?" 어째 영 미덥잖은 지도다. 하긴, 희대의 고룡이 서식하는 곳의 지도가 정확 하면 더 이상하다. 아마 지도를 정확히 만들려면 그 지도를 만들 사람이 드 래곤 슬레이어 쯤은 되어야 할 것이니 말이다. 그것을 알기에 레이크는 투덜거리며 주변을 살펴보았다. 어느덧 날이 저물어 가고 있었다. `벌써 몇일째 이렇게 숲에서 노숙을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군.' 점점 이 엄청난 숲에 적응이 되는듯도 하지만, 역시 침대가 좋다. 특히 아 리따운 아가씨도 함께. 레이크는 문득 한숨을 쉬었다. 아리따운 아가씨는 간데 없고 그의 옆에는 왠 12살짜리 뱀파이어 꼬맹이만 있는 것이다. "뭐에요 그 한숨은?" "아...아냐. 아무것도." 어찌되었건 지금은 슬슬 하룻밤을 묵을 만한 곳을 물색하는 것이 급선무, 레 이크는 찬찬히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다. 결코 쉬운일은 아니었다. 숲, 그것도 뭐가 살고 있는지 모르는 -물론, 칼슈 타인을 제외한- 이러한 울창한 숲에서 하룻밤을 지낸다는 것은 정말이지 위 험하기 짝이 없는 것이다. `당장 어젯 밤만 해도 그렇지.' 레이크는 문득 어젯 일을 생각하며 쓴웃음을 지었다. 한창 자고 있는데 얼굴로 무언가가 철퍽 떨어졌었다. 비라도 오는건가? 라고 투덜거리며 눈을 떠보니, 왠걸, 입만 커다란 뱀 녀석이 흡사 먹을꺼라도 보는 듯 자신을 쳐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아니, 그것의 존재를 알아채는 속도가 조금만 늦었으면 분명 먹을것이 됐을 것이다. 그래도, 그 녀석 덕분에 지금 뱃속은 두둑하니 더 좋기는 하지만. "어제는 나무위에서 자다가 그 꼴을 당했으니.... 오늘은 바닥에 야영지를 마련해 볼까?" 세리아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 꼴이 어떤 건지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다. 구석의 쓰러진 나무에 모닥불이 피어졌다. 모포가 깔렸다. 그리고 그들은 조심스레 잠자리에 들었다. 산 속의 낮은 짧다. 저녁인가 싶더니 어느새 해가 지고 별빛이 반짝였다. 수많은 몬스터들이 들끓는 이곳이라도 밤하늘은 평화롭기만 했다. 문득, 모포 속에 몸을 뉘인 채 밤하늘을 바라보던 세리아가 레이크를 돌아보며 입을 열었 다. "레이크. 그 계획이란 거, 들을 수 있을까요?" "계획? 별거 아냐." 한쪽 구석에서 불침번을 서며 조심스럽게 졸고있던 레이크가 고개를 약간 키 켜세우며 장난스럽게 말을 이었다. "일단은 칼슈타인의 레어근처까지 찾아간다. 아마도 그는 내 기척을 느끼겠 지만 별로 신경쓰지는 않을 꺼야. 어차피 나같은 놈은 그에게 비하면 미미 하게 느껴질테니까. 뭐, 몬스터들 손에 죽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 르겠군." 레이크는 피식 웃었다. 정말 몬스터들 손에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잠시 스쳐지나간 것이었다. "그리고 드래곤 슬레이어들도 결국은 칼슈타인의 레어로 와야만 하지. 아마 도 나는 모르지만 무엇인가 칼슈타인의 눈을 피해 몰래 레어 속 봉인의 위 치까지 갈 수 있는 방법이 그들에겐 있을꺼야. 그렇지 않고서야 그렇게 자 신만만하게 봉인을 찾아다닐 리는 없을테니. 어떻게든 그들은 일단 레어 속 으로 숨어들어가겠지." "그럼 우린?" "뻔하잖아? 근처에서 몰래 상황을 살펴보다가 기회 봐서 일러바치는 거지." 세리아의 작은 두 눈이 동그래졌다. "칼슈타인에게?" "잘 되면 봉인을 되찾아 전능수를 얻을 테고, 안 되도 드래곤으로부터 뭔가 선물 하나 정도는 건지겠지." 말을 맺으며 싱글거리는 레이크를 바라보며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그거, 너무 무모해보이는데요? 전적으로 칼슈타인이 당신의 이야기를 들어 준다는 전제 하의 계획이잖아요?" "뭐 나머지는 그때그때 임기응변으로 때워야지. 원래 인생이란 그렇게 사는 거라구."


이른 아침. 다행히 간밤에는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레이크는 부르르 몸을 떨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쓰러진 나무에 피워둔 불은 아직 안개가 채 걷히지 않 은 이 시간까지 불씨가 남아있었다. 레이크는 가방에서 어제 먹다 남긴 배암 녀석을 꺼내 숯불에 데웠다. 고소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다. 이리저리 뱀을 뒤집던 중 문득 레이크가 자신의 옆 모포에 들러앉아 생피가 든 가죽부대에 입을 대고 있는 세리아를 바라보며 물었다. "거 예전의 힘은 언제쯤이나 회복하는 거야?" 세리아는 입에서 가죽 부대를 한숨을 쉬며 발간 입술로 대꾸했다. "몬스터들의 피만으로는 힘들어요. 역시 인간의 피여야..." "그렇지만 여기 인간이 있을리가 없잖아... 그래도 명색이 숲인데 엘프 같 은 것 좀 안 살려나?" "살아남을 리가 없겠죠. 이런 곳에서..." 레이크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치가 떨릴 정도로 몬스터들이 바글바 글한 곳이었다. 그리고 그때, 레이크의 심정을 대변하기라도 하듯 숲 저편에 서 킁킁, 무언가 거친 소리가 들려왔다. `제길, 또냐?' 레이크는 뱀고기 한 점을 입속에 넣고 우적 우적 씹으며 동작을 서서히 멈춘 뒤 손을 검으로 가져갔다. 다시, 킁킁 소리가 들렸다. 우어크 우억, 하는 알 수 없는 소리도 함께. 수풀이 흔들린다. 발자국 소리가 들린다. 이 정도면.... 8 "제기랄. 또 시작이군." 레이크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검을 뽑아 들었다. 나무위로 조금 올라가 멀리 숲 사이를 살피니, 꽤 넓은 범위의 풀이 흔들리고 있었다. 보아하니 한두마리는 아닌듯 하다. 그리고, 소리와 기타 여러가지를 토대로 파악해 보건데.... "돼지녀석들. 잡아봐야 먹을것도 안나오지...." 오크였다. 레이크는 조용히 아래쪽의 세리아를 향해 손짓하며 나직히 말을 건넸다. "세리아."

"알고 있어요." 그녀는 나직히 대꾸한 뒤 곧바로 근처 나무 위로 몸을 피했다. 어린 소녀의 몸이었지만 원천적으로 괴력을 가지고 있는 뱀파이어의 육신이어서인지. 그녀 는 쉽게 나무 그늘 사이로 모습을 감추었다. "몬스터들이 들끓는다는 소린 들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레이크는 우선 먹다 남은 뱀고기를 타다남은 통나무 위에 툭 던져 놓고는 수풀 뒤쪽으로 모습을 숨겼다. "옥옥 워크크." "크오코 오코코." 뭐라 지껄이는지도 모르는 소리를 해대며 모두 일곱마리의 오크가 숲 사이에서 모습을 드러냈다. 레이크를 노리고 온 듯, 그가 노숙을 하고 있던 장소에 도착하더니 주위를 살피기 시작했다. 그중 한 녀석이 뱀고기를 집어들더니 우적우적 몇입 씹어 삼킨다. 레이크는 나무 뒤쪽에서 숨을 죽여가며 그 모습을 살피기 시작했다. 일단은 기회를 노려야 했다. 오크들이 어느정도 경계를 풀 무렵 레이크는 조심스럽게 그들에게로 접근했다. 그런데.... `뭐...뭐야 저거?' 그 우악스럽게 생긴 오크녀석들 사이에 로브를 걸친 괴상한 녀석이 하나 서있었던 것이다. `마법사? 어째 그렇게 생겼는데? 근데...오크잖아?' 사실 오크마법사라는 것 자체가 있을 수 없겠지만, 이 곳은 칼슈타인의 레어 가 있는 곳, 칼슈타인의 권능에 의해 미약하나마 마법을 구사하는 몬스터들 도 아주 가끔씩은 나타나기 마련이었다. 가끔 고룡의 위치에 오른 드래곤들이 장난삼아 레어 주변의 몬스터들에게 마나를 다루는 권능을 내린다는 소릴 들은 적이 있는 레이크였다. `크윽, 골치아프게 됐군.' 레이크는 다가서려던 걸음을 뒤로 천천히 빼기 시작했다. 하지만 오크들이 비록 멍청하긴 하나, 짐승으로써의 감은 뛰어난 편이었다. 아니, 멍청하기 때문에 감이 뛰어난 걸지도... "워억? 오어!" 한 녀석이 레이크의 옷깃이 수풀에 스치는 소리를 들은 모양이었다. 이렇게 외치며 레이크가 숨어있던 숲을 향해 크럽--나무를 깍아만든 몽둥이 끝부분 에 이런저런 금속조각이 박혀 있는 것, 간단히 말해 찡빠따?-을 들어올렸고, 모든 오크들이 일제히 레이크에게 시선을 모았다. "쳇." 결국 아무 일 없이 지나가기는 글러버렸다. 레이크는 검을 쥔 손에 힘을 더 했다. 파악. 거친 나무갑옷을 쪼개고, 한 오크의 뱃속 깊은곳까지 레이크의 검이 박혔다. 검붉은색의 더러운 피가 검을 따라 흘렀고, 레이크는 서둘러 검을 뽑았다. 세 녀석째에, 순간 눈앞에 빛이 번쩍였다. `매직애로우!' 이 평범하기 짝이없는 백색 섬광에 레이크는 욕설을 내뱉으며 몸을 젖혔다. "미련한 녀석이!" 자신도 모르게 이 말이 터져나왔다. 두아름이나 되는 허리를 가진 괴력의 마법사라.... 두 손으로 간신히 감싸쥘수 있는 손목과, 마법서와 두께가 비슷할듯한 손바닥을 이용해 마법의 인을 만들고, 오코코, 하는 알수 없는 소리로 주문 을 외우는 저 모습을 보면서, 레이크가 할수 있는 말은 이것 뿐이다. "정말 오래 살다보니 별 꼴을 다보겠군. 오크마법사? 맙소사..." 검을 손에 고정시키는 끈을 다시 한번 단단히 조이며 레이크는 다음 녀석에 게로 몸을 날렸다. 보통 오크마법사가 오크들 사이에 있을때는 그것이 대장을 맡는 경우가 많다. 뭐, 오크마법사라는 게 존재하는 경우 자체가 거의 없긴 하지만... 지금도 그런듯, 다른 여섯 오크들이 그 오크메이지를 감싸고 도느라, 레이크는 배나 힘든 싸움을 하고 있었다. 어찌되었건 마법은 마법이니까. 무지막지한 돌도끼를 자신에게 휘둘러 오는 오크를 경멸의 눈초리로 한번 쏘 아본 후, 레이크는 허리를 굽혀 상대의 공격을 피해냈다. 동시에 옆에서 짖이겨 오는 크럽을 검으로 막았고, 곧바로 오크의 허리를 다리로 강하게 내질렀다. "이런!" 레이크는 순간 인간과의 싸움으로 착각을 한 나머지, 오크를 발로 떠미는 실수를 해 버렸다. 균형을 잃은것은 오히려 레이크 쪽이었고, 갑작스레 쳐내려온 돌도끼 에 하마터면 머리가 잘익은 수박처럼 될 뻔했다. 물론, 실어 나르다 떨어뜨린 것 으로. 간발의 차이로 앞에 있는 오크의 공격을 피해낸 그는 두 손으로 검을 움켜쥐며 강하게 찔러 들어갔다. 돌도끼로 막 레이크를 공격하느라 균형을 약간 잃었던 놈은 레이크의 공격을 채 피해내지 못했고, 쿠에엑, 하는 괴성을 지르며 뒤로 벌렁 넘어갔다. 레이크는 그 기세를 살려 곧바로 크럽을 들고 있는 오크를 쳐갔고, 크럽채로 녀석의 뱃가죽을 두동강 내 버렸다. 레이크는 속으로 식은 땀을 흘렸다. 오우거와 싸울 때보다. 오히려 오크와 싸 울때가 더 위험했던 것이다. `젠장, 너무 만만하게 봤다...' 그사이, 다시 하나의 매직 애로우가 날아왔고, 레이크는 검을 들어 오크마법 사의 공격을 튕겨 낸 후 그쪽을 쏘아보았다. 아직 오크는 둘 더 남아있었다. 게다가 둘 모두 만만해 보이지는 않는다. 둘중 오크마법사를 지키고 있는 녀석은 갑옷도 엉성하나마 금속제의 것이고, 오크 답지 않게 검도 들고 있었다. 물론 그 두께를 보아서는 도끼라고 해도 믿을만 했지만. "크옥!" 녀석이 괴성을 지르며 레이크를 향해 돌진해 왔다. 쿵쾅쿵쾅 정글이 울릴정도다. 레이크는 그 녀석의 무서운 기세에 뒤로 살짝 발을 뺐다. 정면으로 맞섰다간 손목이 부러지던 검이 부러지던 할 것이니. 레이크는 멍청하게 달려만 오던 오크녀석의 검인지 도끼인지 모를것을 살짝 피했다. 오크의 균형이 크게 흐트러졌고, 레이크는 두 손으로 검을 움켜쥐며 강하게 녀석의 옆구리로 파고들었다. 순간, 오른편에서 흰색의 빛이 날아들었고, 레이크는 서둘러 몸을 피했다. 오크 마법사의 작품이었다. 절호의 찬스를 놓친 레이크는 다시 그 검을 들고있는 오크의 몸을 살폈다. 여지 껏의 녀석들과는 다른 무언지 모를 힘이 느껴지는데다가 마법사의 지원까지 있으 니 상대하기가 여간 까다로운것이 아니었다. `역시 고룡의 권능인가? 오크가 오우거보다 더 무섭게 보이긴 또 처음이군...' 레이크가 잠시 싸움을 어떻게 풀어갈지에 대해 생각하는 사이, 오크의 검이 위에서 아래로 강하게 휘둘러져 내려왔다. 쉬익, 무시무시한 파공성을 울리 며 내려오는 오크의 공격에 레이크는 하지만, 오히려 미소를 지었다. "그래봤자 오크는 오크다!" 레이크는 이렇게 외치며 몸을 옆으로 피했다. 마침 그가 서있던 곳은 나무 바로 앞이었고, 오크의 검은 푸욱 소리와 함께 나무에 깊숙히 박혔다. 음, 저렇게나 깊히 박히는 것을 보아 확실히 도끼가 맞는 모양이다. 레이크는 검이 나무에 박혀 잠시 당황하는 그 오크의 목을 향해 검을 강하게 휘둘렀다. 파악, 둔탁한 무언가 잘리는 소리가 들렸고, 동시에 오크 마법사의 표정이 변했다. 레이크는 잠시도 쉬지 않고 몸을 날려 오크 마법사에게로 달려갔다. 그리고는 그대로 녀석의 미간에 검을 꽂았다.

* 

레이크는 생각했다. 이 동네 정말 몬스터 많다고. 아침에는 오크와 한바탕 난리를 피우더니, 점심때를 막 넘긴 지금은.... "트롤인가?" 거대한 곤봉을 바닥에 질질 끌며 트롤 한마리가 레이크를 향해 접근했다. 가뜩이나 울창한 살림을 헤치며 정글에 가까운 숲을 헤매는것도 힘든 터인 데 자꾸 이런 녀석들이 가로막으니.... "몬스터 진짜 많네?" 레이크는 이제 허탈하다는 듯 중얼거렸다. 트롤은 몬스터중에서도 상대하기가 약간 까다로운 편이다. 사람보다 월등 한 덩치와 그로 인한 힘은 둘째치더라도, 그 무지막지한 재생능력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다. 완전히 베어버리기 전에는 어지간한 공격도 소용없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던 레이크는 그 녀석이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검을 들고 맹공을 펼치기 시작했다. 덩치가 큰 녀석은 몸이 둔하기 마련. 레이크는 그가 곤봉을 들어 자신의 검 을 막아낼 틈도 없이 녀석의 팔뚝을 몸에서 분리시켰다. 벌써부터 트롤의 몸 은 재생을 시작했고, 잘려진 단면이 움찔움찔 흔들린다. 레이크는 그 모습에 입꼬리를 살짝 들어올리며 트롤의 팔을 어깨째 날렸다. "훗, 실컷 재생해라. 실컷 잘라줄테니!" 트롤은 레이크의 공격에 쿠어억, 하는 거친 비명을 내질르며, 동시에 몸을 재생하고 레이크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는등 세가지 일을 한꺼번에 해냈다. 뇌용량이 부족한 녀석 치고는 참 대단하지 않은가? 레이크는 가능한한의 빠른 속도로 트롤의 몸을 베고 또 베었다. 어깨를 베 고, 다리를 자르고, 가슴에 검을 꽂고. 어느덧, 트롤의 표정에 지친 기색이 나타났다. 슬슬 몸을 사리기 시작했고, 이내 등을 돌리며 숲속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레이크는 쫓을듯 잠시 트롤 이 사라진 숲으로 걸음을 옮겼으나, 이내 자리에 멈춰섰다. 생각해보니 지 금 그가 트롤을 쫓을 입장이 아니지 않은가? "이거... 쉽지 않은 걸... 제 시간 맞출수 있을려나 몰라?" 여전히 숲의 그림 밖에 없는 엉터리 같은 지도를 들고서 옆에는 작은 소녀 하 나만을 대동한 채 몬스터들이 길바닥에 돌 채이듯 튀어나오는 이 숲을 지나 야만 하는 레이크가 하소연에 가깝게 내뱉은 한 마디였다.




계속--------------------------------------- 선전 하나!

이번에 열리는 동인지 모임 코믹월드에서 앙끄동 초룡 일러 그린 사람이 화이날 환타지 8 패러디 개인지 내거든요? (그 일러 가온비님 아이디로 올린 거지 가온비님이 그린 건 아니어용) 딴 사람 있어용~ 장소는 여의도 중소기업전시장이구 날짜는 7월 31일 토요일과 8월 1일 일 요일입니다아~~ 오셔서 무릉도원 부스를 찾아주시면 됩니다... 와서 한권만 팔아주세요 흑흑흑. 부스 구석에 쭈그려앉아 책 정리하고 있는 사람을 발견하시면 아마도 저일 확률이 90% 이상입니다.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Tul (talk) 

1999/07/29(09:07) from 210.105.245.147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90 , 줄수 : 361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2- 창작:SF&Fantasy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2-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7/29 읽음 60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푸른 하늘. 멀리 보이는 아른한 지평선. 까마득한 길, 숲 성. 그리고....

`독수리머리와 사자몸통이라.' 피트는 속으로 의외로 잘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잠시 생각했다. 그가 지금 타고 있는 이 거대한 생물체를 바라보면서. 피트의 입에서 실소에 가까운 헛웃음이 새어나왔다. `하, 내가 그리폰을 타게 될 줄이야...' 거의 커다란 황소만한 덩치가 힘차게 활개치고 있었다. 깃이 풍부한 거대 한 날개는 창백한 대기를 가르며 기류를 일으키고, 그에 맞춰 억센 어깨가 들썩들썩거렸다. 게다가 종종, 꺄~캬~ 괴성을 지르며 입을 벌리기도, 긴 꼬리를 흔들어 등을 쓸어내기도 했다. 그럴때 마다 그리폰의 어깨에 앉아있던 사람들은 움찔 움찔 몸을 떨었다. 물론 사람들이라는 단어가 세틴이나 유나, 피트같은,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두 발로 땅을 걸어야 한다는 사고방식을 지닌 사람 들만을 지칭하는 것이기는 했지만. 피트는 힐끔 옆을 바라보았다. 청록빛 그리폰의 등 위에 몸을 고정시키고 급조한 고삐-라고 부르기에는 너무나 모욕적인 밧줄더미- 들을 부둥켜쥔 채 새파랗게 질려있는 검은 머리의 소년과 그 뒤에 찰싹 달라붙은 금발의 아름 다운 소녀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세를레네씨...' 창공을 가르며 날쌔게 날아가는 그녀의 금발머리칼이, 아름다워 보일 정도로 햇살에 반사되어 피트의 눈을 부시게 했다. 게다가 그녀의 미소는 황홀하리 만치 아름답게 보였다. 하지만... `구름이 발 아래 깔려있는데 저렇게 즐거워하다니... 마법사들은 과연 알 수 없는 종족이야...' 피트는 혀를 내두르며 고개를 돌렸다.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이 높은 상공 에서도 태연하게 미소짓고 있는 세를레네와 시퍼렇게 질려 딱딱하게 굳은 세틴의 얼굴을 비교하고 있자니, 왠지 안쓰러워졌다. `그에 비하면 난 차라리 나은건가? 그래도 나는 공평하게 둘다 떨고 있으 니.' 피트는 속으로 쓴웃음을 지으며 힐끗 뒤를 돌아보았다. 분명 같은 마법사일 텐데 누구랑은 달리 바들바들 떨고 있는 유나의 얼굴이 보였다. 물론 피트는 그녀에게 왜 그리 겁이 많냐 라던가 하는 비난 따윈 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 다. 왜냐면, 그 역시 이들과 같은 표정일테니까. 더하면 더했지. 그러나.... `그 와중에도 저쪽을 향해 눈을 부라릴 여유가 있는 거 보면 역시 마법사는 마법사야...' 유나, 그녀는 이 와중에도 세틴의 허리를 감싸안고 있는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독기어린 눈빛을 보내는 것을 잊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뒷통수가 따가울 지경이군.' 어깨를 으쓱해보이며 피트는 다른 일행들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대충 분위기 를 파악 못 하는 그는 아니었지만, 남의 연애사정따윈 별로 신경쓰고 싶지 않 았다. 저만치 떨어진 채, 그리폰 위에 다정하게 붙어앉아있는 아린과 아리아의 모습 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저 쪽은 아주 자기 집 안방 들어앉아있는 모습이군.' 그들이 위치한 곳이 상공 수백미터의 고공을 날고 있는 그리폰의 등짝이라는 걸 전혀 인식 하지를 못 하는 듯, 아린은 누웠다 일어났다 앞에서 고삐를 붙 잡고있는 아리아와 장난을 쳤다 하면서 아주 신바람을 내고 있었다. `하긴, 저들이 창공을 두려워할리는 없겠지만...' 장난치다가 떨어질 뻔한 아린을 아리아가 잽싸게 손을 뻗어 건져올리는 광경 을 바라보며 잠시 치를 떨다가, 피트는 시선을 옮겼다. 아린의 그리폰 건너편으로 며느리한테 아들네미 빼앗긴 시어머니 표정을 한 채 -아주 틀리는 말은 아니지만- 표독스러운 눈으로 저 둘을 바라보는 붉은 머리의 여인과 그리폰 위에서 아예 드러누워있는 작은 소년의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그 뒤를 조용히 따라오는, 왠지 되게 피곤해보이는 적발의 청년과 무 심한 얼굴로 운해를 내려도는 금발의 소녀가 탄 묵빛 그리폰의 모습이 비쳐 졌다. `어쩌다가 이렇게 된 거지?" 피트는 문득 한숨을 쉬었다. 왜 이렇게 일행이 거창해진 건지... 그는 지금 무려 드래곤들과, 그것도 지상 최강의 드래곤이라는 에인션트 레드 드래곤 칼슈타인과 적용왕 키아드리스가 포함한 엄청나게 화려한 멤버와 함께 하늘을 날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 화려한 멤버가 그에게 무슨 도움이 되거나 할 가능성이 별로 크지 않 다는 것이 그를 연신 한숨쉬게 했지만. `내가 어쩌다가 이런 걸 타고 하늘을 날아가게 되었지?' 피트는 또한번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그가 정말 이유를 몰라서 하는 소리는 아니었다. 그들이 이렇게 만나기조차 두려운 몬스터의 등에 태연히 올라탄 채 이 높디높은 하늘을 날게 된 이유는 사실, 너무나 간단했던 것이다.


흉흉한 기세를 한껏 뿌리며 워프게이트 속으로 사라진 칼슈타인과 칼세니안은 저녁이 늦도록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서 아린들은 그날 하루를 완전히 공쳐버린 채 정원에서 뒹굴거리며 놀거나 (이건 아린이야기) 뒹구는 애 옆에서 보살피는 보모 노릇 하거나 (이건 아리아 이야기) , 한쪽 구석에서 검을 들고 땀을 빼거나 (이건 세틴이고), 라젤의 탑에 서 자신이 하려한 짓이 들키면 어쩌나 전전긍긍하거나 (이건 피트 이야기다), 아까 전에 기절한 주제에 저녁때까지 하염없이 기절만 하고 있거나 (이건 세 를레네), 그런 세를레네와 세틴을 번갈아 바라보며 무엇인가를 계속 중얼거리 기만 하고 있거나 (이건 유나겠죠?) 그런 그들을 멀찌감치서 바라보며 싱글거 리거나 (로자르아힘 이야기) 이 모든 상황들을 뭐 씹은 얼굴로 바라보며 제발 빨리 좀 사라져라! 라고 기원하거나 (이건 엘라인) 하는 다양한 시간때우기 방법을 동원하면서 칼슈타인들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그러나 그들이 돌아온 것은 거의 해가 다 저물어갈 때 쯤이었다. 무슨 일이 있 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정확히 말하면 별로 상상하기가 싫었지만- 일단 갈 때와는 달리 그들은 속 시원하다는 표정으로 귀환했고 그래서 한껏 얼어있었 던 뭇 인간들은 다들 안심한 표정을 지을 수 있었다. 물론 8서클의 마스터이기에 남들이 느끼지 못 하는 것을 느끼는, 그래서 칼슈 타인이 무슨 짓을 하고 돌아왔는 지 대충이나마 짐작하고 있는 세를레네는 옆 에서 여전히 부들부들 떨고 있었지만, 로자르아힘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그들을 반겼다. 그녀는 싱글거리며 물었다. "어떻게 됐어요?" 칼슈타인은 빙긋 웃으며 대꾸했다. "율법의 철퇴는 가혹하지." 옆에서 칼세니안이 말을 보탰다. "특히 우리들, 레드 일족은." 이 지고한 종족들의 대화에 인간들이 낄 자리 따윈 없었다. 잠시 후 그들이 도착한 지 얼마 돼지 않아서 또다른 한 사람이 귀환했다. 무지하게 피곤해 보이는 얼굴로 무지하게 녹초가 된 몸을 이끌며 허탈한 듯 실실거리는 저 붉은 머리의 청년을 바라보며 로자르아힘이 장난기 섞인 목소리로 말을 건넸 다. 그녀는 키아드리스가 여태껏 무엇을 하고 왔는지 쉽게 짐작할 수 있었 던 것이다. "수고하셨어요." 키아드리스는 의자에 몸을 던지는 걸터앉으며 칼슈타인과 칼세니안을 향해 있는 힘껏 눈을 흘긴 뒤 천천히, 거의 반쯤은 이를 갈며 대꾸했다. "진짜... 수고...했지." 물론 흘겨보든 째려보든 그런 것에 신경을 쓴다면 이들은 이미 레드 일족이 아닐 것이다. 당연하게도 칼슈타인은 가볍게 키아드리스의 시선을 무시한 뒤 곧바로 세틴 뒤에서 벌벌 떠는 세를레네에게 대뜸 질문을 던졌다. "자, 이제 하던 이야기 마저 하려무나." "예?" 감히 입도 뻥긋거리지 못하고 있던 세를레네가 화들짝 놀라 입을 열었다. 정 말이지 이렇게 벌벌 떠는 주제에 아까는 어떻게 10여페이지를 가뿐히 떠들 수 있었는지 참으로 불가사의하기 짝이 없었지만 칼슈타인은 그런 사소한 건 죄다 무시한 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네 이야기 말이야. 결국 결론은 저 애를 인간으로 만들 수는 있는데 그 방 법을 모른다는 거잖아?" 말을 마치며 칼슈타인은 턱끝으로 아리아를 향해보였다. 세를레네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 방법을 적은 자료는 이제 제국 수도 샤하르에밖에 남아있지 않는 답니다." 굳이 칼슈타인이 아리아를 인간으로 만들어줄 이유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는 의외로 꽤나 열성이었다. 사실, 아리아를 위해서라기보단 아린의 장래 를 위한다는 측면이 더 강했지만...... 적어도 칼슈타인만큼은 다른 드래곤들이 모르고 있는 사실을 알고 있었고 그 일이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해서라도 그는 지금 아리아를 인간으로 만들 어야 했다. "그럼 그 방법을 알려면 그 제국 수도라는데로 가야겠군. 근데..." 잠시 무엇인가를 중얼거리던 칼슈타인이 문득 고개를 돌려 칼세니안을 바라 보며 말했다. "거기가 어디야? 칼세니안, 자네 아나?" 그녀는 고개를 저었다. "아뇨?" "로자르아힘. 자네는?" "모르는데요." "키아드리스. 당신도 모르시오?" "모르오." 모든 드래곤들의 시선이 세를레네에게로 쏠렸다. "저...저도 모르는데요..." 칼슈타인의 표정이 기묘하게 변했다. 잠시 후 그는 따지듯이 세를레네에게 질문을 던져댔다. "잉? 너 이동네 왕이래매? 거기를 왜 몰라? 게다가 마법 봉인도 해제시켜줬 는데 왜?" 세를레네는 다시 움찔거리며 고개를 숙였다. 그런 그녀의 모습을 보다못한 피트가 잽싸게 대신 대꾸했다. "위대한 분이시여. 저희 인간들은 마법진 없이 그렇게 먼 거리를 이동할 수 없습니다." "아, 그렇지 참." 칼슈타인은 뒷통수를 긁으며 멋쩍은 웃음을 흘렸다. 인간들의 워프 마법으로는 기껏해야 500KM정도의 거리가 한계였다. 가히 살 아있는 전설인 9서클의 마스터 가스터정도의 마법사나 그 거리를 뛰어넘을까? 적어도 일반 마법사로써는 워프의 최대거리가 500KM가 한계라는 것이 제국 마법계의 정설인 것이다. 그래서 대부분 그런 초장거리 이동은 따로 마법진을 만들어 이동하는 것이 관례였다. 제작하는 것이 까다롭긴 하지만 일단 만들어놓으면 마법사뿐만 아 니라 소량이기는 하지만 군사나 물자들도 단숨에 운송시킬 수 있으니까. 그러므로 세를레네가 제국 수도의 좌표를 외우고 있을 필요 따윈 어디에도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찌되었건 가긴 가야했다. 그리고 갈려면 길을 알아야 했다. 길 을 알려면? 당연히 지도가 필요하지 않겠는가? 칼슈타인은 곧바로 방을 나선 뒤 저 사람들 도대체 언제쯤 떠날 생각인가 라며 서성거리는 엘라인을 붙잡아 단호하게 말했다. "야,지도 좀 가져와." 시키면 해야 한다. 이것이 지금의 엘라인의 팔자였다. 엘라인은 잽싸게 제국 지도를 대령했고 그것을 받아든 키아드리스가 지도를 펼친 뒤 이리저리 살피 더니 손가락으로 한 쪽 구석을 가리켰다. "가장 가까운 좌표가 이곳, 적색산맥이오. 그 부분에 대한 좌표는 내게 있 소." "그럼 거기서 수도까진 어떻게 가죠?" 로자르아힘의 질문에 칼슈타인은 무슨 쓸데없는 걱정이냐는 듯 태연하게 대 꾸했다. "일단 거기가서 아무거나 잡아타지 뭐. 탈 거 많은데 뭐가 고민이야?" 로자르아힘은 피식 웃었다. 아무래도 가장 최근까지 꿈을 꾸다보니 가끔 이 렇게 현실과 혼동되는 일이 있는 것이다. 그녀는 아직, 어린 드래곤이었으 니까. 문득 지도를 살펴보던 칼세니안의 두 눈이 반짝 빛났다. "호오, 온천도시라..." 그 지도 한구석 적색산맥 근처에 온천도시이자 휴양지 아우르 라고 적혀있 는 작은 도시가 보였던 것이다. 안 그래도 목욕 좋아하는 칼세니안이 반색을 하며 고개를 들었다. "잘 됐네? 가는 김에 여기나 들리죠?" 물론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드래곤들이야 남아돌아 푹푹 썩혀 비료로 만들 어도 되는 것이 바로 시간이라는 존재고, 인간들 중에는 감히 사르바잔의 마룡 , 움직이는 폭염의 화신 레드 웜 칼세니안의 의견을 반대할 만한 배짱을 가진 사람이 있을리가 없으니까.


어젯밤의 일을 생각하며 피트는 또다시 길게 한숨을 쉬었다. "에휴...." 뭐 잡아 타고 간다길래, 아마도 야생마 몇 마리 잡아서 타고 가려나보다라는, 두 발로 대지를 걷는 인류의 일원다운 소박한 피트의 상상은 그들이 적색산맥 입구에 도착하는 순간 완전히 뭉개져버렸다. 그들은 도착하자 말자 바로 드래곤 피어를 터트리더니 그리폰, 사람의 연약 한 육체 따윈 발톱만으로도 찢어버릴 수 있고 말 한 마리를 낡아챈 채 수십 미터 상공으로 날아오를 수 있는 이 무지막지한 몬스터들을 대뜸 불러모아서 근처 칡덩굴로 목에다 칭칭 감아버렸던 것이었다. 그리고 대뜸 하는 말이. "왜들 그래? 빨리 타." 였다. 분명히 명쾌하게 결론이 나와서 잽싸게 이동하는 것은 좋은데... 저들은 전혀 남들에 대한 배려라는 인류의 미덕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 문 제였다. 뭐, 인류가 아니니까 이해 못 하는 것이 당연할지는 몰라도 어쨌든 그들 평범한 인간들의 섬세한 신경으로는 몬스터의 등에 탄 채 급조된 밧줄 고삐에 위태로운 몸을 싣고서 고공 수백미터 위로 하늘을 날아가는 일이 결 코 달갑지 않은 것이다. 음. 한숨이란게 한번 나오면 쉽게 그쳐지지는 않는 것인 모양이다. "에휴휴휴휴" 그렇게 한숨을 푹푹 쉬는 가운데에서도 이윽고 그리폰들은 그 커다란 날개를 휘저어 적색산맥 입구에서부터 그들의 목적지까지의 비행을 마쳤다. 꽤 먼 거리였으나, 역시 날개하나는 튼튼한 그들이기에 등에 사람을 하나씩 태우고서도 별 탈 없이 이 짧은 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긴, 그래봤자 이들 무리의 본체가 가지고 있는 날개와 비행력에 비한다면 드워프 앞에서 땅굴 파는 격이오, 오우거 부락에 정육점 차리는 격이오, 스켈 톤 앞에서 다이어트 하는 격이오, 카인 경 앞에서 삽질하는 격... 음 마지막 은 아니고... 어쨋든 그런 것이다! (넘어가자 넘어가. 마감때매 망가진 작가 잘못이니.) 어쨋든, 그렇게 그들이 도착한 곳은 원래 정해진 대로, 온천과 휴양지로 유명 한 도시인 아우르였다.




계속--------------------------------------- 막간 선전. 드디어 나왔군요 데로드 엔드 데블랑. 책으로 1,2,3권까지 나왔습니다. 출판사는 문수미디어고요 가격은 7000원입니다. 솔직히 누구누구 책이랑은 달리 오타도 없고 (어흐흐흑) 참 깔끔합니다.... 만! 표지가...표지가...

음, 아글경 책 많이 팔려서 인세턱을 얻어먹기 위해! 광고 한번 더 때리옵니다^^ P.S 초룡에서 애들이 칼만 들고 설치는 이유?

이거 사실 간단한건데... 
내가 소설 처음 쓸때만 해도 무기 이름을 레이피어랑 바스타드소드밖에 
몰랐어요T_T 
그래도 뒤로 가면서 다른 무기도 조금씩 나오잖아요^^ 
나도 나름대론 열심히 공부했다 뭐.,,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Tul (talk) 

1999/07/29(09:08) from 210.105.245.147 작성자 : 이선식 (chonjni1@netian.com) 조회수 : 92 , 줄수 : 26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3- 창작:SF&Fantasy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3-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7/29 읽음 583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일단 그리폰들을 날려보낸 뒤, 그들은 마을이 내려보이는 작은 구릉에 모였 다. 그리고 도시라고 하기엔 너무 작고, 그렇다고 마을이라고 부르기에는 좀 큰 저 온천도시의 모습에 드래곤들은 뭐가 그리도 좋은지 싱글거리기 시작했다.

"온천이라... 인간들의 또다른 즐거움이지." "칼슈타인님은 맨날 뜨끈한 데 들어가게시잖아요?" "인간들의 육신으로 느끼는 감각이 더 좋아. 본체는 워낙 감각이 둔해서. 근데 이건 꼬마애 몸이라 괜찮을지 모르겠네. 애들은 피부가 얇아서.... 노인네 몸으로 다시 폴리모프할까?" "그 편이 훨씬 더 어울린다고 보오만. 칼슈타인." "적룡왕 당신도 나이상 거의 고룡에 근접했잖소? 그런 주제에 청년 모습하 면서 뭘..." "그래봐야 칼슈타인 당신보단 2000살이나 젊소." "왠 잔말들이 그렇게 많아요? 일단 갑시다!" 자칭 온천매니아 칼세니안의 유쾌한 환호를 뒤로 한 채 그들은 천천히 마을 로 발걸음을 옮겼다. 물론 찍소리 못하는 인간들도 그들의 뒤를 졸졸 따랐 고.

* 

마을은 새벽을 훨씬 넘긴 지금까지도 안개로 자욱했다. 아니, 정확히는 수 증기로. 마을을 감싸고 흐르는 시냇물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는다. 수온이 높아 정상 적인 생태를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 종종 공기에 매캐한 유황냄새가 섞여오기도 하지만, 그다지 심하지는 않았다. 하긴, 심했다면 결코 마을이 들어서지 않았을 것이다. 산 한쪽의 갈라진 암반 틈에서 샘솟듯이 솟는 이 뜨거운 물은 마을에 여러모로 도움을 주었다. 겨울에도 농사를 지을수 있게 해 주었으며, 마을사람들이 혹한 에 떨 일도 없었다. 게다가 온천욕장이라는 이 시대로써는 독특한 사업을 가 능하게 해주었다. 뭐 세세한것 까지 들자고 한다면, 빨래를 할때 손이 시렵지 않다거나 끓이는 요리를 할때 물을 끓이는 시간을 절약할수 있다는 것도 있고. 이런 상당히 특이한 위치에 있는 마을이어서인지 이 곳은 지도에도 꽤나 상세한 부연설명이 붙어있었다. 마을의 중앙광장을 걸으며 신기하다는 듯 주변을 살피는 아린 일행들을 바라보 며 -온천이라는 것이 사업화 된 시기가 워낙 최근인지라 인간들은 물론이고, 드래곤들조차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키아드리스는 지도책을 훑어보더니 재밌다는 듯 큰소리로 그것들을 읽어내리기 시작했다. "이곳 아우르 온천욕장은 이 마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만든 곳으로서 귀족 전용으로...귀족전용? 그럼 평민 전용도 따로 있나? 평민 주제에 무슨 온천이야? 뒷동산 우물물 길어다 한번 끼얹으면 땡이지. 뭐 어쨌든... 커다 란 규모와 깔끔한 내부장식, 친절한 서비스로, 인근 마을에 소문이 퍼진것은 물론이거니와 저 멀리 제국의 수도에까지 이름이 널리 알려져 있다. 온천탕, 허브탕, 열탕, 유황탕등 갖가지 탕을 갖추고 있는데... 흐음? 이건 무슨 소 린지 모르겠군. 찌개 이름인가? 뭐 어쨋든 피부미용에 좋다는 소문이 퍼져 특히 귀부인들에게 인기가 좋다고도 한다....라...." 그러며 한참을 걷자 마을 안쪽 산 기슭에 낮은, 그러나 넓지막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다. 동시에 나무 위에 금박을 입힌, 꽤나 화려해보이는 대문도. 아린들은 일단 안으로 들어섰다. 말끔하게 차려 입은 여자종업원이 다소곳이 고개를 숙이며 그들을 맞았다. 종업원들의 안내를 받으며 들어간 온천욕장 내부는 귀족들이 사용하는 것이니 만큼 호화롭기 짝이 없었다. 깨끗하게 다듬은 둥근 형태의 돌로 빙 둘러 온 천장을 꾸몄고, 곳곳에 이런 저런 조각상들을 세워져 있었다. 아린의 입에서 감탄사가 흘러나왔다. "와, 건물 이쁘다." 그러나, 이곳이 이 정도로 호화롭다는 의미는... "윽. 이 동네 비싸겠다. 야, 돈 있는 사람?" 비싸다는 의미와 일맥상통하는 것. 칼슈타인은 주위를 둘러보며 당황한 듯 질문을 던졌고 모든 드래곤들은 고 개를 저었다. 애당초 아린을 찾아나서는 길이어서 인간들에게나 필요한 돈따위는 전혀 들 고 나오지 않은 것이다. 술집에서 술값 떼어먹고 튀는 이 치사한 작자들이 돈이 어디 있겠는가? -라기보단 돈 쓸 일 자체가 없었지. 누가 감히 이들에 게 돈을 받겠는가.-. 그러나 이런 곳에서 성의가 듬뿍 담긴 서비스를 즐길려면 돈이 있어야 아무 래도 편하기 마련이다. 당장 이들의 대화를 어깨넘어로 듣고 있는 종업원들 의 안색이 찌푸려지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용언으로 돈 못 만들어요?" 진지하게 물어오는 로자르아힘의 태도에 칼슈타인이 기가 막히다는 듯 대 꾸했다. "차라리 용언으로 온천을 만들라고 하지 그러나?" "온천 만드는 건 쉽잖아요? 훅~ 하면 그만인데." "어? 그렇네? 뭐 어쨌든." 칼세니안의 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던 칼슈타인이 주변 드래곤들을 바라보며 난감한 듯 입을 열었다. "누구 자기 레어에 공간 연결한 사람? 나 하도 오랜만에 나와서 연결시켜놓 은 효력이 다 떨어졌는데?" 드래곤들은 전부 서로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이들이 지금 무일푼인 건 사실이 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난뱅이인 것은 절대 아니다. 제각기 자기 레어로 돌아 가면 수많은 세월동안 긁어모은 보물들이 즐비하게 널려있는 것이다. 채 들고 나오지도 못할 만큼 막대한 보물이. 그래서 보통 드래곤들의 경우 자신의 레어에 마법으로 공간을 연결시켜놓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인간세상을 돌아다니다가 부득히하게 무엇인가 댓가를 선사해야 할때 재깍재깍 줄 수가 있는 것이다. 그래야 쪼잔하다는 소리를 면 하지 않겠는가? 덕분에 인간 세상에도 귀중한 보물들이 돌아다니는 거고. 단지 문제는 지금은 놀러나온게 아니라서 아무도 그런 데까지 신경을 안 썼 다는 것이었다. 물론 워프 마법으로 직접 갖다오면 금방이기는 했지만... 그러기엔 또 귀찮다. 불러오나 갖다오나 어차피 금방 아니냐라고 묻는다면 할말은 없겠지만 그렇다 면 tv 리모콘 따위는 있을 필요가 없겠지. 난감하해는 레드 일족을 보다 못한 로자르아힘이 살짝 손을 들고 입을 열었다. "제 레어에 연결이 되어있긴 합니다만." 그녀는 지금 꿈을 꾸던 도중에 끼어든 것이었다. 당연히 연결이 되어있을 수 밖에. 칼슈타인이 반색을 하며 그녀를 향해 손짓을 했다. "대충 챙겨오게." 로자르아힘은 고개를 끄덕인 뒤 천천히 허공에 간단한 손짓을 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길을 따라 허공에 황금빛 곡선이 서서히 그려졌고 동시에 뒤에 도열 해있던 종업원들의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로자르아힘 머리 위 약 5미터 정도 높이에 사람 크기만한 황금빛 마법진이 완 성되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리며 물었다. "그냥 돈 되는 것만 좀 들고 오면 되는 거죠?" "온천에서 마법검 쓸 일 있냐? 보석이랑 황금만 챙겨 와." 칼슈타인의 대꾸에 로자르아힘은 고개를 끄덕이며 나직히 외쳤다. "전이." 그리고 순간 마법진이 환하게 빛났다. 동시에 그곳에 모여있는 모든 인류의 입이 떡 벌어졌다. "우와..." 와르르. 툭탁툭탁. 루비,사파이어,다이아,등등을 비롯한 온갖 보석들과 산더미같은 황금덩이들 이 마법진을 통해서 그야말로 비오듯이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그야말로 일 국을 살수 있을 정도의 보물...까지는 사실 안 된다 해도 일국의 1년 유지비 용 정도는 충분할 듯이 보이는. 쏟아져내려오는 보석과 황금들을 바라보던 로자르아힘이 귀엽게시리 손가락을 빨며 중얼거렸다. "웅. 아까워. 열심히 모은 건데." "에그. 쪼잔하게시리 저게 몇 푼이나 된다고. 걱정마. 나중에 10배로 갚아 준다." "하긴, 칼슈타인님의 레어에 있는 보물에 비하면 이 정도는 새발의 피겠 죠." 혀를 차는 칼슈타인과 태연한 듯 대꾸하는 로자르아힘의 말에 옆에 있던 세 틴이 자기도 모르게 입을 떡 벌렸다. "저게...새발의 피에요?" 정확하게 측량해보지 않아서 알수는 없지만, 대충 높이 2미터 넓이 3미터의 거대한 황금산이 그들의 눈앞에 쌓인 것이다. 특히나 보석에 조예가 깊은 유 나의 눈빛은 장난이 아니었다. 저 보석들 중 하나만 집어가도 왠만한 평민 들은 1년은 아무 것도 안 하고 배부르게 놀고 먹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진한 감동을 유나는 허탈하게 표현했다. "하하... 150골드 45길드로 5명이서 여행하던 때가 엇그제같은데...저런 산 더미 보석이라니..." "와. 용케도 금액까지 다 외우고 있구나." 세틴의 감탄에 유나는 천역덕스럽게 대꾸했다. "알뜰하니까. 솔직히 그거 쪼개쓰느라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아?" "정확하게 말하면 580길드 56실드에요. 보석 값까지 합쳐서." 자기도 알뜰하다고 시위하도 하듯 세를레네가 얼른 말을 이었다. 물론 그 이후 지금 그 이야기를 왜 하는데? 라는 세인들의 시선을 받으며 몸둘바를 몰라해야 했지만. 어쨋거나 저 쏟아져내린 황금 더미들을 바라보는 종업원들의 태도는 그야말 로 제국 황제라도 모시는 듯한 태도였다. 가히 중력을 무시하며 허리를 90도 로 숙이는 -보통은 90도로 숙이면 쓰러지게 마련인데.- 그들의 모습은 정녕 투철한 직업정신의 상징으로 부족함이 없으리라. 칼세니안은 느긋한 웃음을 입가에 머금으며 일행을 돌아보았다. "그럼, 들어가죠?"




계속------------------------------------------ 인기 투표 다시 말씀 드릴께용.

나우누리는 go 초룡 하신 뒤 5번의 2번 들어가주시면 이벤트 란이 있구요 하이텔은 go 초룡 하신 뒤 3번의 4번 들어가주시면 칼타나스와 칼세니안이 만났을 때. 라는 방이 있사옵니다. 거기가 이벤트란이걸랑요. 거기로 좀 해주세요. 글쓰느라 일일이 메일로 받을 수가 없어서요. 대신 연재는 최대한 빠르게 하겠습니다! (마감때매 어차피 빨리 해야 되자 나--;; 뭐 그리 부지런한 척...) P.S 선전 선전 서어어어언저어어어언~!!!!!!!!!!! 7월 31일 8월 1일 여의도 중소기업 전시장에서 코믹월드 한답니당Tul (talk) 초룡 일러스트 그렸던 사람이 개인지 화환8 동인지 내는데요, 저도 구석에 쭈그려앉아 책 팔거거든요? 와서 한권 씩만 사주세요 어흐흐흑Tul (talk)T_T P.S 2 저 하이텔로 메일 보내주신 분들께 죄송하단 말씀을 드립니다

하이텔 아이디는 제 동생 꺼라서 좀 여러사람이 사용하다보니 
메일을 다른 사람들이 읽어버리더군요--;;; 

하이텔만 이상하게 메일이 안 오는게 아니었어--;;;; 이제부턴 죄송하지만 앞에 [경배]라고 말머리 좀 붙여주세요 그래야 제가 읽을 수 있어요오오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Tul (talk) 

1999/08/03(01:17) from 210.102.100.103 작성자 : 김조섭 (joseob@netian.com) 조회수 : 136 , 줄수 : 1458 초룡304-307 환타지 게시판

환타지 게시판


68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7-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8/02 조회 : 23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7-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2 읽음 47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문득 풀숲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산짐승의 것과는 다른 이 소리에 다리오스들은 잠시 긴장했다. 평소라면 드 래곤이 떡하니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라도 하기 전까지는 전혀 긴장이라는 것을 모르던 인간들이었건만, 지금은 겨우 풀숲이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도 등뒤로 땀을 흘릴 지경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그들은 채 이들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무위로 볼 때 말도 안 돼는 일이기는 했지만, 그만큼 지금 그들은 정신이 빠져있었다. 그들은 일제히 긴장된 상태로 풀숲을 노려보았고, 그렇게 수풀사이로 두 개 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두 개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 그림자들은, 그들이 너무나 잘 아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이오네 공주님!" "이오네!" 두 사람중 한명은 다름아닌 이오네였다. 일국의 공伶遮?것이 무색할만큼 지저분한 외모에 여기 저기 찢어지기까지 한 옷차림과 헝클어진 머리, 게다 가 완전히 지쳐버린 표정까지.... 예전의 아리땁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딱 성냥 한바구니 쥐어주면 어느 유 명한 동화책의 주인공일 듯한 모습이었다. "플루토...오빠..." 완전히 지쳐버린 이오네는 다리오스 일행을 발견하자 마자 플루토에게 다가왔고, 그의 품에 쓰러지더니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앙!" "이오네..." 플루토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울 먹이는 그녀의 모습과 사라져버린 자신들의 고향,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상조차 가질 않았다. 단지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다독거리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한편 이오네와 함께 숲 사이에서 나타난 사람은 카르셀의 국왕 라티스 엘 카르 셀이었다. 그리고 그 역시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를 바라보는 가스터의 입에서 멍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라티스...자네..." 여기저기 속살이 드러나는 옷차림에다 피딱지까지 엉겨붙은 얼굴까지, 그냥 보면 딱 어디서 무전취식하다 두들겨 맞은 모습이었다. 거기다 조금의 생기 조차 느낄수 없는 죽은 자의 표정이라니... 이 모습 어디에서 일국의 국왕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가스터는 잠시 라티스의 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하지만, 라티스는 대꾸를 하지 않았다. 여전 눈동자는 풀려 있었고, 피로해보이 는 얼굴에는 깊은 허무가 자근자근한 주름 사이사이마다 배어있었다. "이보게 라티스! 자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아무말 없는 라티스를 향해 가스터가 외치듯 다그쳤고, 그제서야 라티스는 천 천히, 그리고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였어..." "라티스?" 라티스의 말에 가스터는 일순 이해가 가지 않는듯 되물었다. 그때, 라티스가 돌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허무와 광기가 뒤섞인 괴상한 웃음소리, 차라리 울음에 가깝게 들리는 라티스 의 광소에 가스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제기랄..." 잠시 이를 악문 뒤 가스터는 잔뜩 굳은 얼굴로 플루토의 품에 안겨 계속 울고 있는 이오네를 바라보았다. 처연한 표정으로 연신 눈물만 흘리고 있는 카르셀 의 공주를. 거의 노려보는 것에 가깝게 그녀를 바라보며, 가스터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이오네 공주님?" 그러며 가스터는 고개를 돌렸다. 저 검푸른 물의 대지를 향해. "이 빌어먹을 상황에 대해서." 이오네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저없는 차분한,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조금의 감정조차 실리지 않은 무감 각한 목소리로 이오네는 그렇게 설명을 끝마쳤다. ".....그렇게 된 뒤, 저와 아바마마는 이 곳으로 떨어졌어요. 그리고 그냥 헤멨죠. 그러다 여러분을 만낫어요. 그게 끝이에요." 그리고 이오네의 입이 다시 닫혔다. 일행의 표정은 시시각각 일그러져 더이 상 엉망일 수 없을 정도였다. "맙소사." 플루토가 중얼거렸고, 다리오스는 믿을 수 없다는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세르니안... 왕비님이었다고?" 베라도 도무지 납득이 안간다는 표정이었다. "사르바잔의 마룡, 칼세니안이라니..." 모두가 황당해하고, 또 허무해 하는 가운데, 돌연 가스터가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저 녀석이 저 꼴이 된 건가?" 순간 가스터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한 손이 거친 동작으로 라티스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는 그대로 자신의 친우를 강하게 끌어당기며 경어까지 집어 치운채 라티스의 얼빠진 얼굴에 대고 크게 외쳤다. "야 이 바보같은 자식아!" 그의 말에 다리오스와 플루토, 베라의 얼굴이 사색이 됐다. 물론, 국왕과 그 의 관계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것은 그 관계 이상의 폭언이 아닌가? "가..가스터!" 다리오스가 부르는 소리를 뒤로 한 채, 가스터는 계속 외쳤다. 주위의 시선에 전혀 아랑곳않는 모습이었다. "정신차려라 라티스! 이것이 한 나라의 국왕이란 자의 모습이냐!" 라티스의 힘없는 표정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차갑고 냉소적인, 스스로를 비웃는 듯한 허무한 목소리가. "국왕? 이미 카르셀이라는 나라는 없어..." 그 모습에 가스터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네가 바로 카르셀이다! 네가 있는 곳이 카르셀이고 네가 존재해야 카르셀 도 존재해!" 가스터의 외침이 이어졌다. 가스터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다리오스도, 플루 토도, 베라도 끼어들 틈을 찾지 못한채 곁에서 조용히 그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오네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언제나 희희덕거리기만 하던 가 스터의 모습이 지금은 너무나도 두렵게 보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가스터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듯 했다. 그는 계속 외쳤다. "그까짓 땅덩어리 일부 가라앉았다고 이렇게 시체처럼 구는 거냐! 네가 언 제 그런 인도주의자가 됐다고 이 모습이야! 누구보다도 교활하고 악랄하 고 인정사정없는 패왕이었던 네가!" "난 그녀를 잃었어..." 라티스가 중얼거렸고, 가스터가 냉소했다. "웃기지 마라 라티스." 가스터는 잠시 말 사이에 시간을 두었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비를 죽이고 형제를 암살한 뒤 왕위에 오른 네 녀석이 여자때문에 이런 모습이 되버렸다는 것을 나보고 믿으라는 말이냐!" 가스터의 이 말에 라티스가 기운없이 고개를 가로젓었다. "자네도 알지 않나. 그녀가 내게 있어 어떤 존재였었는지..." "하..하..하.." 이번에는 가스터가 웃었다. 또박또박, 차갑고 단호하게 그는 웃었다. 그리고 또다시 언성을 높였다. 그의 한 손이 다시 한번 거칠게 라티스의 멱살을 쥐어 흔들기 시작했다. "이 바보같은 자식아! 고작해야 여자한테 버림받은 것 가지고 이러는 거냐!" 그러나 라티스는 여전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뿐이었다. 그의 두 눈은 여전히 풀려있었다. "고작이라... 그녀는 내게 있어 전부였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그거냐!" 얼굴이 벌게진 가스터, 그의 고함이 끊임없이 숲 사이로, 그리고 이제는 바 다가 된 저 검푸른 평야로 울려퍼졌다. "그 악마는 칼세니안이다. 그녀의 어디가 세르니안 왕비였다는 거냐? 너는 그녀를 세르니안 왕비로 인정할 수 있다는 거냐?" "그녀는 세르니안이었다.... 나는 그것을 알 수 있어."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라티스였다. 여전 힘없이 중얼거리는 그의 눈가에 조용히 눈물마저 고이기 시작했다. "난 모든 것을 잃었어...." 가스터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자욱한 침묵이 흘러갔다. 한참 뒤에야, 침을 꿀꺽 삼킨 뒤 그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잘 들어라 라티스." 그리고 고함이 터져나왔다. "너에겐 아직 드넓은 땅이 남아있어! 바트란과 리베이드 역시 네 것이 아 니었냔 말이다! 수만의 군대와 기사단이 너에겐 그대로 남아있지 않나! 대륙 최강의 검사와 마법사가 네 곁에 있지 않은가? 도대체 네가 뭘 잃었 다는 거야!" "그런 것들은 이제 의미가 없어..." 다시 한번 힘없이 중얼거리는 라티스.... 그의 모습에 가스터가 분노를 터 트리며 얼굴을 험악히 일그러뜨렸다. 그의 손이 붙잡고 있던 라티스를 바닥으로 내팽개쳐버렸다. 그리고 땅바닥을 구르는 라티스를 바라보며, 얼른 그를 부축하려는 다리오 스를 제지하며 단호하게 외쳤다. "눈을 떠라 라티스. 넌 나의 왕이다. 9서클의 마스터, 인간계 최강마법사 인 이 대마법사 가스터의 왕이란 말이다. 섬뜩한 소름이 그 곳에 있는 모든 자들에게로 스며들었다. 고요한 숲 속에 서 바람만이 풀 숲을 스치우는 가운데, 가스터의 목소리가 장중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나와 어울릴 자격을 보여라. 라티스. 나를 다스릴 자격을 보여라." 그리고 그는 단호하게 말을 맺었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너를 나의 친우로, 나의 왕으로 인정치 않겠다. 기억 하겠지? 우리의 오랜 약속을." "....가스터." 라티스의 멍한 두 눈에 일순 감정의 빛이 스쳐지나갔다. 당혹이라는 이름의 그것이. 가스터는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다. "대답해라 라티스. 나를 잃고 싶은가?" 가스터의 물음에 라티스의 표정이 서서히 뒤바뀌었다. 분노에서 격정, 두려 움들이 한번씩 그의 얼굴을 스치더니 문득 표정에 미소가 어렸다. 라티스의 입가가 미묘하게 올라갔다. "너무 그러진 말게. 난들 모르는 건 아니라고..." 두 눈에 되살아나는 생기, 목소리에 조금씩 배어나오는 감정들, 라티스의 변 화를 바라보던 가스터의 목소리가 다시 낮아졌다. "흥, 이제야 돌아온 건가?" "아직 다 돌아온 것은 아니라네. 하지만 정신은 드는군..." 그는 차분하게 대꾸하며 몸을 일으켰다. 지저분해진 옷차림을 대충 털어가면 서. 그는 한층 안정되보이는 모습이었고 그를 바라보는 가스터 역시 예전의 표 정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문득 라티스가 가스터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아 그런데 말일쎄 가스터?" "응?" 이 돌연스러운 부름에 가스터가 뭐냐는듯 되물었다. 라티스는 넉살좋게 대 꾸했다. "뭐 먹을 거 없나? 정신이 돌아오니 제일 먼저 느껴지는 것이 굶주림이로 군." "좋아. 이제야 나의 왕답군." 고개를 끄덕이는 가스터의 입가에 득의의 미소가 어리어졌다.



59 초룡304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7/31 조회 : 50 게시판-SF & FANTASY (go SF)』 41284번 > 제 목: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4- 올린이:벗꽃aoi > (임경배 ) 99/07/30 19:47 읽음:586 관련자료 없음 > -------------------------------------------------------------------------- > --- > 마지막 까지 읽어봐 주세여 말씀 드릴게 있습니다. > > > > > >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 > > > > > > --------------------------------------------------------------------- > 온천장의 입구는 화려했다. 그리고 안은 더 화려했다. 그래서 서민 출신의 유나는 애처러워 > 보일 정도로 기가 죽어버렸다. > > 비록 높지는 않았지만 -기껏해야 2층 건물- 대신 온갖 수수하면서도 기품있어보이는 장식 > 들로 회랑이 전시되어있었고 게다가 회랑을 받치는 기둥은 번뜩이는 대리석일 정도였다. 바 > 닥부터 내부의 여러 구조물은, 엷은 회색과 흰색의 타일, 벽돌 따위로 이루어져 있었다. 벽 > 돌, 타일 하나 하나마다 아름다운 무늬가 세겨져 있는것이 상당히 값비싼 물건이라는 것을 > 한눈에 알 수 있었다. > > 한낮 온천장을 위해 무슨 돈을 이렇게 쏟아부었는지 보면 볼수록 “?떨리는 그녀였지만, > 그렇다고 속마음을 대놓고 말해버릴 수도 없었다. 이 광경을 보고도 일행들은 그녀 외에는 > 아무도 놀라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 일단, 옆에서 휘둥그레하는 유나를 보며 왠지 득의양양한 듯 입을 여는 세를레네가 있었다. > > "뭐 이 정도 가지고 놀라세요?" > > 게다가 옆에 있던 세틴도 별로 놀란 기색도 없이 외려 유나가 이상하다는 듯이 말을 하면서 > 대꾸했다. > > "뭐, 제법 괜찮네. 왜 그래 유나?" > > 피트야 애당초 신관이니 대리석 기둥쯤은 신물나게 봤을테고. > > "온천이라... 한 번도 못 와봤는데." > > 아리아는 애당초 무표정.(그러나 허구헌날 무표정으로 일관하면서도 은글슬쩍 알뜰한 그녀 > 이기에 그녀의 어깨에는 로자르아힘이 왕창 쏟아부은 보석과 황금들이 남김없이 바리바리 > 짊어져 있었다. 뭐, 종업원들은 좀 김샜겠지만.) > > "....." > > "왠지 서러워지는 걸..." > > 한숨을 길게 내쉬는 유나를 보며 인간 일동 일제히 시선 집중. > > "...?" > > "에휴휴휴. 들어가요 들어가." > > * > > > "흐으음...따뜻해..." > > 유나는 조용히 따뜻한 물 속에 몸을 담린?나직히 중얼거렸다. 그동안의 피곤이 싹 풀리는 > 듯 따스한 열기가 그녀의 전신을 감싸기 시작했다. 그녀는 살짝 두 손으로 물을 떠보았다. > > 물은 맑았다. 주위 역시 따듯했기에 물의 온도가 높음에도 김은 허공에만 어렸을 뿐 물에 > 까지는 어리지 않았고, 투명한 물을 통해 바닥이 숨김없이 드러났다. 바닥에 깔려있는 백옥 > 빛의 계란만한 아란석들은 수면을 반사하는 빛과 엉켜 더더욱 아름다운 색을 내고 있었다. > > 그녀는 고개를 돌려 슬쩍 욕탕을 둘러보았다. > > 욕탕 역시 화려하긴 마찬가지였다. 둥그런 암회색 돌을 흡사 석축처럼 쌓아 나지막한 턱을 > 만들고 그 안으로 깊이가 거의 1미터쯤 되는 깊이로 물을 담아 두었다. 찰랑찰랑 흔들리는 > 수면이 채광창을 통해 쏟아져 들어온 불빛에 반짝였다. > > 욕탕 한쪽에는 어린아이의 나신 조각상이 물병을 들고 있었는데, 그 물병에서는 끊임없이 > 뜨거운 물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즉, 이 욕탕의 수원인 것이다. 게다가 거대한 샹들리에가 > 채광창만으로는 부족한 내부의 빛이 되어주었고, 벽벽마다 흰색의 대리석 조각들이 부조되 > 어 있었다. > > 괜시리 욕이 나왔다. > > `?좡歐?더럽게 화려하군. 쳇.' > > 이 정도를 만들어내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투자하였을까? 그리고 이 정도시설을 이용하 > 려면 보통의 평범한 사람은 얼마나 오랜 기간을 일해야 할까?그녀만 있었다면 죽었다 깨어 > 나도 들어올 수 없는 곳, 그녀는 한낮 전직 도둑, 현직 견습 마법사 소녀에 불과한 그녀에게 > 이런 호강을 시켜준 금발머리의 소녀, 로자르아힘을 힐끗 바라보았다. > > 찬란한 금발머리를 가볍게 틀어올린 채 그녀는 바로 옆의 칼세니안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 > 누고 있었다. 그녀들을 바라보며 유나는 자기도 모르게 몸을 웅크렸다. > 수면 아래 어슴프레하게 비치는 희고 부드러운 피부, 타올로 감쌌음에도 확연히 드러나는 > 잘록한 허리와 뚜렷한 각선미, 게다가 인간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말큼 아름다운 얼굴 > 들... > > 괜시리 한숨이 나왔지만 그녀는 참았다. 어차피 저들은 드래곤이고 저 모습은 허상이니까. > > `그렇지만 부럽긴 마찬가지지. 게다가...' > > 도저히 핑계가 통하지 않는 사람이 그녀 옆에 있었다. 얌전하게 몸에 타올을 감싼채 물안에 > 담그고있는 날씬하고 아름다운 금발의 소녀가. > 발랄하고 생기넘치는 아름다움을 지닌 로자르아힘보다는, 좀더 청순하고 얌전해보이는 얼굴 > 이었다. 유나는 그녀를 힐끗 째려보았다. > > "응? 왜 그래요 유나씨?" > > 세를레네가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거렸다. > > "아...아무 것도 아녜요..." > > 유나는 어설프게 미소를 지어보인 후 고개를 저으며 고개를 돌렸다. 괜시리 자신이 별볼일 > 없어지는 느낌이 자꾸 들었다. > > `느낌이 아니잖아 느낌이... 현실이 그런 걸...' > > 마도여왕 세를레네, 8서클의 마스터, 인간계 2위의 마법사, 게다가 저런 궁극의 미모... >유나 > 는 점점 물속으로 몸을 숨겼다. 점점 자신이 없어지고 있었다. > 솔직히 저런 8등신 미녀들과 목욕을 하게 된다면 자격지심에 빠지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겠 > 는가? 적어도 평범한 몸매를 지닌 여자라면. 그나마 아리아의 존재가 있었기에 부끄러움을 > 무릅쓰고 욕탕으로 들어온 유나였는데...... > > `너무해... 아리아씨마저...흑흑.' > > 예상외로 아리아의 몸매는 완벽 그 자체였던 것이다. 비록 얼굴이 몸매를 뒤따르지 못 한다 > 는 단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얼굴이 못 생긴 것도아니다. -몸매만큼은 오湯? > 세를레네마저 능가하는 데다가 피부는 완전히 백옥 그 자체였다. 머리 아래만 놓고 본다면 > 드래곤들보다도 더 완벽한 몸이었다. > > 물론, 아리아의 신체특성상 육체가 완벽히 재생하다보니 피부에 흉터 남을 일이 전혀 없을 > 거고 몸매도 그 범주에 들어가는 것이니까 이해는 가지만... > 이해는 이해고 감정은 감정인 법. > > `쳇쳇쳇쳇....' > > 결국 유나는 혀를 차며 고개를 돌려버렸다. 갑자기 세상이 대단히 원망스러워지기 시작했다. > > `나만 왜 요 모양이지. 훌쩍.' > > * > > > 유나가 있는 곳으로부터 대칭형으로 건축된 다른 욕실, 한 붉은 머리의 귀여운 소년이 뜨끈 > 한 물 속에 전신을 담근 채 흥얼거리고 있었다. > > "카아~ 조오타~!" > > "뭐요? 노인네처럼. 아, 노인네 맞지 참." > > "500년만 지나면 댁도 노인네 된다니까? 거 되게 구박이구만." > 청년과 소년의 대화로는 상당히 무리있어 보이는 대화였지만 아무도 신경쓰는 사람은 없었 > 다. 남탕도 여탕과 마찬가지로 그곳에는 그들 외에는 아무도 없었던 것이다. 로자르아힘이 > 한 줌 쥐어준 보석만으로도 그들이 그곳 아우르 온천장의 가장 큰 욕퓽?통채로 전세내어 > 버리기에 충분했다. > 그러나 이런 호화스러운 환경 속에서도 피트는 아까부터 계속 눈을 찌푸려야만 했다. > > 뜨거운 김으로 가득찬 온천. 그 온천을 가로지르며 헤엄을 치는 붉은 머리 소녀의 모습이 > 그의 눈에 비춰지고 있었던 것이다. > 보일듯이 보이지 않는 흰 피부는 뜨거운 김 사이에 가려 한층 매력을 더하고 있었고 허리 > 아래까지 내려올 정도의 긴 붉은 머리칼이 그녀의 등을 가린 채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 > 솔직히 뭐 별로 보기 싫은 광경은 아니다. 저것이 눈에 보이는 대로 소녀라면 말이지. 게다 > 가 뭐 정체를 안다 할지라도 지금 보이는 장면만으론 피트가그다지 괴로워 할 필요가 없는 > 것이다. > > 단지 문제라면... > 약간 능숙한 포즈로 헤엄을 치던 소녀가 느닷없이 자세를 바꾸어서 배영을 시도했다는 것이 > 었다. > > "아린! 이런데서 수영 하지 좀 마요! 아니, 최소한 배영이라도!" > 결국 구토중추의 자극을 참다 못한 피트가 한 마디를 던졌지만 아린은 태연자약. > > "하푸하푸... 앙? 왜요 피트?" > > "아닙니다..." > > 이래저래 즐겁게 놀고 있는 아린일행이었다. > 그들은 그렇게 욕탕을 한참동안 점거한 뒤 탕 밖으로 일제히 걸어나와 대기실 비스무레한 >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리고 음료수를 마셔가며 대기실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 > 대기실 한쪽에는 온탕욕에 지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간이 침대가 놓여 있었는데, > 나무로 만든 고풍스러운 느낌의 안락의자였다. 물론, 장소의 특성상 천제 쿠션은 없었지만. > > 다른 쪽에는 사람 한명이 누을 만한 나무 침대가 놓여 있었고, 그곳에는 거친 천을 들고 있 > 는 몇명의 신체 건장한 사내(여탕엔 아지매)가 서 있었다. > > "저건 뭐야?" > > 칼슈타인의 의문은 실로 타당했다. 그들은 바로 환타지 역사상 유례가 없는 전설의 직업 ` > 때밀이' 인 것이다! 아마도 전무후무하지 않을까 싶다. > 여기서 칼슈타인의 호기심이 또한번 발동되어버렸다. > > "뭘까? 가보자." > > 그리고 그는 쫄랑쫄랑 그들에게로 다가갔다. 그들이 그에게 정중하게 고개를숙이며 -그래봐 > 야 홀딱 벗은 채 중요한 부분에 수건만 두르고 있는지라 그다지 품위있어 보이지는 않았 > 다.- 간단한 질문을 던졌다. > > "미시겠습니까?" > > "...?" > > 무슨 소리인지도 모르면서 칼슈타인은 일단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나무침대 위에 > 눕혀졌다. 잠시 후... > > "끄에엑!" > > 벅벅벅. 요란한 소리가 울려퍼졌다. > 자고로 미지와의 조우는 아픔을 동반하는 법... > 게다가 칼슈타인은 지금 12살의 꼬마애의 몸을 하고 있는 것이다. 연약하기 그지없는 피부 > 를 지닌. > 떡대들에게 붙잡혀 한참을 바둥거린 뒤 벌겋게 부은 피부로 비틀거리며 나무침대에서 내려 > 오는 칼슈타인을 바라보며 키아드리스가 걱정스러운 듯 물었다. > > "괘...괜찮소 칼슈타인?" > > 그러나 칼슈타인의 대꾸는 꽤 의외의 것이었다. > > "으...은글슬쩍 시원한데 그거? 키아드리스. 당신도 해보시오. 이거 의외로 괜찮구료." > > "그렇소? 호오, 어디 그럼 나도..." > > 그렇게 피해자는 또 하나 추가되었다. > > > > > > ------------------------계속-----------------------------------------으으.. > 너 미쳤냐? 환타지에서 왠 때밀이? > > 막 가는구만--;;; > > > P.S 웅 여의도 중소기업 전시장 가는 방법. > > 여의도 역 혹은 여의나루 역에서 내리셔서 여의도 공원 건너편으로 오시 면 됩니 > 당~~ > 여의나루 역에서 보면 중소기업전시장이라고 쓰여진 곳이 있긴 있습니다 냥.... > 자세한 약도를...그리자니 설명의 한계가 흑흑 죄송.... > > 한가지 말씀 드릴게 있습니다. 이것은 천리안 분들에게 드리는 글인데여 이 글을 읽으신 분들은 모두 초룡을 좋아하실거라 믿습니다 그러니 만약 초룡 모임을 찬성하시는 분들은 제게 멜을 주십시오 초룡의 모임이 천리안에도 생기는 것을 원하지 않으십니까? 그럼 멜 부탁합니다.



Copyright ⓒ NETSGO All rights Reserved. 


환타지 게시판


65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5-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7/31 조회 : 37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5-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5- 올린이 벗꽃aoi (임경배 ) 99/07/31 21:13 읽음 534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우...쓰라려."

욕탕 근처에 일제히 주저앉은 채 키아드리스는 인상을 쓰며 발갛게 부은 자 신의 곱디 고운 피부를 바라보았다. 화끈화끈한 것이 꽤나 쓰라렸다. 지금은 그나마 괜찮았지만 아까 나무 침대 에 붙잡혀(?) 고문(?)을 당할 때는 눈물이 핑 돌 정도였다. 저 전설의 직업에 종사하는 우람한 떡대들은 지상 최강의 종족, 그 중에서도 최강의 힘을 지녔다는 레드 드래곤의 수장인 적룡왕 키아드리스로 하여금 눈 물을 짓게 만든 놀라운 위업을 보인 것이다. 어쩌면 때밀이야말로 최강의 직 업일지도...... 그러나 저 강력한 때밀이의 권능(?)도 지상 최강의 드래곤 칼슈타인에게는 통 하지 않은 듯 했다. "시원하구만 뭘...엄살은... 쯔쯔." 키아드리스의 눈초리가 그의 옆에 앉아 열심히 머리를 감고 있는 작은 소년 에게로 매섭게 쏟아졌다. 하지만 사실 틀린 말도 아닌게 이런 곳에서 일하는 자들이 어설픈 기술로 무식하게 대패질 하듯 때를 밀어댈 리가 없지 않은가? 솔직히 엄살이라는 것을 부인 못 하는 키아드리스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아 프던 게 안 아프게 되는 것은 아니지. "뭐 어쨋든, 대충 씻고 나갑시다. 난 잠이나 자야겠소." 한 시라도 빨리 이 곳을 벗어나고픈 키아드리스의 하소연에 칼슈타인은 피식 웃으며 세틴이 있는 쪽으로 거품이 뭉게뭉게 묻은 머리를 숙였다. 간단히 말 해 물 부어달라는 말없는 시위, 열심히 눈치보고 있던 세틴이 잽싸게 바가지 를 들어 물을 들이부었고 칼슈타인은 싱글거리며 머리칼을 헹구더니 곧바로 세틴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소년이여." 갑자기 진중해진 칼슈타인의 목소리에 세틴이 힐긋 놀라 그를 쳐다보았다. 칼슈타인은 위엄있는 태도로 말을 이었다. 비록 홀딱 벗은 꼬맹이의 모습이어서 세틴과 피트가 저 `위엄'을 깨닫는 데 시간이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너희들, 그동안 열심히 아린을 보살펴주었더구나." "아? 예..예..." 솔직히 당황스럽지 않으면 인간이 아니지만, 그래도 그동안 눈치 꽤나 늘은 두 사람인지라 곧 그들은 정중한 자세를 취했다. 칼슈타인은 조용히 말을 이었다. "우리들은 은원이 분명한 종족이지." 아직도 팅팅 부은 키아드리스가 툭 내뱉었다. "기분좋을 때만 분명해지니까 문제긴 하지만." "거 초치지 좀 마슈." 칼슈타인의 찡그린 표정을 보며 키아드리스는 조소를 머금으며 고개를 돌려 계속 머리를 감았다. 눈치보아하니 중노동 시킨데 대한 감정이 꽤나 쌓여있 는 눈치, 역시 아무리 침착한 척 해도 레드 일족의 피는 못 속이는 모양이 었다. 칼슈타인은 말을 이었다. "뭐, 어쨋든... 원하는 것이 있다면 말해보거라. 내가 이루어주리라." 순간, 벌거벗은 12살짜리 꼬마아이의 전신에 알 수없는 위엄이 서리기 시작 했다. "너희들의 소원은 무엇이냐?" 칼슈타인의 말에 피트가 공손히 대꾸했다. "위대하신 분이시여. 저는 잊혀진 지식을 알게 되는 것만으로도 족합니다. 그러나 정 베푸실려거든 약간의 보물을 베푸소서. 그 보물로 말미암아 많 은 헐벚고 굶주린 자들이 새 삶을 얻게 하고 싶습니다." 정말이지 미리 생각해놓았다고 밖에는 할말이 없을만치의 청산유수가 피트의 입에서부터 줄줄 흘러나왔다. 칼슈타인의 두 눈이 잠시 멍해졌다. "녀석 말은 정말 번지르르하구만." 칼슈타인이 한차례 냉소하더니 뒤이어 입을 열었다. "네 소원은 이루어 질 것이다. 네가 아린과 헤어지는 날에." 칼슈타인은 다시 세틴을 바라보았다. "너는 소원이 없느냐?" "제 소원은 남의 힘을 빌릴 수가 없는 것입니다." 세틴이 이렇게 말하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검기, 소드 마스터의 경지... 그것이 제 바램이죠. 아무리 위대한 종족 드래곤이시라한들 그것을 이루어 주실 수는 없겠지요?" 세틴의 말에 칼슈타인이 고개를 천천히 위아래로 움직였다. "으음... 그건 좀 힘든 이야기군. 차라리 마법 쪽이면 편하겠지만..." 잠시 생각에 잠기었던 칼슈타인이 세틴에게 물었다. "네가 원하는 것은 가르침이냐, 아니면 노력없이 얻는 힘인 것이냐?" 그때, 한쪽 구석에서 이야기에는 관심없이 물총 장난이나 하고 있던 아린이 검 이야기가 나오자 문득 끼어들었다. "어? 칼슈타인님도 검기 쓰실 줄 알아요?" 아린의 말에 칼슈타인의 표정이 황당하다는듯 변한다. "엥? 아린아, 너 검기 못 쓰냐?" "제가 그걸 어떻게 써요?" 아린이 당연하지 않느냐는듯 대꾸하자, 칼슈타인은 천천히 恣낯?가로저 었다. "흐음... 그거 간단한 건데." 잠시 생각을 정리하는듯 한 표정을 짓던 칼슈타인이 이내 입을 열었다. "아린아, 너 마법 쓸 때 마나 가지고 머리속에 그림그려서 쓰지?" "네." 아린이 대꾸에, 칼슈타인이 다시 물었다. "그럼, 그 마나가 어디로 흘러가는 지 다 느껴지지?" "네. 당연하잖아요?" "그걸 손에다 모으면 돼. 그냥 허공에 긴 막대기 하나 그린다고 생각해 봐" 칼슈타인의 말에 아린은 눈동자를 데굴데굴 굴리며 잠시 생각에 잠기었고, 이내 칼슈타인이 말한테로 마나를 움직여 보았다. 손으로 검을 쥐고 있다고 생각하며 허공에 들어올렸고, 마나를 손에 모으며 긴 막대의 형상을 머릿속 에 그렸다. 그러자, 손에서 희미한 빛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그저 흐릿한 빛의 흔적일 뿐이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그것의 휘도가 높아지며 이윽고 찬란한 빛의 검이 아린의 손에 형상화 되었다. 아린은 그 모습에 그 자신마저 놀라며 외쳤다. "어? 된다." 재미있다는듯 이리 저리 휘둘러보며 -물론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사람들은 재빨리 몸을 피해야 했다- 빛의 검을 살피던 아린은 다시 검을 거두며 내 뱉듯 말했다. "되게 쉬운 거였네 이거?" 하지만.... 곁에서 보고있던 세틴으로써는 놀라 입도 다물어지지 않을 정도 였다. "어... 어떻게 이런 일이...." 인간적으로 너무 억울하지 않은가? 누구는 진짜 죽어라 검을 익히고 익히고 또 익혀서 겨우 검술이 무엇인가 조금 느낄 정도가 되었는데, 누구는 목욕탕 에서 때밀다가 힐끗 해보더니 바로 성공이라니. 그것도 매개체도 없이 그냥 허공에 검기를 맺히는 최고도의 기술을. 그런 세틴의 모습에 칼슈타인이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걱정마라 인간아. 결코 네 자질이 뒤떨어져서가 아니니까." 세틴이 자신을 바라보자, 칼슈타인은 고개를 한번 주억거리더니 말을 이었다. "우리는 타고난 마법종족. 마나를 느끼고 움직이는 것은 손발을 움직이는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일이니까." 곁에서 아린이 외쳤다. 이제서야 느낌이 온 모양이다. "음, 와 그럼 나도 소드 마스터네?" 하지만 칼슈타인의 고개는 가로로 저어졌다. "그건 아니다." "엥? 왜요?" 아린이 되물었고, 칼슈타인이 천천히 아린에게 이유를 설명해 주었다. "인간들의 경우는 제일 먼저 검술을 익히고, 그 다음 검을 느끼고, 흐름을 느낀 뒤에야 비로소 마나를 느끼고 세계를 느끼지. 그 경지가 되어야 세계 의 구성요소인 마나를 다룰 수 있게 되는 거야." "그...그렇다면..." 세틴은 칼슈타인의 말에 이렇게 중얼거렸고, 칼슈타인은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우린 순서가 완전 거꾸로거든." 칼슈타인의 설명이 이어졌다. "마나를 느끼고 다루는 건 연습같은 것을 할 필요도 없이 그냥 되는데, 흐 름을 느끼거나 하는 건 연습이 필요해. 적어도 인간의 육신으론. 그리고 그 검술이란 거, 되게 익히기 어렵더구나. 그냥 동작만 외우면 다가 아니라서 말이야." 칼슈타인의 말에 세틴이 질문을 던졌다. "그렇다면 전 어찌 해야 합니까?" "흐음...네가 잠재된 마나가 많다면 그 길이 좀더 쉽게 열리겠지만... 지금 보아하니 그렇게 뛰어난 수준은 아니구나. 그렇다고 마나가 무슨 선물 주듯 줘버릴 성질의 것도 아니니..." 칼슈타인은 혼자 궁시렁궁시렁 거리다 이렇게 말을 이었다. "어쩔수 없다. 소년이여. 너는 가장 가혹한 길을 선택했구나. 외부의 도움이 라곤 전혀 기대할 수 없는 자신만의 길을. 도와줄 수도 없고 도움을 주게 된다면 넌 이미 그 길에서 벗어나게 되는 것일테니까." "그렇다면..." 자신의 말에 실망하는 표정을 짓는 세틴을 향해 칼슈타인이 슬쩍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 정도는 해 줄수 있다." 칼슈타인은 곧바로 허공에 손을 들어올렸다. 가로로, 그리고 세로로 대각선으로 몇차례 알 수 없는 선을 그리는 사이, 칼슈타인의 손은 빛나기 시작했고, 이내 빛의 무리는 세틴의 몸 곳곳으로 흐르듯 스며 들어갔다. "활성화." 칼슈타인은 이렇게 나지막히 용언을 외웠고, 곧바로 간단한 설명을 보탰다. "네 신체기능을 극대화시켰다. 물론 그래봐야 남들보다 조금 나아진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래도 안 한 것보다는 나을게다. 자, 그럼..." 일을 마친 칼슈타인의 표정이 돌연 근엄히 바뀌며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할듯 분위기를 잡았다. 그리고.... 이윽고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은. "너희들도 가서 때 밀고 와!" "으으윽...." 칼슈타인의 명령에 과거의(?) 피해자(?)들을 떠올리며 자신도 모르게 신음을 내지르는 세틴이었다.


남자들이 가장 가보고 싶은곳 중 하나를 꼽으라면 분명 이곳이 3위안에 들 것 이다. 모락 모락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힐끗힐끗 보이는 여성의 나신들. 남탕과 마찬가지로 화려하기 짝이없는 장식으로 치장되어 있는 이곳 여탕에서 여성들은 당연하거니와 목욕을 즐기고 있었다. 그러던 중, 갑자기 남탕쪽에서 때아닌 비명소리가 들려왔고 그 소리에 칼세니 안이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 동네 왜 저래?" 칼세니안의 말에 로자르하임이 어깨를 움추리며 대꾸했다. "몰라요? 뭔가 무시무시한데요?" 이런 말을 주고 받으며 욕탕 밖으로 나오던 칼세니안과 로자르하임의 눈에 태어나 처음보는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온천탕이라는 것 자체가 최근에 생 긴 것이니 처음 볼 밖에. 뭔가 힘깨나 쓰게 생긴 우람한 아주머니들이 손에 거칠어 보이는 천을 든 채 왠 침상 비슷한 곳 곁에 서 있는 것이 아닌가? 옷을 입은 것을 보아 목욕을 하러 들어온것은 아닌것 같은데..... "근데 저 아줌마들은 뭐지?" "글쎄요? 가볼까요?" 로자르하임이 칼세니안의 말에 이렇게 되물었고, 칼세니안은 고개를 간단히 끄덕였다. "그러자"




계속---------------------------------- 시간과의 싸움이군.

이겨낼 수 있을까? P.S 오늘 와주신 많은(?) 왠 많은? 몇 명이나 된다고 어흐흐흑... 어쨋든 와주신 분들께 정말정말 감사드립니다. 자 오늘도 밤을 새는 것이다! (DDR은 벌써 먼지 낀 채 뒹굴고 있군...)





Copyright ⓒ NETSGO All rights Reserved. 


환타지 게시판


67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6-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8/01 조회 : 48 『게시판-SF & FANTASY (go SF)』 41485번 제 목: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6- 올린이:벗꽃aoi (임경배 ) 99/08/01 01:56 읽음: 71 관련자료 없음 -----------------------------------------------------------------------------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인적이 드문 깊은 산속, 그 어슴프레한 수풀 사이로 어느 순간 새하얀 빛이 번쩍였다. 밝고 휘황찬란한 거대한 광구가 허공에 생성되며 그 사이에서 네 사람의 인영이 모습을 나타냈다. 흑발과 은발의 날렵해보이는 두 청년과 중년마법사, 그리고 무녀의 모습이.

"알 크리드 산맥인가?" 은발의 청년, 다리오스가 주변을 둘러보며 중얼거렸다. 그들이 도착한 곳은 한 너른 공터였다. 깊은 숲 속, 그다지 별 특징은 없어 보이는 평범한 숲의 일부분일 뿐인 곳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위를 둘러보며 씁쓸한 미소를 떠올리는 가스터의 표정 에 문득 플루토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여기가 어딘데 그래요?" 가스터는 어깨를 으쓱이며 간단하게 대꾸했다. "알 크리드의 떱?카르세아린의 폭염이 휩쓴 자리." "아..." 플루토가 뭔가 알겠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가 거기에요?" 다리오스와 베라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플루토를 바라보았지만 그는 그냥 주 변만을 돌아볼 뿐이었다. 다리오스와 베라는 아직 모르던, 거의 15년 전 이야기, 카르셀의 국왕 라티 스가 자신의 야심을 실행한 최초의 곳. 존재하지 않는 마룡을 만들어 바트 란 왕국과의 교역을 끊어버리기 위해 모조리 불살라버렸던 그 화전민의 마 을... 어렸을 적 들었던 이야기를 되새기며 플루토는 세심하게 주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자세히 살펴보니 건물의 -물론 화전민의 것이니 만큼 그다지 훌륭한 것은 아니지만- 터가 흐릿하게나마 아직 남아있었고 투박하고 거친 금속제 연장 들도 종종 눈에 띄었다. 잔뜩 녹이 슬어 이미 제 모습을 상실한 채. 그러나 그 정도로 이곳이 마을이었다는 흔적을 찾아보긴 힘들었고 그래서 다 리오스나 플루토들에게는 그다지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차라리 폐허라도 남아있고 그래서 진부하다못해 저주스럽기까지 한 `떨어진 인형 주워들기' 장면이라도 연출할 수 있었으면 좀 씁쓸한 기분이라도 나겠 지만 이건 뭐, 마을이라는 흔적 자체가 거의 남아있지를 않은 것이다. 인간적으로 10년 넘게 지난, 그것도 숲 한가운데 마을이, 바닥에 아직 재가 남아있느니 가구가 뒹구느니 아이의 인형이 수풀 사이에서 발견되느니 하는 그런 일은 없다. 재야 비에 씻겨 흙과 뒤섞였을꺼고, 목제물건은 다 썩고, 금속도 어지간하면 다 녹슬어 사라져버렸을 터이니, 사실 이 정도 흔적이 남아있는 것도 기적에 가까운 것이다. 하긴, 원형이 잘 보존되어있다 한들 저들이 양심의 가책을 받고 괴로워 할 인 물도 아니긴 했다. -다리오스라면 또 모르지만- 하지만 그들은 지금 수심어린 표정을 짓고 있었다. 다른 이유로 인하여. 마을은 거의 흔적조차 남지 않을만큼 사라졌고 주변은 숲이 무성할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스터는 워프에 성공했다. 주변의 지형이 상당히 바뀌지 만 않는다면 성공한다는 그 마법을. 그렇다면 도대체 세르카르셀은 어떻게 되었다는 건가? 얼마나 지형이 바뀌었 길래 워프가 되지 않는다는 건가? 다리오스들의 얼굴에 짙은 그림자가 어리기 시작했다. "일단은... 가세. 여기서 고개만 넘으면 카르셀의 북부 평야인 놀레돌 평원 이 보이니까." "그러죠" 가스터가 씁쓸한 어조로 띠엄띠엄 입을 열었고, 다리오스가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들은 천천히 숲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평상시와는 달리 그들ㅇ ㄴ아무도 입을 열지 않았고 그래서 숲 속은 조용한 발걸음 소리만 사락사락 나직히 울려퍼지고 있었다. 할 말도 없었고 하고 싶 은 말도 없엇다. 단지 무거운 납덩이를 가슴에 매달아놓은 듯 답답한 마음을 부둥켜 쥔 채 그들은 계속 걸음만을 재촉했다. 그렇게 한참을 걸은 뒤, 문득 가스터가 손을 들어 이마에 가져대더니 저만치 멀리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곧 카르셀이 보이겠군." 눈 앞에 보이는 숲의 끝자락을 바라보며 플루토가 무심히 대꾸했다. "저 쪽 숲 건너편 언덕 정도면 말이죠. 빨리 가봅시다." 잠시 후 그들은 우거진 수풀을 지나 한 언덕에 도착했다. 산맥의 가장자리, 바람이 잘 불게 생긴 곳으로 덕분에 삼림은 그다지 우거지지 않았다. 언덕 끝에 선 일행은 멀리 카르셀의 풍경을 눈에 담으려 한껏 기지개를 켰다. 고향. 그곳에 돌아온것이 아닌가. 어떤 재앙이 닥쳤는지 모를 그들의 고향 에. 그들은 각오를 단단히 하고 언덕 너머를 바라보았다. 그들의 고향에 어떠한 재앙이 닥쳤다 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냉정하게 자신을 추스릴 수 있도록. 그러나... 그들의 눈앞에 비친 광경을 바라본 순간, 그들의 각오는 허무하게 쓰러져버 렸다.

"......." 다리오스의 표정은 완전히 굳어버렸다. 참담? 처연? 당혹? 경악? 복잡한 그의 표정을 딱히 정의내리기에는 세상에 존재하는 어휘가 너무나 부 족했다. 굳이 묘사하자면... 흡사 스타크 돈내기 배틀에서 카인경이 기지를 공습하는 히드라 웨이브에 맞서 사이오닉 스톰으로 허공에 빛의 장막을 펼쳐 죽어라 뽑아놓은 자기 편 하이템 플러 12마리를 몰살시킬 때 같은 편이었던 아그라 경이 짓던 표정과 같았다. 플루토 역시 그와 다를바 없었다. 물론, 다리오스와의 성격차이가 있는만큼, 입을 살짝 벌리고, 눈쌀을 찌푸렸으나, 눈앞의 광경에 경악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차이가 없었다. 카인경이 입구에 포톤을 잘못 깔아 자신마져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가, 핵 러쉬에 자신의 기지 전체가 쑥대밭이 되는 광경을 봤을때의 딱 이것이리라. 두 손으로 입을 가린 베라는 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점차로 다리에 힘이 빠 지며 천천히 바닥에 주저앉았고, 망연한 표정으로 그곳, 자신들의 나라를 바 라보았다. 어떠한 할 말도 떠오르지 않았다. 그저 멍히 바라볼 뿐이었다. 마치, 초룡 작가 벗꽃이 캐리어 다섯대를 뽑아서 위풍당당하게 쳐들어 갈 때까지 농부들만 잔뜩 뽑아놓은 카인경의 기지에서 빨빨거리던 프로브의 표정과도 같았다. 가스터는 차라리 웃었다. 너무나 황당한 이 모습에 웃을수 밖에 없었다. 하 지만 그는 주먹을 움켜쥐었다. 손톱에 손바닥이 찢어져 피가 흐를 정도로 강 하게. 분노? 격정? 무언지 알 수 없는 격렬한 감정에 머리가 핑 돌 정도였고, 한껏 괴성이라도 내지르고 싶은 마음에 속이 울렁거렸다. 하필이면 겜비 내기 배틀에서 가위바위보에 지는 바람에 카인경과 한편이 되 어야 했던 아그라 경이 느낀 것 만큼이나 격심한 상심이었다. "저, 저게 뭐야?" 간신히 플루토가 한마디 뱉었고, 다리오스가 중얼거렸다. "바다...." 그러나 가스터와 베라는 아무런 말조차 꺼낼 수가 없었다. 그들의 눈앞에 펼쳐져 있는것.... 그것은 카르셀의 기름진 평야도, 밥짓는 연기가 자욱한 마을도, 보는것 만으로도 맘이 편안한 숲도 아니었다. 실개 천이 흐르고, 사람들이 개간하던, 그래서 모두에게 곡식을 베풀어주던 기 름진 토양은 파란색의 잔잔한 물로 화해 있었다. 마을이 있었던 것 같은 자리를 향해 시선을 돌려 보았으나, 보이는 것은 오직 모든것을 집어삼킨 저주받을 바다 뿐이었다. 일렁이는 파도에 속이 메스꺼워졌다. 토해버리고 싶을 정도로.




계속------------------------------------- 자자 계속 써나가는 거다!

글빨 좀 오르긴 하는군,,, 근데 문제는 그래도 이 속도가 한계라는거다--;;; P.S 거 묘사는 지금 작가가 완전히 돌아버린 탓에 나온 부산물이니 그냥 그러려니 해주세요. 나 요새 왜 이러지? 끙끙끙 미쳤어 미쳤어... 고멘네 카인경~ 크하하핫!



Copyright ⓒ NETSGO All rights Reserved. 



환타지 게시판


68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7-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8/02 조회 : 23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7-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2 읽음 479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문득 풀숲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산짐승의 것과는 다른 이 소리에 다리오스들은 잠시 긴장했다. 평소라면 드 래곤이 떡하니 눈앞에 모습을 드러내기라도 하기 전까지는 전혀 긴장이라는 것을 모르던 인간들이었건만, 지금은 겨우 풀숲이 부시럭 거리는 소리에도 등뒤로 땀을 흘릴 지경이 되어버렸다.

게다가 그들은 채 이들의 접근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들의 무위로 볼 때 말도 안 돼는 일이기는 했지만, 그만큼 지금 그들은 정신이 빠져있었다. 그들은 일제히 긴장된 상태로 풀숲을 노려보았고, 그렇게 수풀사이로 두 개 의 그림자가 모습을 드러내었다. 그리고 그 사람들이 모습을 드러내자 마자 두 개의 외침이 터져나왔다. 그 그림자들은, 그들이 너무나 잘 아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이오네 공주님!" "이오네!" 두 사람중 한명은 다름아닌 이오네였다. 일국의 공伶遮?것이 무색할만큼 지저분한 외모에 여기 저기 찢어지기까지 한 옷차림과 헝클어진 머리, 게다 가 완전히 지쳐버린 표정까지.... 예전의 아리땁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고 딱 성냥 한바구니 쥐어주면 어느 유 명한 동화책의 주인공일 듯한 모습이었다. "플루토...오빠..." 완전히 지쳐버린 이오네는 다리오스 일행을 발견하자 마자 플루토에게 다가왔고, 그의 품에 쓰러지더니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했다. "와아아앙!" "이오네..." 플루토는 그녀를 품에 안은 채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울 먹이는 그녀의 모습과 사라져버린 자신들의 고향,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상상조차 가질 않았다. 단지 무의식적으로 그녀를 다독거리는 것만이 그가 할 수 있는 전부였다. 한편 이오네와 함께 숲 사이에서 나타난 사람은 카르셀의 국왕 라티스 엘 카르 셀이었다. 그리고 그 역시 꼴이 말이 아니었다. 그를 바라보는 가스터의 입에서 멍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라티스...자네..." 여기저기 속살이 드러나는 옷차림에다 피딱지까지 엉겨붙은 얼굴까지, 그냥 보면 딱 어디서 무전취식하다 두들겨 맞은 모습이었다. 거기다 조금의 생기 조차 느낄수 없는 죽은 자의 표정이라니... 이 모습 어디에서 일국의 국왕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단 말인가? 가스터는 잠시 라티스의 모습을 멀거니 바라보다 간신히 입을 열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 하지만, 라티스는 대꾸를 하지 않았다. 여전 눈동자는 풀려 있었고, 피로해보이 는 얼굴에는 깊은 허무가 자근자근한 주름 사이사이마다 배어있었다. "이보게 라티스! 자네 도대체 어떻게 된거야!" 아무말 없는 라티스를 향해 가스터가 외치듯 다그쳤고, 그제서야 라티스는 천 천히, 그리고 힘없는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녀였어..." "라티스?" 라티스의 말에 가스터는 일순 이해가 가지 않는듯 되물었다. 그때, 라티스가 돌연 웃음을 터트렸다. "하하하하...." 허무와 광기가 뒤섞인 괴상한 웃음소리, 차라리 울음에 가깝게 들리는 라티스 의 광소에 가스터는 멍한 표정을 지었다. "제기랄..." 잠시 이를 악문 뒤 가스터는 잔뜩 굳은 얼굴로 플루토의 품에 안겨 계속 울고 있는 이오네를 바라보았다. 처연한 표정으로 연신 눈물만 흘리고 있는 카르셀 의 공주를. 거의 노려보는 것에 가깝게 그녀를 바라보며, 가스터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이오네 공주님?" 그러며 가스터는 고개를 돌렸다. 저 검푸른 물의 대지를 향해. "이 빌어먹을 상황에 대해서." 이오네는 힘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고저없는 차분한,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조금의 감정조차 실리지 않은 무감 각한 목소리로 이오네는 그렇게 설명을 끝마쳤다. ".....그렇게 된 뒤, 저와 아바마마는 이 곳으로 떨어졌어요. 그리고 그냥 헤멨죠. 그러다 여러분을 만낫어요. 그게 끝이에요." 그리고 이오네의 입이 다시 닫혔다. 일행의 표정은 시시각각 일그러져 더이 상 엉망일 수 없을 정도였다. "맙소사." 플루토가 중얼거렸고, 다리오스는 믿을 수 없다는듯 고개를 가로 저었다. "세르니안... 왕비님이었다고?" 베라도 도무지 납득이 안간다는 표정이었다. "사르바잔의 마룡, 칼세니안이라니..." 모두가 황당해하고, 또 허무해 하는 가운데, 돌연 가스터가 소리를 질렀다. "그래서 저 녀석이 저 꼴이 된 건가?" 순간 가스터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한 손이 거친 동작으로 라티스의 멱살을 움켜쥐었다. 그는 그대로 자신의 친우를 강하게 끌어당기며 경어까지 집어 치운채 라티스의 얼빠진 얼굴에 대고 크게 외쳤다. "야 이 바보같은 자식아!" 그의 말에 다리오스와 플루토, 베라의 얼굴이 사색이 됐다. 물론, 국왕과 그 의 관계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것은 그 관계 이상의 폭언이 아닌가? "가..가스터!" 다리오스가 부르는 소리를 뒤로 한 채, 가스터는 계속 외쳤다. 주위의 시선에 전혀 아랑곳않는 모습이었다. "정신차려라 라티스! 이것이 한 나라의 국왕이란 자의 모습이냐!" 라티스의 힘없는 표정에서 나지막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차갑고 냉소적인, 스스로를 비웃는 듯한 허무한 목소리가. "국왕? 이미 카르셀이라는 나라는 없어..." 그 모습에 가스터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네가 바로 카르셀이다! 네가 있는 곳이 카르셀이고 네가 존재해야 카르셀 도 존재해!" 가스터의 외침이 이어졌다. 가스터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다리오스도, 플루 토도, 베라도 끼어들 틈을 찾지 못한채 곁에서 조용히 그의 모습을 지켜볼 뿐이었다. 이오네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기 시작했다. 언제나 희희덕거리기만 하던 가 스터의 모습이 지금은 너무나도 두렵게 보였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가스터에게는 전혀 의미가 없는 듯 했다. 그는 계속 외쳤다. "그까짓 땅덩어리 일부 가라앉았다고 이렇게 시체처럼 구는 거냐! 네가 언 제 그런 인도주의자가 됐다고 이 모습이야! 누구보다도 교활하고 악랄하 고 인정사정없는 패왕이었던 네가!" "난 그녀를 잃었어..." 라티스가 중얼거렸고, 가스터가 냉소했다. "웃기지 마라 라티스." 가스터는 잠시 말 사이에 시간을 두었다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비를 죽이고 형제를 암살한 뒤 왕위에 오른 네 녀석이 여자때문에 이런 모습이 되버렸다는 것을 나보고 믿으라는 말이냐!" 가스터의 이 말에 라티스가 기운없이 고개를 가로젓었다. "자네도 알지 않나. 그녀가 내게 있어 어떤 존재였었는지..." "하..하..하.." 이번에는 가스터가 웃었다. 또박또박, 차갑고 단호하게 그는 웃었다. 그리고 또다시 언성을 높였다. 그의 한 손이 다시 한번 거칠게 라티스의 멱살을 쥐어 흔들기 시작했다. "이 바보같은 자식아! 고작해야 여자한테 버림받은 것 가지고 이러는 거냐!" 그러나 라티스는 여전히 고개를 좌우로 흔들뿐이었다. 그의 두 눈은 여전히 풀려있었다. "고작이라... 그녀는 내게 있어 전부였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그거냐!" 얼굴이 벌게진 가스터, 그의 고함이 끊임없이 숲 사이로, 그리고 이제는 바 다가 된 저 검푸른 평야로 울려퍼졌다. "그 악마는 칼세니안이다. 그녀의 어디가 세르니안 왕비였다는 거냐? 너는 그녀를 세르니안 왕비로 인정할 수 있다는 거냐?" "그녀는 세르니안이었다.... 나는 그것을 알 수 있어."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는 라티스였다. 여전 힘없이 중얼거리는 그의 눈가에 조용히 눈물마저 고이기 시작했다. "난 모든 것을 잃었어...." 가스터는 잠시 입을 다물었다. 자욱한 침묵이 흘러갔다. 한참 뒤에야, 침을 꿀꺽 삼킨 뒤 그는 차분히 입을 열었다. "잘 들어라 라티스." 그리고 고함이 터져나왔다. "너에겐 아직 드넓은 땅이 남아있어! 바트란과 리베이드 역시 네 것이 아 니었냔 말이다! 수만의 군대와 기사단이 너에겐 그대로 남아있지 않나! 대륙 최강의 검사와 마법사가 네 곁에 있지 않은가? 도대체 네가 뭘 잃었 다는 거야!" "그런 것들은 이제 의미가 없어..." 다시 한번 힘없이 중얼거리는 라티스.... 그의 모습에 가스터가 분노를 터 트리며 얼굴을 험악히 일그러뜨렸다. 그의 손이 붙잡고 있던 라티스를 바닥으로 내팽개쳐버렸다. 그리고 땅바닥을 구르는 라티스를 바라보며, 얼른 그를 부축하려는 다리오 스를 제지하며 단호하게 외쳤다. "눈을 떠라 라티스. 넌 나의 왕이다. 9서클의 마스터, 인간계 최강마법사 인 이 대마법사 가스터의 왕이란 말이다. 섬뜩한 소름이 그 곳에 있는 모든 자들에게로 스며들었다. 고요한 숲 속에 서 바람만이 풀 숲을 스치우는 가운데, 가스터의 목소리가 장중하게 울리기 시작했다. "나와 어울릴 자격을 보여라. 라티스. 나를 다스릴 자격을 보여라." 그리고 그는 단호하게 말을 맺었다. "그렇지 않다면 나는 너를 나의 친우로, 나의 왕으로 인정치 않겠다. 기억 하겠지? 우리의 오랜 약속을." "....가스터." 라티스의 멍한 두 눈에 일순 감정의 빛이 스쳐지나갔다. 당혹이라는 이름의 그것이. 가스터는 다시 한번 질문을 던졌다. "대답해라 라티스. 나를 잃고 싶은가?" 가스터의 물음에 라티스의 표정이 서서히 뒤바뀌었다. 분노에서 격정, 두려 움들이 한번씩 그의 얼굴을 스치더니 문득 표정에 미소가 어렸다. 라티스의 입가가 미묘하게 올라갔다. "너무 그러진 말게. 난들 모르는 건 아니라고..." 두 눈에 되살아나는 생기, 목소리에 조금씩 배어나오는 감정들, 라티스의 변 화를 바라보던 가스터의 목소리가 다시 낮아졌다. "흥, 이제야 돌아온 건가?" "아직 다 돌아온 것은 아니라네. 하지만 정신은 드는군..." 그는 차분하게 대꾸하며 몸을 일으켰다. 지저분해진 옷차림을 대충 털어가면 서. 그는 한층 안정되보이는 모습이었고 그를 바라보는 가스터 역시 예전의 표 정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문득 라티스가 가스터를 향해 고개를 들었다. "아 그런데 말일쎄 가스터?" "응?" 이 돌연스러운 부름에 가스터가 뭐냐는듯 되물었다. 라티스는 넉살좋게 대 꾸했다. "뭐 먹을 거 없나? 정신이 돌아오니 제일 먼저 느껴지는 것이 굶주림이로 군." "좋아. 이제야 나의 왕답군." 고개를 끄덕이는 가스터의 입가에 득의의 미소가 어리어졌다.




계속------------------------------------ 코믹월드 와주신 분들...

감사합니다아~~ 감사합니다아~~ 달리 떠오르는 말이 없군요. 마냥 하염없이 감사합니다. T_T (감격의 눈물)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Tul (talk) 

1999/08/04(17:27) from 203.251.103.75 작성자 : 삐따기 (elpid@sbsmail.net) 조회수 : 118 , 줄수 : 870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8-311 창작:SF&Fantasy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8-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2 읽음 1246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자신들의 고향이 사라졌다. 이 엄청난 사태 앞에서 대책 마련이든 사후뒷수습이든 뭘 하든 해야 된다는 것을 잊고 있는 다리오스 일행은 아니었다. 그러나... 제아무리 마른 곳이 젖고 대지가 바다가 되고 있던 왕국이 없어져버린다해 도, 일단 사람은 먹어야 사는 법이다. 이 만고불변의 법칙에 충실하기 위해 그들은 일단 모든 일을 뒤로 미룬 채 언덕 근처 공터에 모닥불을 피워 야영지를 마련한 뒤 저녁 준비를 하기 시 작했다.

저녁식사시간은 조용했다. 빵이 덮혀지고 수프가 끓고 스튜가 고소한 냄새가 풍기기 시작했지만, 그들 은 말이 없었다. 단지 가끔 이오네를 달래는 플루토의 목소리만 간간히 들 려올 뿐... 아직 어린 나이였기에 이오네의 정신적인 충격은 라티스 이상이었고, 그래서 플루토는 오래간만에 그녀의 기분을 맞춰주며 그녀의 곁에 저녁시간 내내 붙 어있었다. "가스터." 그렇게 저녁을 먹는 도중, 깊은 적막을 깨고서 라티스가 돌연 가스터를 불렀 다. "왜 그러나?" 큼직한 빵덩어리 하나를 입에 넣고 말없이 씹고 있던 가스터가 고개를 돌렸다. 라티스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난 아직 자네의 왕으로써 전부 돌아오진 못했네. 인간의 감정이란 게 머리 로 이해했다고 그렇게 쉽게 떨쳐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가스터의 고개가 천천히 끄덕여졌다. 비록 그의 호통에 정신을 차린 라티스이 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금이 가버린 감정이 쉽게 회복될리는 없을 테니 까. 문득 라티스의 미간에 깊게 골이 패였다. "하지만 난 자네에게 명령을 내려야겠군." "말해보게." 가스터는 태연하게 대꾸했다. 그가 무슨 말을 할지 대충 짐작이 가는 것이다. 그의 예상에 어긋나지 않게 라티스는 단호히 소리쳤다. "자네의 계획! 그것을 끝마치게." 가스터는 웃었다. "그건 걱정말게. 이미 리베이드 쪽은 대강 마무리짓고 오는 길이니까." 어차피 그들은 자신들의 계획을 실행시키기 위해 오는 길이었다. 비록 이런 상 황이 되어버리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계획 자체에 지장은 없었다. 가스터 는 안심하라는 듯 어깨를 으쓱이며 라티스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라티스는 스스로에게 다짐하듯 다시 한번 입을 열었다. "그것을 부활시켜! 그들을 없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확실하게 그들의 존재를 멸절시켜버리게!" 점점 커지는 목소리, 점점 붉어지는 얼굴, 점점 찌푸려지는 미간... 일행들 은 잠시 행동을 멈췄고 그들의 태도에 라티스도 멈칫하며 목소리를 낮췄다. 확실히, 지나치게 흥분한 김이 없지 않게 있긴 했다. 하지만, 그의 가슴 속 은 여전히 뜨거운 불길이 가득 타오르고 있었고 그의 태도는 진정될 수 있을 지 몰라도 그의 분노는 진정되지 않았다. 그는 나직히, 한 글자 한 글자를 씹어먹을듯이 또박또박 말을 맺었다. "그들로 인해 더이상 인간들이 희롱당하지 않게 말이야.....,." 복잡해 보이는 라티스의 표정에 가스터는 눈길을 모닥불로 향하며 은은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나직히 중얼거렸다. "어차피 했어야 할 일이야."

* 

그날 밤, 가스터는 자신의 고향, 바다가 되어버린 카르셀 왕국이 한눈에 내 려다보이던 그 언덕 근처 공터에서 모닥불을 쬐며 모포를 두른 채 한참 잠에 빠져있었다. 달이 하늘 한 복판에 뜰 무렵, 돌연 잠에서 깬 가스터가 주위를 둘러보았다. 뭔가, 대단히 씁슬한 꿈을 꾼 듯 했다. 하지만 기억은 나지 않았다. 무엇인 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말하자면 혼돈...스러운 느낌? "뭐지?" 가스터는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문득 피식 웃었다. 역시, 아무리 굳게 마음을 먹으려 해도 낮의 광경은 그의 심상에 꽤 영향을 미친 듯 했다. "쳇... 나도 과민이군...과민이야, 과민." 그는 고개를 저으며 다시 모포 속으로 기어들어가려 했다. 문득, 그런 가스터 의 두 눈에 한 사람분의 모포가 주인없이 싸늘하게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것 이 들어왔다. 가스터는 사라져버린 저 모포의 주인의 이름을 의아한 듯 뇌까려보았다. "다리오스? 이 시간에 어딜?" 이미 늦을대로 늦은 밤, 가스터는 걱정스러운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저 만치 언덕 위로, 새하얀 달빛에 비추어진 한 사내의 그림자가 그의 눈에 들 어왔다. 가스터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발걸음을 옮겨 그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언덕에 앉아 아무말없이 거친 파도를 내려다보고 있는 저 아름다운 은 발의 청년을 향해 나직히 입을 열었다. "다리오스. 자네 여기서 뭐하나?" 대답은 없었다. 그는 여전히 푸른 바닷물이 들어찬 바다의 일부분을 옮겨 놓은 것 처럼 보 이는, 섬 하나 없이 그저 끊없이 바다만 계속되고 있는 언덕 아래를 하염 없이 바라보고 있을 뿐이었다. 그 모습에 가스터는 문득 생각했다. 다리오스, 그는 지금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그들이 알고 있던 카르셀의 환영을 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한참 뒤에야, 다리오스는 나직히 대꾸했다. "오랜시간 얽매여있던, 매듭을 풀려 하고 있었습니다." 다리오스는 피식 웃으며 고개를 들어 가스터를 바라보았다. 씁슬한 웃음이 그의 입가에 어리어져있었다. "하지만 잘 되진 않는군요... 너무나도 단단히 묶여있었나봐요." 다리오스는 천천히 그의 곁에 주저앉았다. 아마도, 그의 입가에 머금어져 있 는 것과 같은 것이 자신의 입가에도 머금어져 있으리라는 상상을 하며. 그는 조용히 대꾸했다. "그것이 그렇게 쉽게 해결된다면, 자네가 느꼈던 것들이 전부 거짓된 것이 었겠지...." 다리오스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쉽지는 않군요...확실히...." 다리오스는 말문을 흐리며 바다를 내려다보았다. "저 검푸른 바다를 내려볼때마다, 귀가 따갑습니다. 망자의 원혼이 끝없이 메아리쳐 천지를 진동시키는 듯 하군요." 잠시, 두 사람은 조용히 바다를 바라보았다. 달의 은빛이 반사되는 바다는 무시무시할 정도의 검은 빛을 내고 있었다. 문득 다리오스가 고개를 들어 새하얀 달을 바라보며 나직히 말했다. "이 매듭을 풀지 못 하는 한, 나는 저 소리를 들으며 끝없이 괴로워해야겠 지요." "흐으음..." 가스터의 입에서 나직한 신음성이 새어나왔다. 다리오스는 허탈하게 웃었다. "이 모든 것은 우리의 죄업이니까요." 그리고 그들은, 한참동안이나 아무 말이 없었다. 바람이 불며 짠내가 그들의 코를 간지럽히고 조용한 어둠 속으로 철썩이는 파도 소리가 아련히 들려왔다. 다리오스의 시선이 문득 바다가 아닌 자신의 발 밑으로 떨구어졌다. "이젠 어쩌시겠습니까 가스터? " 시선을 여전히 자신의 발밑에 고정한 채 다리오스가 침울하게 물었다. 가스 터는 천천히 대꾸했다. "모든 일을 뒤로 미루어야지. 어차피 급한 일은 다 처리했으니까." "그러나 그것은 말그대로 급한 일이었죠. 미루어둔다고 해서 그 모든 것을 방치해 둘 수만은 없는 일, 우리에겐 시간이 없고 제국은 너무나 먼 곳에 있습니다." 가스터가 그의 말을 끊듯 입을 열었다. "우선 바트란 왕국으로 가세." "그곳에 제국으로 건너갈 방법이라도 있습니까?" 가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일이 생기리라 짐작하고 내 미리 짐을 옮겨놨거든..." "예?" 이해할수 없다는듯 다리오스가 되물었다. "다가올 운명을 뻔히 알면서도 대처를 하지 않을만큼 난 바보가 아닐세." 순간 가스터의 입가에 기묘한 선이 그어졌다. 가스터는 웃는 것인지 화내는 것인지 알수 없는, 희안한 표정으로 다리오스 를 바라보며 말을 이었다. "내 마법연구실이나 다름없는 마도의 탑, 바벨. 그것은 이미 바트란 왕국으 로 옮겨져있네. 카르셀에 있던 것은 알맹이가 빠진 껍질 뿐이었지." "그럼..." 가스터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곳에서 제국으로 건너가야지. 제국 수도 근처에 몰래 마법진을 만들어 놓은 곳이 있어. 단숨에 옮겨갈 수 있다네." 순간 다리오스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온갖 감정이 복합된 기묘한 미소 가. 그는 천천히 대꾸했다. "그리고 그들에게 나머지 봉인들을 받아야겠군요." 가스터가 고개를 저었다. "쉽게 응하지는 않을걸세. 제국의 힘은 무시못해. 우리 넷으로는 무리야." 그때, 다리오스가 천천히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그의 눈빛이 일순 변 했다. 여지껏의 멍해보이는 순하기 짝이 없었던 부드러운 눈빛이 아닌 차갑 고 냉정의 그것으로. 마치 날카로운 은빛이 흘러나오는 듯이. 이 일순간의 변화에 흠칫거리는 가스터를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차분하게 말 했다. "지금의 제 능력이라면, 저 혼자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이 수많은 망자의 원혼이 귓가에 메아리치는 지금의 제 능력이라면......"




계속------------------------------------- 쓰다보면 되겠지.

일단은 쓰는 것이야~! 열혈! 근성! 아자아자 아자리~! (???) P.S 끙~오펜 10권 보고싶어.




창작:SF&Fantasy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09-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3 읽음 372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새파란 창공 위로 몇 개의 점이 보였다. 그리고 그 점들은 점점 커졌다. 마침내 그 점들은 뚜렷한 윤곽이 드러났다. 제각기 등에 누군가를 태운 5마 리의 거대한 그리폰들의 모습을.

조용한 언덕 위로 나지막한 바람이 불었다. 그리폰의 날개들이 만들어내는 펄럭임이 점차 작아지면서 그들은 점점 지면 에 가까워졌다. 상공에서 작게만 보이던 나무와 풀들이 점점 실제 크기에 가까워졌다. 그렇게 약간의 먼지구름을 만들어내면서 그리폰들은 지면에 살며시 착지했다. 그리고 그들 밑에는... 이미 그들보다 먼저 지면에 부득이하게 내려간 소녀, 아니 소년이 있었다. 회색으로 군데 군데 얼룩진 옷차림으로 까진 무릎팍에 호호 김을 불고 있는 붉은 머리칼의 소년이. "히잉...아파..." 상황이 어떤 건지야 뻔한 것 아닌가? 그리폰 등짝 위에서 까불다가 굴러떨 어진 거지 뭐. 지면이랑 가까와져서 아리아가 잠시 방심한 틈을 채 놓치지 않았던 아린이었다. 이미 아리아가 옆에 무릎을 꿇은 채 아린을 달래고 있 는 탓인지 그다지 큰 울음소리는 아니었지만...... "괜찮아요 아린?" "웅... 응, 이젠 안 아파. 괜찮아 아리아." 아린은 의외로 꽤나 찡그린 표정이면서도 억지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꽤 철들었다고 해야하나? 어찌되었건 아린들을 제외한 나머지 드래곤들과 인간들은 일제히 그리폰에 서 내렸다. 그리고 제각기 고개를 돌려 언덕 너머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들의 목적지였던 가이아네스 제국의 수도, 상주인구 25만의 초거대도시 샤하르의 정경을. 마치 가이드 걸이라도 된 냥, 세를레네가 방긋 웃으며 그들에게 말했다. "가이아네스 제국의 수도 샤하르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그러나 세틴들은 채 그녀의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거의 숲을 연상시키는 건물군,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성곽.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도로와 곁을 흐르는 하수천... 그들을 한번 경악시켰던 남령주 이델론 을 가뿐히 능가하는 거대한 규모... 본성 성곽에서 남문까지의 거리만 3키로미터나 되는 이 거대한 제도를 보는 일행들의 입이 시선이 옮겨질수록 점점 더 벌어지기 시작했다. 유나가 문득 멍한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이거에 비교하면 퀘하난은 달동네로군..." 세틴이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다. "전적으로 동감이야 유나..." 피트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좌우로 젓고 있었다. "난... 할 말조차 안 나오는군요. 엄청나다고밖에는." 그러나 드래곤들과 세를레네는 이들의 이 인간적인 경악을 그다지 고려해 줄 마음이 없었는지 태연하게 발걸음을 옮길 뿐이었다. 칼슈타인의 한 마디만을 남긴 채. "호오? 제법 크네? 한참 걸어야겠군. 쳇." 왠지 즐거운 듯한 목소리로 세를레네는 가볍게 손짓을 하며 입을 열었다. "저를 따라오세요."

* 

"잉? 이거 왜이래?" 이것이, 거대한 성문을 통과하여 무지막지하게 긴 거리를 마차타고 한참을 지나온 뒤, 제국 수도의 왕성 노르뮤니아드 근처까지 와서 내린 후에 칼슈 타인이 주위를 둘러보며 대뜸 내뱉은 한 마디였다. 그리고 그 말에 동조라도 하듯 칼세니안이 말을 받았다. "무슨 전쟁이라도 있었나보죠?" 언덕 위에서 내려보았을때나, 마차 밖으로 바라보던 수도의 경치와는 달리 지즘 그들의 눈에 비쳐지고 있는 왕궁 근처는 완전히 엉망 진창이었건 것이 었다. 흡사 전쟁이라도 있었던듯, 성곽의 절반 가까이가 파괴되어 버렸고, 아직도 곳곳에 푸른 연기가 솟아나고 있었다. "전쟁이라뇨. 제국에 대항할 세력따위가 있을리가..." 아까까지의 즐거워하던 기색은 온데간데 없고, 그저 창백한 표정으로 주변을 바라보기만 하던 세를레네가 문득 자신없는 목소리로 조그맣게 항변했다. 그 러나 그녀의 말은 전혀 일행들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들은 황당한 눈으 로 계속 주변을 살필 뿐이었다. 건물들도 상당수 부숴졌으며 도로 곳곳에도 수십개의 구덩이가 패여 있었다. 바스러진 벽돌건물 사이로 가구들도 보였다. 커튼도. 하지만 갈가리 찢기고, 산산히 조각난 커튼과 가구가 무슨 소용이랴. 멋지게 포장되었었을 도로들은 흉하게 함몰되고, 깨어지고 부숴졌다. 하수 도가 드러날 정도로. 칼슈타인이 문득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거 신기한데? 별의별 마나의 흔적이 다 남아있어. 그것도 죄다 마스터 의 솜씨로. 누구지? 인간에게 이런 힘이 주어질리가 없는데?" . 일행들의 시선이 전부 서로를 향했다. 그러나 해답이 나올리가 없지. "뭐, 일단 가보자."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왕성을 향해 손짓하는 칼슈타인의 말에 일행은 일제히 그들의 눈앞에 세워진 저 거대한 왕성 노르뮤니아드로 발걸음을 옮겼다.

* 

"여긴 더 굉장하군요." 왕성 입구에 둘러서서 왕성을 바라보던 로자르아힘이 문득 피식거렸다. 그리 고 그녀의 말에 일행들은 자기도 모르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 말 그대로였다. 부숴진 성벽은 아주 가루가 되어 바닥에 흩날리고 있었고, 건물들도 군데 군데 원래 그곳이 비어있기라도 했었던듯 뻥 뚫려있는 모습이 모두의 눈에 생생하게 들어왔다. 왕성 둘레를 호위하든 웅장하게 서있었을 여섯개의 첨탑 중 4개가 잘리워져 나갔고, 본성 지붕 일부가 날아갔으며, 성곽의 일부도 사 라져버렸다. 한 마디로 말해서, 지저분한 잔해들이 잔뜩 널려있던 왕성 근처와는 달리 아 주 깔끔하게 도려져있는 것이다. 대륙의 절반을 차지하는 초거대제국 가이아네스의 수도, 그리고 그곳의 중심 지 치고는 꽤나 처참한 모습 아닌가? 문득, 파괴된 첨탑들을 유심히 바라보던 로자르아힘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 을 열었다. "저거... 마법진의 일종인 모양인데요? 여섯개의 첨탑의 위치들을 보니 일종의 마법의 결계로 성 전체가 보호되고 있었던듯 한데...." 칼슈타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아무래도 그런 것 같지? 특히 저 부분을 이어보면..." 손가락을 들어보이며 허공에 궤적을 긋는 칼슈타인, 그 모습을 옆에서 보던 세를레네가 창백한 얼굴로 조용히 중얼거렸다. "대단위 마법의 흔적이지요..." 잘리워 나간 네개의 첨탑, 그리고 사라진 본성의 지붕 일부, 내성 성곽의 한 귀퉁이, 이들 모두의 단면을 잇자 하나의 호선이 그려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의미는 곧...... "단 한방에 저것들을 모두 부숴버렸다는 소리인데..." 조용히 말을 잇는 세를레네의 얼굴이 핼쓱하게 질렸다. 도대체 얼마나 강력한 마법이길래 한 방에 저런 넓은 면적을, 그것도 마법 결계의 일종으로 보이는 첨탑들을 한 방에 저렇게 만든 것일까? 당황하는 세를레네를 바라보며 칼슈타인은 묘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 아주 깨끗하게 도려져 있지." 칼슈타인의 목소리에도 흐릿하기는 하지만 어느 정도 놀라움의 기색이 어려있었 다. 그도 그럴것이, 이정도의 방대한 파괴의 힘은 인간의 마법으로는 절대불가 능인 것이다. 드래곤이라면 간단하겠지만. 그러나 대체로 인간으로써의 생활을 영위하는 드래곤들은 절대 이런 짓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주어진 삶 자체를 즐기는 것이고 제한적인 인생을 만 끽하기 위해 꿈을 꾸니까. 해츨링 같은 경우라면 예외일지도 모르겠으나 현 존하는 해츨링은 아린과 에어린 뿐이니 그 쪽 경우도 제외되고. "그거 참 신기하네?" 흥미와 호기심이 아우러진 그 묘한 표정을 유지하며 칼슈타인은 일행을 돌아 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을 까닥거리며 피식 웃었다. "일단은 들어가보자. 그럼 알게 될꺼 아냐?"




계속-------------------------------- 쓰자 쓰자 아자아자아자장Tul (talk)

코믹월드 찾아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는 의미에서 한층 연재 스피치를 올리는 벗꽃이었습니다아~~ (라고 그럴싸하게 핑계를 댔지만 사실은 마감이 코앞일 뿐이다) 어흐흐흑 ㅠ_ㅠ




창작:SF&Fantasy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0-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3 읽음 356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황성 노르뮤니아드 내부는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아름답던 정원 곳곳에 움푹움푹 구덩이가 파여졌고, 아름답게 자라던 정원수 들은 갈가리 찢겨 사방으로 흩어져 있었다.

본성 성벽에는 이곳 저곳 그을음이 앉아있고, 꺾여진채 나뒹구는 깃대가 보 기에도 을씨년스러웠다. 유사인종까지 합쳐 거의 3천만명이나 되는 인구를 보유한 가이아네스 제국 수도 샤하르의 황성 노르뮤니아드의 모습으로 보기 엔 지나치게 잘 박살나 있는 것이다. 이 놀라운 광경을 칼슈타인은 아주 간략하게 요약해 내뱉었다. "개판이구만." 하긴, 성문이 날아가버린 바람에 문지기조차 없어 그냥 걸어들어왔을 정도니 칼슈타인의 말도 전혀 틀린 것은 아니었다. 여하튼 아린 일행은 천천히 망가진 정원 안으로 걸어들어갔다. 그때, 그들을 막아서는 일군의 사람들이 있었으니.... 세상은 이들을 일컬어 경비병라 부른다. "멈춰라! 웬 녀석들이냐! 감히 황성안에 함부로 들어서다니. 목숨이 아깝지 않느냐?" 소위 경비병이란 무리들은 이런말을 내뱉으며 봉급을 받는 법이다. 그러므로 그들의 행위는 실로 당연한 것, 하지만 황성이 깨어지고 부숴진 지금에 와서 의 그런 말이란 것은 그다지 설득력이 없는 법이지.... (물론 황성이 멀쩡했다 한들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당연하게도 칼슈타인은 웬 개가 짖느냐는듯 경비병을 한차례 슬쩍 바라본 후 곧바로 성 안으로 향하려 했다. 이에 당연하게도 경비병 역시 자신의 의무를 행하기 위해 창대를 높이 세우며 목에 걸린 호르라기를 강하게 불었다. 그리고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외침을 터트렸다. "침입자다!" 사방에서 우렁찬 함성이 그의 호르라기 소리에 호응해 일어났다. 얼마전 황 성이 이렇게 황폐화되는 일을 겪은 후 대폭 경비를 보강했는지, 오래지 않아 어디선가 몇백명이나 되는 황성 경비대가 쏟아져 나왔다. "네 녀석들의 정체를 밝혀라! 그렇지 않는다면 이 날카로운 창이 용서치 않 을 것이다!" 처음 호르라기를 불었던 자가 이렇게 외치는 모습에 뒤에 있던 유나가 문득 실소를 터트렸다. `날카로운 창이 용서치 않는다고? 누가 누구를?' 그러나 경비병들 눈에 비친 칼슈타인은 그저 조그마한 꼬마소년에 불과할 뿐, 그들은 위압적인 태도로 아린일행을 서서히 포위하기 시작했다. 한편 세를레네는 옷매무새를 가다듬고 있었다. 저 황성 경비병들 앞에서 제국 의 제 2인자, 제국 남령주 마도여왕다운 위엄과 품위를 갖추기 위해서. 그러나 잠시 후 그녀는 위엄과 품위를 과시하기는 커녕 채 말도 꺼내보지 못 한 채 구석에서 구경만 해야했다. 그녀가 무슨 말을 채 꺼내기도 전에 칼슈타인이 그 경비병을 향해 조용히 손을 들어올려보이더니 그대로 위에서 아래로 가만히 손을 움직여 버린 것이다. 나 직한 한 마디를 동반하며. "붕괴." 순간, 빠직 하는 소리와 함께 그 경비병이 서 있던 바로 앞의 화강석 재질의 바닥이 함몰되기 시작했다. 넓고 깊게, 점점 퍼져나가며. 그야말로 아주 잠깐사이에 일어난 일이었고 그 호루라기 경비병은 그대로 구 덩이 속으로 모습을 감추어버렸다. 아주, 아아주 긴 비명만을 남긴채.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아련히 들려오는 저 메아리 소리를 들으며 세를레네는 황당한 듯 칼슈타인을 돌아보았다. 그녀는 이곳의 여왕이고 그녀가 말 한마디만 하면 바로 황제 앞 까지 직행이 가능하다. 즉, 결코 이런 소란을 피울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 잠깐 동안에 한 생명이 사라져버리다니.... 그녀는 자신의 일행들중 절반이 포악하고 성질급하기로 유명한 레드 일족이 라는 사실을 잠시 망각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탓하며 재빨리 입을 열었다. "저, 칼슈타인님..." 그러나 그때 칼슈타인을 비롯한 저 레드 일족들은 이미 느긋하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놀라 넋이 빠진 채 멍하니 서있기만 하고 있는 수많은 경비 병들 사이로. 300명이나 되던 경비병들은 슬금슬금 뒤로 물러서 일행이 지나갈 길을 내어 주 기 시작했고, 일행은 그런 그들에게는 눈길 하나 주지 않은채 왕궁 안으로 들 어갔다. 아, 세를레네가 연신 안타까운 눈길을 주긴 했다. 물론 그녀의 태도는 드래곤 들 사이에서 이번에도 역시 가볍게 무시당했지만. 그렇게 정원을 지나온 뒤 아린 일행이 궁성 내부에 걸음을 디디는 순간, 이 번에도 누군가가 일행앞을 가로막았다. 나이 30세가량의 남자로, 눈썹이 짙고 기골이 장대한 것이 딱 장군감이었다. 뭐 갑옷도 삐까번쩍 한게 장군이 맞긴 한듯 했다. "멈추시오! 이게 무슨 짓이오? 힘자랑을 하려거든 다른곳에 가서 하시오!" 장군의 외침에 칼슈타인이 조용히 그를 올려다 보았다. 당돌한 표정으로 자신 을 바라보는 10여세에 불과한 꼬마, 장군은 일순 당황했고 칼슈타인은 그런 그를 향해 이번에도 역시 가볍게 손을 뻗었다. 나직한 중얼거림을 동반하며. "거 귀찮은 놈 되게 많네." 칼슈타인의 오른손을 오른쪽으로 향했다. 그 상태로 그는 가벼운 한 마디를 내뱉었다. "왜곡." 다음 순간, 그의 손 앞 공간이 일순 흔들리며 시야가 일그러졌다. 거대한 공 간 왜곡이 일어나며 동시에 엄청난 충격파가 일대를 휩쓸었다. 뒤이어 우르릉거리는 굉음이 들렸다. 그리고, 머리가 울릴정도의 충격파가 사라진 직후 일행의 눈에 들어온 것은 1층의 절반이 날아가버려 함몰을 시작한 황성이었다. 바위덩어리가 바닥으로 떨어지며 쿵쿵 하는 커다란 소리가 울리고, 조그마한 돌조각이 투닥투닥 튀며 흙먼지가 자욱히 사방에 깔렸다. 그렇게 바깥쪽부터 무너지기 시작하던 황궁은 차례로 붕괴되며 결국 절반 가 량이 폭삭 주저앉아 버렸다. "하아아아...." 세를레네는 머리가 아프다는 듯 이마에 손을 댄 체 한숨을 내쉬었다. 도대체 왜 저렇게 이들은 무의미한 파괴를 일삼는 걸까? 이제는 정말 지겨움이 느껴 질만큼 잘도 부수어대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들의 행동을 제지하자니 이팔청춘 꽃다운 나이에 저 세상 가기도 싫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채 그녀는 누군가가 대신 좀 반기를 들어주기만을 기 대하며 일행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러나 이 광경에 반기를 든 것은 조금 의외의 인물이었다. "황성을 이모양으로 만들면 길은 어떻게 찾아요?" 그러나 황당한 듯 묻는 칼세니안에 비해 칼슈타인은 상관없다는 표정이었다. "우리가 가려는 곳은 저쪽이야. 이쪽 절반은 없어도 상관 없어." "어? 그래요? 그럼 상관없겠네." 납득했다는듯 칼세니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세를레네의 입이 가볍게 위아래로 쩌억 벌어졌다. `그...그런거 납득하지 좀 마!' 그러나 세를레네의 외침은 그저 속으로만 삭이어질 뿐이었다.

* 

그 뒤로 한참동안 일행은 황성안을 걸었고 더이상 그들을 막는 무리는 없었 다. 간간히 지나가는 하인이나 하녀로 보이는 자들이 겁을 집어먹고 몸을 피 하는 일은 있었어도. 아마도 붕괴된 황성쪽으로 다들 인원이 몰린 듯 했다. 그렇게 꽤 오랜시간이 흘렀다. 물론, 절대적인 시간이 아닌, 성질급한 칼세니안의 시계로. "이 길이 맞긴 해요?" 황궁이 좀 복잡하겠는가? 이리 저리 꼬이고 뒤틀린 복도를 따라 좀 걷는 사 이 칼세니안이 그새 성질부리기 시작한 것이다. "저..제가 길을 아는데요?" 기회를 틈타서 세를레네가 재빨리 나섰다. 안 그래도 허구헌날 샛길로만 빠 지는 드래곤들이 답답했던 터라 훨씬 전부터 말을 꺼내고 싶었으나 후환이 두려워 채 말을 못했던 세를레네였다. 지금이야 길 못 찾아서 신경질내고 있 으니 말에 끼어들어도 괜찮겠지 싶었던 것이었다. 그녀의 예상대로 칼세니안이 반색을 하며 입을 열었다. "아 맞아. 너 여왕이랬지? 잘 됐네. 황제란 녀석 어딨니?" 세상에, 그것도 잊어먹고 있었단 말인가? 그러나 세를레네는 아무 말 않고 일행들을 안내하는데만 전념하기로 마음먹 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이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길이었던 것 이다. "이 쪽으로..." 그 다음은 그야말로 일사천리였다. 누군가를 불러서 뭐라고 몇 마디를 전달 한 뒤 -전달받은 사람은 그야말로 부리나케 어디론가 뛰어가버렸다- 거침없 는 태토로 세를레네는 아린 일행들을 안내했고 아무런 파괴도 살육도 소란도 없이 너무나도 정상적인 모습으로 그들은 황궁 안을 천천히 걸어갔다. 그리고 마침내 일행들의 발걸음이 어느 방문 앞에서 멈춰졌다. 문은 그야말로 화려하기 짝이없었다. 뭔지 알 수 없는 기하학적 무늬가 백금으로 만들어진 문에 황금으로 아로새 겨져 있었고, 처처 곳곳마다 붉고 푸르고, 녹색을 띄는 보석들로 장식되어 있었다. 문짝만 띠어다 팔아도 거 어지간한 마을 사람들이 10년은 먹고 살 만 할 것 같았다. 이 화려한 방문 앞에서 세를레네는 일행들을 향해 차분한 목소리로 입을 열 었다. "이곳이 대륙의 절반을 지배하시는 가이아네스 제국의 현 황제, 로히가스 크렐 가이아네스 폐하가 계신 곳입니다."




계속--------------------------------- 크아... 이거 중노동이군,...

이렇게 날림으로 쓰면 버그 생길텐데... 뭐, 어떻게 되겠지. 으히힛 P.S 인기투표 마감합니다....

빨리 글 쓰자 냥냥 


창작:SF&Fantasy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1-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3 읽음 157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문이 열렸다. 암, 당연한 거다. 문을 열고 닫으라고 만들어진 거니까. 그러나 그 문이 열렸을 때, 그 안을 바라본 소시민 유나 양은 이번에도 허탈 한 한숨을 푹푹 쉬어야만 했다.

`요즘들어 보물 구경 지겹도록 하게되는군... 정말 지겹네.' 왜 기둥이란 기둥은 죄다 화려한 금박무늬가 새겨져있는 것일까? 그리고 바닥 은 왜 죄다 웅장하면서도 고풍스러운 무늬가 아로새겨진 대리석이어야 할까? 게다가 유나가 여태껏 보아온 가장 부드럽고 비싸보이는 붉은 천이 왜 바닥에 깔린 채 사람들의 신발에 밟히고 있어야 할까? 그다지 넓은 방은 아니었고 아마도 사방에 책장들이 서있는 걸로 보아서 서재 의 일종이긴 한 모양인데, 도대체 이건 서재인지 보물창고인지 책보다 주변에 널려진 도자기며 황금,백금,다이아,루비,사파이어 등등 하여튼 비싸보이는 광 물이란 광물의 숫자가 더 많아 보이는 곳이었다. 이건 거의 서재를 화려하게 꾸민 수준을 넘어서 보물창고 한 복판에 테이블이랑 의자 갖다놓고 책 몇 권 집어넣은 걸로 밖에 안 보였다. 유나는 힐끗 방 주위를 둘러보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이 방 주인, 전생이 드래곤이나 까마귀 류였나? 흐음? 드워프였을지도.' 제국이라고 헤이드 6국연합이랑 광산 숫자에 무슨 차이가 있을리도 없을 거고 황금이 지천으로 굴러다녀 발걸음에 툭툭 채일리도 없건만, 정말 이 방의 주인 에게 주위가 반짝거리지 않으면 정서불안증세라도 있는 것인지 바닥부터 천장 까지 안 반짝이는 것이 없는 것이었다. 하지만 세를레네는 이런 광경이 꽤 자연스러운 것인지 부담없이 일행들의 앞 을 지나 테이블 앞으로 걸어나갔다. 그리고 그 곳에 앉아 호기심어린 눈으로 아린 일행을 바라보고 있는 한 중년 사내-의외로 옷차림은 수수했다-에게 다가가 정중히 무릎을 꿇으며 입을 열었 다. "그대의 가신, 남령주 마도여왕 세를레네 아파카인 데레스테이나 카킬라이드, 전 대륙의 지배자, 왕중의 왕, 모든 이들의 위에 존재하시는 로히가스 폐하 께 인사올리옵니다. 절도있는 동작, 조금의 거리낌도 없는 태도, 고아해보이는 기품이 자연스러 우면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게 무릎을 굻는 그녀의 동작 전체에서부터 흘러나 왔다. 왠지 아름다워보이는 그 모습에 문득 뒤에 서있던 세틴이 움찔거렸다. 적어도 지금만큼은 그녀는 정녕 마도여왕 세를레네로 보였고 그제서야 그는 그녀와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었던 것이다. 머리로써가 아닌 가슴으로써. 테이블에 앉아있던 중년사내는 그녀를 향해 희미하게 미소지으며 고개를 끄 덕였다. 예를 받아들인다는 의미, 세를레네는 다시 몸을 일으켰고 그런 그녀 를 향해 중년사내는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 뒤를 향해 눈짓을 하며 입을 열었 다. "세를레네, 저 분들을 소개해주지 않겠나?" "아...예. 이 분들은...." 세를레네는 침을 꼴깍 삼키면서 소개를 시작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소개하 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침까지 삼키겠냐마는, 그녀의 앞에 있는 사 람은 제국 황제라는 지고무상의 극에 달한 지위에 앉아있는 자였고 그녀 뒤에 있는 자들은 안하무인의 극에 달한 드래곤들이다. 양쪽 다 절대 남에게 고개 숙여본 일이 없다는 공통점을 안고 있는 것이다. 자칫 말 한 마디 잘못하는 바람에 무슨 엄청난 사태가 일어날 지 예측불가능 이다. 그녀가 얼마나 이야기를 잘 풀어나가느냐에 따라 제국 수도 사햐르의 25만 인구의 생사가 결정될 판이니, 이 어찌 아니 신중해 질 수 있겠는가? 그러나 그녀는 곧 자신의 고민이 쓸데없는 짓임을 깨달았다. 붉은 머리의 열살짜리 꼬마아이 칼슈타인을 바라보는 로히가스의 눈빛이 일 순 바뀌더니 피식거리며 고개를 좌우로 저어보인 것이었다. "아닐쎄. 굳이 설명을 들을 필요가 없군." 그리고 놀랍게도 로히가스는 의자에서 일어나 정중히 고개를 숙이며, 제국 황 제의 지위에 앉은 자라고는 도저히 볼수 없으리만치 공손하게 입을 열었다. "미천한 자들의 왕이 위대한 종족들을 뵙는구료. 로히가스. 로히가스 크렐 가이아네스입니다." 세를레네의 눈이 휘둥그러해졌다. 그리고 그녀만큼의 표정변화는 없었지만 칼슈타인들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지금 그들은 전부 내재된 마나를 숨긴 상태, 8서클의 마법사인 세를레네조차 도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라면 이들의 정체를 눈치챌 수 없다. 그런데 마법사 도 소드마스터도 아닌 로히가스가 대번에 정체를 눈치챈 것이다. "놀랍군. 인간들의 왕에게 이런 능력이 남아있을리가 없을텐데? 본질을 꿰뚫 어보는 눈은 우리들에게조차 전해져내려오지 않거늘..." 정말 놀랍다는 듯 혀를 내두르는 칼슈타인을 보며 로히가스는 그들에게 몸소 의자를 준비한 뒤 부드럽게 미소지으며 말을 이었다. "제 능력이 아니라 제 지식이지요. 대충 어림짐작이었는데 맞는 모양이 군요." 문득 칼슈타인의 입가에 흐릿한 미소가 머금어졌다. "그렇군. 그러고보니 그녀가 여기 있었어......" "예." "자네는 그것을 아는가?" "저만 알고 있습니다." 이 알수없는 대화에 일행들이 전부 당황하며 칼슈타인과 로히가스를 바라보았 다. 하지만 로히가스는 더 이상 이야기하고 싶지 않았는지 말을 돌릴 뿐이었다. "무슨 일로 오셨는지 물어도 될런지요? 지상 최강의 드래곤께서 이렇게 몸소 와주시다니 좀 놀랍군요." 세를레네가 기다렸다는 듯이 얼른 입을 열었다. "아... 제가 설명을...." 그때 칼슈타인이 불쑥 손을 들어 제지하더니 미간을 찌푸리며 로히가스를 바 라보았다. 그리고 손가락을 들어 좌우를 가르키며 기분나쁘다는 듯 물었다. "아니, 우선 이것부터. 여기 왜 이렇게 된 거야? 그녀가 여기 있는데." 그가 가리키는 파괴된 황성 노르뮤니아드의 정경을 바라보며 -그중에는 칼슈 타인이 부수어놓은 것도 있었다- 로히가스는 다시금 조용히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분은 꿈을 꾸고 계시니까요." "그래서 더 문제라는 거다. 그녀가 꿈에서 벗어나지 않았다면 이건 인간이 한 짓이란 소린데... 인간에게 이런 일이 가능할 리가 없잖아?" 칼슈타인의 질문에 로히가스는 고개를 저었다. "가능한 자들이 있습니다. 꽤나 유명한 자들이지요."

* 



계속-------------------------------------- 양이 얼마 안 많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 여기서 자릅니다용. 화가 여기서 끊기는 바람에~ 냥~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Tul (talk) 

1999/08/05(03:34) from 210.102.100.104 작성자 : 김조섭 (joseob@netian.com) 조회수 : 112 , 줄수 : 358 초룡전기 312


환타지 게시판


91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2- 이름 : 관리자(m2200@netsgo.com ) 날짜 : 1999/08/04 조회 : 15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2-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4 읽음 18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자신의 정원이 한 눈에 보이는 야외 테라스, 그 한 가운데 위치한 작은 테 이블에 앉아 로히가스는 지금 그에게 알현을 청한 4인의 무리들로부터 알현 의 이유를 듣고 있었다.

그들의 말이 끝나자 로히가스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그에게 알현을 청했던 4인의 무리들,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띠는 화려한 은발의 아름다운 청년을 바라보며 그는 나직히 말했다. "그대들이 이곳에 온 이유가 그것이오?" "그렇습니다 제국의 지배자시여." 청년은 공손히 대답했다. 그러나 로히가스는 그다지 그 태도를 공손하게 받 아들이고픈 마음이 들지 않았다. 드래곤 슬레이어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산맥 건너의 그들의 고향에서뿐만 이 아니라 대륙 본토에서조차 그 명성이 하늘을 찌르는 인간계 최강의 검사, 자신의 충실한 가신이었고 제국 최강의 검사로 칭송받았던 제국 서령주 무왕 라르고의 목을 베어넘긴 저 20대 중반의 아직은 앳된 얼굴의 청년은 지금 그에게 얼토당토한 요구를 해왔던 것이다. 로히가스는 기가 막히다는 듯한 투로 청년을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그러니까... 가이아스와 자에드라실을 당신들에게 전해달라, 이거구료?" 다리오스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로히가스는 말을 이었다. "그대들은 그것이, 제국 황제의 권위를 상징하는 두 물건이라는 사실을 모르 고 있었소?" 태연한 듯 보였지만 로히가스는 말투속에 묻어나오는 짙은 분노를 채 감추지는 못했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거리낌없이 대답했다. "알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어떠한 대답을 할 지도 잘 알고 있을텐데?" 그의 목소리가 더욱 가라앉았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전혀 동요하지 않은 채 말을 이을 뿐이었다. "예. 하지만 저희는 그것을 받아가야 합니다." 저 태연하다 못해 무례하기까지한 태도에 로히가스는 살짝 눈쌀을 찌푸렸다. 아무런 갑주도 걸치지 않은 채 알현을 위해 무장까지 해제하고서 100여명이나 되는 경비병들에게 둘러쌓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태도엔 조금의 비굴함도 스며있지 않았고 오히려 당당하기까지 했다. 그리고 그것은 같은 처지에 있는 플루토나 마법봉인구를 양 팔목에 걸고 있는 가스터와 베라들도 마찬가지, -가스터는 한쪽 팔목이지만- 로히가스의 시선이 마치 꿰뚫는 화살이라도 된 듯 다리오스의 정면으로 꽃혔다. "이미 그대들은 강한 힘의 소유자들이 아니었던가? 어째서 더 큰 힘을 원하 는 것이지?" 여전히 다리오스는 태연했다. "아까 말씀드렸습니다." 그는 지금 자신의 사방에 날카로운 검날이 그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못한 듯 태연하게 말을 이어나가고 있었다. "폐하께서도 자신의 고향이 차가운 바다로 변해 검푸른 물결 아래로 가라앉 아버린 모습을 보셨다면, 저희 의도를 충분히 이해하셨을 것입니다." 로히가스는 입을 다물었다. 확실히, 이해할 수는 있었겠지. 그 역시 자신의 고향이, 자신의 집이, 자신의 대지가 모조리 검푸른 물결 아래로 가라앉아있는 것을 보았다면 말이야. 하지 만 그에겐 결코 다리오스들이 행했던 어리석은 짓을 시행할 생각이 없었다. 그런 어리석은 짓 따위는... 침묵을 고수하는 로히가스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다리오스가 문득 목소리를 높 였다. "부탁컨데, 그 둘을 넘겨주십시오." 다리음보?둘러싸고 있던 황궁경비병들이 일제히 그를 노려보며 창검을 고쳐 쥐었다. 가이아스와 자에드라실이라면 이들에게는 전능수의 봉인으로보다는 제국 황실의 위엄을 상징하는 왕관과 홀의 의미가 더 큰 것, 잔잔한 분노의 파도가 경비병들 사이로 천천히 퍼져나갔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이들의 반응에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는 천천히, 격정을 억지로 참아내는 듯 띠엄띠엄 말을 맺었다. "더이상... 드래곤들을 이 땅위에 남겨놓을 수는 없습니다." "흐으음." 로히가스는 한숨을 쉬며 찻잔을 들었다. 이미 차는 차갑게 식어있었다. 얼굴 을 찡그리며 찻잔에서부터 다시 입을 뗀 뒤 그는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부드 럽게 입을 열었다. "자네의 심정은 이해할 수 있네." 다리오스의 얼굴에 일순 옅은 화색이 돌았다 그것을 보며 로히가스는 잠시 말을 끊었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자네의 생각에 동의할 수는 없군" 고개를 젓는 로히가스의 태도에 다리오스의 표정이 다시 딱딱하게 굳어져갔 다. 로히가스는 다리오스를, 그리고 그의 뒤에 도열한 가스터와 플루토, 베 라의 모습을 차례대로 바라보며 단호하게 말을 이었다. "그들을 이 땅에서 없애고 싶다? 물론 그 발언은 이해를 하네. 하지만 그러 기 위해 더 위험한 물건을 끄집어내는 것이 정상적인 대처방안이라고는 생 각되지 않아. 지금 현상황에서는 우리는 이미 드래곤에 대해 많은 것을 알 고 있고 그들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는 법 또한 체득하고 있네. 그것을 무시 한 건 자네들이야. 그런데 이 상황에서 드래곤들을 없애고 새로운 공포를 이 땅 위에 불어넣겠다는 것인가? 어떠한 존재인지조차 잘 모르는 그것을?" 그의 말이 진행됨에 따라 다리오스의 표정은 더더욱 굳어져만갔다. 그런 그의 표정을 바라보며 로히가스의 목소리 역시 천천히 높아지고 있었다. "게다가 지금의 태도로 이미 자네들은 한계를 넘었어. 난 더 이상 대화를 지 속해야할 필요성조차 못 느끼고 있다네." 로히가스의 두 눈에 조금씩 불길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그의 어조가 점점 높아지며 서서히 분노의 표정이 얼굴 전체에 떠올랐다. 순간, 로히가스의 고함소리가 조용한 정원에 쩌렁쩌렁 울렸다. "그대들이 요구하는 것은 황권의 상징이나 마찬가지야! 어쩌면 그렇게 뻔뻔 할 수가 있단 말인가 그대들은?" 침묵이 흘렀다. 아련한 메아리만이 정원 耽汰?울릴 뿐, 자신의 흥분을 깨 달은 로히가스는 다시금 목소리를 낮추며 다리오스들을 향해 말했다. "물러가게. 그대들의 명성을 생각해서 구금하지는 않겠네." 그리고 그는 다리오스들을 향해 명백한 분노를 표시한 채 천천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앞으로는 제국 쪽으로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좋을 걸세. 제국의 힘은 그대들이 생각하는 만큼 허약하지 않을테니까."


다리오스는 문득 한숨을 쉬었다. 협상은 결렬되었다. 하긴, 애당초 기대도 하 지 않긴 했지만... "어쩔수 없군요 폐하." 그의 한 마디에 경비병들의 안색이 눈에 띠일 정도로 뒤바뀌었다. 아무리 비 무장 상태로 100여명이나 되는 경비병들에게 둘러싸여있고 목줄기마다 날카로 운 창칼을 겨누고 있다고는 해도, 그들 앞에 서있는 자는 드래곤 슬레이어, 인 간계 최강의 검사인 것이다. 저들을 둘러싼 경비병들의 안색에 짙은 불안감이 서서히 고조되기 시작했다. 로히가스는 슬쩍 몸을 일으켰다. 저들을 상대로 앉아있는 것은 아무래도 위험 한 짓이었으니까. 천천히 일어나며 그는 다리오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웃으 며 입을 열었다. "어쩔 수 없다라... 그렇다면 물러가겠다는 건가?" 그럴리가 없다는 것쯤은 로히가스 측이나 다리오스 측이나 잘 알고 있는 사실, 다리오스는 그의 목을 겨누고 있는 두 개의 할버드를 양 손으로 가볍게 쥐며 말을 이었다. "무력을 사용하는 수 밖에요." 다리오스의 목소리는 나직했지만 청천벽력처럼 정원을 울려 경비병들의 귓가 로 들어왔다. 되도록이면 피하고 싶었던 사실, 드래곤 슬레이어들과 전투를 벌여야한다는 끔찍한 현실이 결국은 그들에게 닥쳐온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훈련된 정예답게 생각보다는 몸이 먼저 움직였다. "꼼짝마라!" 다리오스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그의 가느다란 목줄기로 날카로운 할버드 의 날이 좌우로 교차하여 그를 옭죄기 시작했다. 이제 좌우로 당기기만 하면 다리오스의 가는 목은 가볍게 떨어져 나갈 것... 그러나 경비병들의 의도와는 달리 다리오스의 양손에 쥐어진 할버드들은 마치 무엇인가에 끼인 듯 미동도 하지 않았다. "죄송하지만...." 순간 그를 겨누고 있던 두 개의 할버드가 새하얗게 반짝이더니 눈부신 은빛을 사방으로 폭사시키며 산산히 흩어져버렸다. 다리오스는 천천히 창대를 쥐었던 두 손을 가슴 앞으로 모았다. 가벼워보이는 그의 손짓 속에 희미한 은빛가루 가 살며시 흘러내렸다. 조각내거나 산산히 부순 정도를 넘어서, 완전히 가루가 되어버린 할버드들의 잔해를 가볍게 털어내며 다리오스는 로히가스를 노려보았다. "이런 것은 저희들에게는 무의미합니다." 그의 말이 신호가 된 듯 좌우에 도열하고 있던 두 명의 경비병이 대검을 휘두 르며 다리오스에게로 돌진했다. 동시에 다리오스의 양손이 좌우로 뻗었다. 짙 은 아지랑이가 밀려나오며 보이지않는 두 기류가 그들에게로 쏟아졌다. 그리고 그 둘은 좌우로 날아가 벽에 부딛혀버렸다. 기절해버린 저들의 가슴팍에 깊이 파힌 상흔을 바라보며 사색이 되는 경비병 들을 무시한 채 다리오스는 자신들의 일행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태연하게 입을 열었다. "가스터, 준비하세요. 협상은 결렬입니다. 예상대로." 동시에 다리오스 뒤 켠에 조용히 서있던 가스터의 표정에도 짙은 미소가 떠올 랐다. 그는 자신의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목을 들어보이며 로히가스를 향해 키득거렸다. "8서클의 마법사가 만든 봉인구로 9서클의 마스터를 구속할 수 있다고 생각 했었소 폐하?" 순간 그의 팔목에 채여져있던 보라빛 팔목봉인구가 산산히 쪼개지며 사방으로 튀어나갔다. 동시에 풀려진 한 손에서부터 보이지않는 기류가 소용돌이 치며 그들, 가스터와 플루토, 베라들을 포위하고 있던 경비병들을 사방으로 밀어냈 고 또다시 경비병들은 허무하리만치 간단하게 사방으로 날려가 버렸다. 이를 갈며 주위를 포진하는 경비병들과 자기도 모르게 한 발자국 뒤로 물러서 는 로히가스, 그들의 모습을 보며 가스터는 씨익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너무 순진하시구료. 폐하." 한 켠에 서서 조용히 입을 다물고 있던 플루토 역시 짙은 미소를 지으며 입 을 열었다. "그리고 구속할 수 있었더라도, 상황이 바뀌는 것은 아니지." 플루토는 싱글거리며 자신을 향해 손목을 내미는 베라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가볍게 허공에 원을 그렸다. 검은 기류가 허공을 가르며 그녀의 양 손목에 채워져 있던 두 개의 봉인구를 산산히 부수어버렸다. 팔목을 터는 베라에게서부터 다시금 눈을 돌리며 플루토는 킬킬거렸다. "옆에서 부수어주면 그만이잖아?" 동시에 플루토의 오른손이 허공을 가르며 근처에 서있던 한 경비병의 목덜미 를 움켜쥐었다. 그 경비병이 방?하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정면으로 플루 토를 바라보며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조금의 저항도 못한 채 플루토의 손아귀에 잡혀버렸다. "커커컥..." 게거품을 무는 경비병을 바라보며 플루토는 피식 웃었다. 그리고 거의 숨이 넘 어가기 직전인 그 자의 허리춤에서 롱 소드를 꺼내 들며 입을 열었다. "거 무기 좀 빌립시다." 그리고 그들은 완전히 전투태세를 갖춘 채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사실, 비무장이라는 것 자체가 우스운 것이기는 했다. 가스터나 베라는 애당 초 무기 따윈 지니고 있는 바가 없었고 검을 쓰는 다리오스나 플루토의 경우 사방에 널려있는 검들 중 아무거나 하나만 집어쓰면 되는 것이다. 100여개나 되는, 그들을 포위하고 있는 경비병들의 검을. 태연하게 서있는 다리오스와 롱 소드를 까닥거리는 플루토, 손가락 마디마디를 풀고 있는 가스터와 목덜미를 매만지며 몸을 푸는 베라... 저들을 포위하고 있던 경비병들의 안색이 시퍼렇게 질려버렸다. 이제 저들은 우리에서 풀려난 사나운 맹수들, 그리고 저들의 날카로운 발톱과 잔혹한 이빨의 희생양이 누구일지 짐작하는 것은 그들에게 있어서 그다지 佇? 운 일이 아니었다. 그들의 등 뒤로 식은 땀이 천천히 배어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다리오스들을 바라보는 로히가스는 의외로 당연하다는 듯 웃고 있었다. 그는 경비병들에게 손짓을 하며 위엄있는 목소리로 명을 내렸다. "다들 물러섯거라. 저 자들을 그대들에게 상대케 하는 가혹한 짓을 행할 생 각은 없다." 그의 명령에 경비병들이 주춤거리면서도 한발자국 한발자국 뒤로 물러서는 모 습을 보며, 플루토가 신기하다는 듯 로히가스를 바라보았다. 도대체 뭐 믿고 이러느냐는 눈치, 로히가스는 너털웃음을 터트리며 입을 열었다. "자네들같은 힘의 소유자는 제국에도 얼마든지 있다네. 내가 놀랄 것이라고 생각했나?" 문득, 로히가스의 오른손이 가볍게 들어올려졌다. "그대들을 상대할 자들은 이 곳에 있네. 미리 연락을 했었지. 난 순진한 사 람이 못 되서 말이야." 그 행동이 신호였는듯, 그의 뒤, 어두침침한 회랑을 통해 한 무리의 형체가 나타났다. 평범한 복장의 건장해보이는 한 백발의 노인 검사와 갈색의 머리칼을 길게 기 른 젊은 여인, 그리고 그 뒤를 도열하듯 서 있는 은발과 적발의 소녀들, 자신 들의 머리색과 같은 로브를 몸에 걸친 그녀들을 바라보며 로히가스는 그들을 향해 가볍게 손짓하며 입을 열었다. "소개하지. 제국 마법사들의 최고위, 포 소서러스들일쎄. 비록, 한 명은 죽 었지만..." 순간 가스터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저들이 어떻게 여기에? 남령주에 있어야 하거늘...' 제국 최강의 마법사 포 소서러스. 갈색의 마녀 래디 옐 가스트리아, 적색의 마녀 세시 헤트리스, 백색의 마녀 프쉬케 샤를라인... 그리고 지금은 없는 자색의 마녀 루시 페를라인. 가스터 역시 마법에 뜻을 둘때부터 신물나게 들어온 이름들이었다. 비록 아 리따운 소녀의 모습들을 하고 있지만 나이는 가스터보다도 거의 1~20살 이상 많은, 경력으로만 따지면 가스터의 두 배를 가뿐히 넘는 자들... 결코 쉽지많은 않은 상대들이다. 특히나 지금처럼 외팔이일 때는. 아까의 여유가 서서히 사라지는 드래곤 슬레이어들을 바라보며 로히가스는 회 심의 미소를 지은 채 또다시 다른 한 명, 무표정한 얼굴로 다리오스들을 가만 히 바라보며 허리춤의 장검만을 쓰다듬고 있는 백발의 검사를 소개했다. 특히 다리오스를 바라보면서. "그리고 자네가 죽인 무왕 라르고의 스승, 제국 최고의 검사 아르킨 공이지."




계속------------------------------------------ 자. 불타보는 거다.... 버닝버닝 화이아~ 아듀~ 마이 썸머~ 굳바이 마이 썸머 비취~~

이 좋은 여름날 골방에서 글쓰는 불쌍한 중생 벗꽃 왈. P.S 죄송하지만 어떤 분에게도 삭제된 부분은 드릴 수 없습니다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나요. 우, 죄송합니다. 글쓰다보니 쪽지가 꽤 와있더군요... 글쓰느라 정신이 없다보니...흑. 죄송. 제가 원래 통신 켜놓은 상태에서 글 쓰는 일이 많아서요. (사실은 까먹고 안 끄는 거지만)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Tul (talk) 

1999/08/06(17:48) from 203.251.103.75 작성자 : 삐따기 (elpid@sbsmail.net) 조회수 : 117 , 줄수 : 352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3- 창작:SF&Fantasy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3-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6 읽음 347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평화롭던 정원 위로 흉흉한 살기가 맴돌기 시작했다. 화려한 색채를 뽐내는 수많은 아름다운 화초 위에서, 로히가스와 멀찌감치 서 창검을 든 채 긴장된 얼굴로 자신들을 바라보는 100여 명의 황궁경비병 에 둘러쌓인 채, 다리오스들은 천천히 그들 앞에 나타난 새로운 강적을바라 보았다.

손가락에 낀 반지를 매만지는 갈색 머리의 여인과 로브 안에서 두툼한 붉은 표지의 책을 꺼내는 적발의 소녀, 천천히 자신들을 바라보는 은발의 소녀와 말없이 검을 빼드는 노인 검사의 모습, 그 중에서도 특히 플루토의 눈길을 끄는 것은 그 노인 검사의 검에 맺혀있는 눈부시게 빛나는 은빛 검기였다. 무왕 라르고의 검에 맺혔었던, 자신에게 있어 쓰라린 기억을 안겨준 그것과 똑같은 은빛의 빛무리...... 플루토는 천천히 롱 소드를 고쳐쥐었다. 동시에 모든 것을 뒤덮을 듯한 짙은 어둠이 그의 손아귀로부터 모락모락 아지랑이를 피우며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예전의 그것보다 훨씬 더 짙고 어둡고 음울해 보이는, 안정된 강함이 아닌 언제라도 폭팔할 듯한 불안정한 강함을 지닌 어둠의 기운, 그것을 바라보는 노검사 아르킨의 주름살 진 미간이 일순 짙게 찡그려졌다. 그는 검을 살짝 내리며 차분한 목소리로 플루토를 향해 말했다. "젊은이. 그대는 길을 잘못 들었군. 그것은 언젠간 그대를 파멸시킬걸세" 플루토는 아무런 대꾸를 하지 않은 채 단지 피식 웃으며 검을 고쳐쥐었을 뿐 이었다. 문득 씁쓸한 듯한 미소가 플루토의 입가에 어렸다. `난 내 길을 걷는다. 다리오스의 뒤를 좆지는 않아...' 고요한 적막이 흘렀다. 어느 누구도 말은 없었다. 긴장된 공기가 정원 깊숙히 짙게 깔려들기 시작했다. 베라의 자세가 약간 낮춰졌다. 언제라도 달려들듯이 웅크린 맹수의 그것처럼. 그녀의 양손이 살짝 오므려지며 언제라도 손아귀에 거쳐가는 모든 것을 찢어 발기는 야수의 형상을 취했다. 가스터의 눈빛이 매서워졌다. 그의 로브 안쪽, 붉은 드래곤 하트로부터 방대 한 마나가 흘러나와 천천히 그의 전신으로 흡수되기 시작했다. 충만한 마나를 구성시키는 가스터의 오른손이 조금씩 희미하게 빛났다. 동료들의 반응을 바라보며 플루토는 천천히 검을 올렸다. 그리고 상대를 향해겨누며 검끝을 눈높이에 맞췄다. 불타오르는 어둠이 자신과 상대를 짙게 가로 질렀다. 크로워드 가문 전통의 기수식, 문득 플루토가 자신들과, 상대방을 번 갈아보며 재미있다는 듯 중얼거렸다. "4 대4 라... 뭐 쪽수는 맞는구만. 자, 누가 누굴 상대할까요?" 플루토와 가스터, 그리고 베라 사이에 눈짓이 오가며 무언의 약속이 맺어졌 다. 가장 강해보이는 저 은빛 검기의 노검사는 다리오스가, 제국 최강의 마 법사라 불리는 저 갈색머리의 여인은 가스터가, 그리고 나머지 둘을 플루토 와 베라가... 가스터들의 입가에 일순 미소가 어렸다. 로히가스 황제의 계산은 틀렸다. 객 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 이미 그들의 우세가 확연한 것이다. 이제 문제는 또 다른 강자가 나타나기 전에 전투를 끝내는 것 뿐. 계산을 끝내자, 플루토들 은 일제히 맞붙기위해 뛰쳐나가려 했다. 그때, 아무런 전투 준비도 없이 가만히 서있기만 하던 다리오스의 입에서 무미건조한 목소리가 흘러나와 그들을 붙잡았다. "아니, 4대 1이야." "에?" 막 덤벼들려던 플루토가 의아해하며 다리오스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일순 당 황해버렸다. "다리오스?" 이미 양쪽다 흉흉한 기세를 풍기며 싸우기 직전 상태까지 왔건만, 그의 친우 는 준비는 커녕 아예 검조차 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플루토의 양 미간에 깊게 고랑이 패였다. 저 멍청한 순둥이 자식은 이 상황에서 갑자기 뭐하는 짓인가? 설마 아직까지 대화로 풀어나가자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 그러나 플루토의 찌푸릴대로 찌푸려진 표정을 보는 다리오스의 두 눈은 단지 고요하기만 했다. 다리오스의 고개가 좌우로 저어지며 그의 입에서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 다. "우린 시간이 없어." 동시에, 그의 모습이 플루토의 시야에서 사라져버렸다.


다리오스의 신형이 정원을 가르며 한 줄기 은빛선으로 화했다. 인간이라고는 도저히 보이지 않는 고속의 움직임, 안 그래도 유심히 다리오스를 바라보고 있던 노검사 아르킨의 두 눈이 일순 부릅뜨였다. "헉!" 인간계 최강의 검사, 드래곤 슬레이어, 제국 최강의 검사의 목을 단번에 베어 버린 최고의 검사, 검의 궁극에 다다른 자... 다리오스 폰 골드브러프. 이 이야기는 아르킨 역시 귀가 따갑게 들어왔고 그는 그때마다 고개를 저었다. 고작해야 20대 중반을 넘긴 청년에게 주어지는 칭호치고는 너무나도 거창하다 고 생각해왔었다. 그러나 그는 지금 자신이 들어왔던 이야기는 이 청년의 반의 반도 제대로 묘 사하지 않은 것임을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었다. 아르킨, 그가 흐름을 느낄 수 있는 소드마스터의 경지에 오른지 어언 25년 째, 그러나 그는 다리오스의 움직임을 채 감지해내지 못 했다. 다리오스, 그는 흐름을 느끼는 아르킨의 감 각보다도 더 빠르게 움직이고 있었던 것이다. 폭사하듯 쏟아져오는 다리오스의 오른손이 순간 허공을 휘저었다. 자욱한 은 빛 빛무리가 손아귀 가득 어리며 삽시간에 그것은 한 줄기 거대한 빛의 검으 로 화했다. 허공에 검기를 맺히는, 아르킨조차도 터득하지 못한 궁극의 경지, 그것을 바라보는 노검사의 주름진 두 눈이 경악과 당황으로 크게 떠졌다. 설명은 길었지만 시간은 짧았다. 그것은 거의 찰라의 순간이었다. 다리오스, 그는 단 한순간에 20 여미터 거리를 무로 만들며 아르킨에게로 저 파괴적인 빛무리를 내려치고 있었다. 아르킨은 생각보다는 본능에 가깝게 검 을 쳐들었다. 눈부신 은빛 빛무리가 허공에서 맞부딛히며 벼락이 치는 듯한 굉음이 대지를 떨쳐울렸다. 빛과 빛, 그 교차점으로부터 짙은 은빛 파동의 기류가 대기에 파문을 그리며 사방으로 퍼져나갔다. 검과 검이 맞부딛혔다. 빛과 빛이 맞부딛혔다. 강대한 파괴의 힘이 서로의 위 용을 자랑하며 서로를 압박하고 있었다. 엄청난 중압이 노검사의 양 어깨를 강타했다. 나직한 신음이 흘러나왔다. "크으윽...." 압력의 차이가 월등히 느껴졌다. 단지 한손으로 내려친 다리오스의 은빛 검기 를 막기 위해 그는 양 손으로 자신의 모든 힘을 동원해야 했던 것이다. 어떻 게 이런 막대한 힘을 지닐 수 있는지 궁금해 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아르킨이 채 생각을 전개할 시간조차 주질 않았다. 자신의 공격이 막혀지는 그 순간, 다리오스의 왼손이 허공을 저었다. 또 하나 의 빛무리가 그의 왼손에 머금어졌다. 그리고 그것은 오른손의 그것과 똑같이 화했다. 은빛 섬광이 번뜩였다. 정확히 아르킨의 좌에서 우로, 그의 육신에 대 각선의 은빛 빗금이 그어졌다. 노검사의 늙은 두 눈이 부릅떠졌다. 짧은 신음이 터졌다. "큭!" 그와 함께 마치 미끄러지듯, 그의 상반신은 천천히 미끄러져내렸다. 끔찍하 히만치 많은 핏물이 사방으로 폭사하듯 솟구쳤다. 그야말로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옆에 있던 포 소서러스나 플루토들이 반응을 채 못할 정도로. 플루토를 비롯한 가스터들의 입이 떡 벌어졌다. `저... 저 자식....' 그러나 다리오스의 움직임은 거기서 그치지 않았다. 아르킨을 베어버린 그 동작 그대로 몸을 뒤로 날리며 그는, 이번엔 포 소서러스에게로 돌진해 들 어갔다. 당황하는 세시와 프쉬케의 두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삽시간에 다가오는 저 은빛으로 치장한 죽음의 그림자를 바라보는 두 소녀의 외침이 허공 가득 울려퍼졌다. "마구 찢기!" "매직 애로우 30연발! 세레니엄! 플레임 스트라이크!" 비록 소녀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역시 그들은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마법 사들, 그 찰라의 순간에도 세시는 스크롤 북을 남김없이 찢어발겼고 프쉬케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최대한의 마법의 화살을 아낌없이 날렸다. 전격, 폭풍, 불꽃,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공격들이 정원 전체를 부수어 버릴 듯히 소용돌이치며 그녀들과 다리오스 사이에 거대한 파괴의 장막을 형성 시켰다. 폭음이 연쇄적으로 터져나오며 지축을 흔들고 주위의 모든 사람들로 하여금 귀를 막게 만들었다. 그와 동시에, 세시와 프쉬케의 입가에 회심의 미소가 맺혔다. 제 아무리 궁극의 검사이자 드래곤 슬레이어라는 명성을 지닌 자라 할 지라도 수십 종류의 마법을 맞고도 무사할 리는 없었다. 마법은 마나를 정제하여 재구 성하는 것, 소드마스터들의 방어력으로 막을 수 있을 리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곧, 그녀들은 자신들이 행한 그 모든 것이 다리오스가 내미는 오른 손 에 가로막혀 허무히 흩어져버리는 것을 보며 절망해야만 했다. 다리오스의 오른손바닥이 가볍게 앞으로 내밀어지며 그 곳을 주축으로, 순간 거 대한 구형의 은막이 형성되었다. 그리고 그녀들의 모든 마법들은 그 구형의 은 막에 미끄려져 애꿎은 정원만을 이리저리 날려버리고 있었다. 동시에 다리오스의 왼손에 또다시 빛무리가 어렸다. 아까까지와는 비교도 안되 는 거대한 빛무리가. 세시의 표정이 다급해졌다. 그녀의 스크롤 북이 사정없이 찢기어지기 시작 했다. 왠만한 도시 하나를 건설할 수 있을 정도로 비싼 스크롤들이 아낌없이 찢겨나가며 현존하는 모든 종류의 마법이 다 쏟아져나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모든 것들은 다리오스의 왼손이 허공을 가르는 순간 의미를 잃어버 렸다. 그의 왼손에 머금어진 저 거대한 죽음의 은빛 날은, 그녀들의 모든 마법 을 일거에 갈라버리며 동시에 그녀들마저 갈라버렸다. "꺄아아아악!" 갸냘픈 비명이 울려퍼졌다. 그러나 그 비명은 길지 않았다. 단지, 쏟아지는 선 혈만이 정원을 촉촉히 적실 뿐...... 100여명이 넘는 인원이 그 곳에 있었지만, 이 끔찍하리만치 믿을 수 없는 광경 속에서 감히 입을 열수 있는 자는 없었다. 심지어는 가스터와 플루토조차도. 고요한 적막이 맴돌았고 그 적막 속에서 무미건조한 다리오스의 목소리만이 나 직히 울려퍼졌다. "한 명 남았군요....." 그가 몸을 움직인 지, 채 30초도 되지 않은 일이었다.


래디는 자신의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몇 십년을 함께 한 소중한 자매들이 단 한순간에 차가운 시체로 변해버린 이 상황을 믿을 수가 없었다. 그러나 그 녀는 지금 상심에 빠져 현실을 등한시 할 만큼 어리석지는 않았다. 저 은발의 청년, 자신의 자매를 일거에 베어버린 저 공포스러운 존재가 말한 마지막 한 명이 누구인지는 너무나도 뻔했기에. `마법사로써는 이길 수 없어...' 래디는 이를 악물며 반지를 매만졌다. 그녀의 오른손 중지에 끼워진 두 개의 반지를. 그 중에서 금빛의 반지를 의식하며 그녀는 그곳에 마나를 부여했다. 반지는 정해진 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고 동시에 그녀의 모습이 사라져버렸다. `마법사로써는 이길 수 없어...' 같은 생각을 되풀이하며, 래디는 스스로를 진정시키려 노력했다. 그녀의 마법 이 아무리 강대한들, 세시와 프쉬케가 아까 구현한 마법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저 은발의 청년은 그 모든 것들을 가볍게 막아낸 것이다. 정 확히 말하면 막아냈다기보다는 비껴흘린 거지만. 이제 남은 것은 그녀의 또 하나의 능력, 암살자의 그것뿐. 래디는 서서히 몸 을 풀었다. 전신의 근육을 이완시키고 적절히 힘을 줘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기척을 지우기 위한 사전동작, 그 상태로 래디는 몸을 움직였다. 아무 것도 보 이지 않는,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는 존재가 일순 허공을 갈랐다. 그러나... "큭!" 무표정하게 정원 한 가운데 서있기만 하던 다리오스의 왼손이 어느 순간 대기 을 가르며 허공의 한 점을 움켜쥐었다. 아무 것도 없는 허공에서 큭, 하는 짧 은 비명이 새어나왔다. 그 상태 그대로 다리오스는 손아귀에 힘을 주었다. 희미한 은빛 가루가 서서히 허공에 번지며 천천히 한 여인의 형상이 그의 손아 귀 안에서부터 드러났다. 육신을 감추고서 기척을 지운 채, 빠른 속도로 다 리오스에게로 달려가던, 그리고 지금 자신의 목덜미를 움켜쥔 다리오스의 두 손을 붙잡은 채 사색이 되어있는 래디의 모습이. 래디의 입에서 꽉 막힌, 믿을수 없다는 듯한 목소리가 띠엄띠엄 새어나왔다. "어...어떻게...." 기척을 지우고 모습을 감추고 공기의 흐름을 제어하고 공간의 흔적마저 감췄 다. 설사 드래곤이라 한들 그녀의 위치를 파악할 수는 없는 것이다. 물론 드 래곤이라면 굳이 그녀를 찾으려 않고 아예 반경 몇 백미터를 통채로 날려버리 겠지만.... 그런데 다리오스 그는 너무나도 쉽게, 그녀를 포착하고 또 붙잡아버린 것이 다. 고통스러워하는 가운데에서도 놀람의 기색이 완연한 래디를 바라보며 다 리오스는 무표정하게 대꾸했다. "저도 모릅니다. 굳이 말하자면, 본질을 꿰뚫는 눈이라고나 할까요. 언제인 지부터인지는 모르지만, 그것이 보이더군요. 아니, 느껴진다고 해야 할 지 도." 그리고 동시에 래디의 목덜미를 붙잡은 그의 오른손이 은빛으로 눈부시게 빛 났다.

"커어......" 

채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래디의 전신이 눈부시게 빛나더니 순간, 폭발해버 렸다. 말 그대로 폭발한 것이었다. 산산히...... 검붉은 육편이 튀었다. 자욱한 혈향이 코를 찌르는 끈적한 피웅덩이 한 가운데 피범벅이 되어 말없이 서있는 은발의 청년 다리오스, 그를 바라보던 가스터의 표정이 심하게 점점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저 녀석... 변했군....'


참혹한 광경 위로 차가운 바람이 불었다. 사방으로 널려진 피묻은 살점들과 온통 붉게 물든 정원의 모습, 정원을 포위하 고 있던 경비병들의 얼굴은 이미 사색의 수준을 넘어서서, 거의 살아있는 자의 표정이 아니었다. 다리오스, 저 은발의 앳된 청년이 움직인지 채 1분도 지나지 않아, 제국 최강의 검사와 마법사들이 단 한사람에게 몰살당해버린 것이다. 특히나 자신의 소중한 가신들이 허무하게 죽어버리는 광경을 본 황제 로히가스 의 안색은 안쓰러울 정도로 창백해져 있었다. "으...어.. 어떻게 이런..." 그런 그에게로 다리오스는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로히가스의 얼굴이 더더욱 새하얘졌다. 이젠 거의 핏기조차 찾아 볼수 없는 로히가스를 바라보며 다리오 스는 나직히 입을 열었다. "다시 생각해보실 수 없습니까 제국의 지배자시여?" 그러나 로히가스에게는 다시 생각해 볼 정신적 여력도 남아있지 않는듯 했다. 공포에 파 연신 뒷걸음질을 치며, 그는 반쯤 이성을 잃은 목소리로 크게 고함 을 질렀다. "이 자들을 잡아라!" 훈련받은 인간들은 이성을 벗어나는 행동을 보일 수 있는 법, 오랜동안 황궁 경비대로써 훈련된 그들은 눈 앞의 공포에 조금도 맞설 마음이 없음에도 불 구하고 로히가스의 명령이 떨어지자 마치 단순한 인형들처럼 일제히 다리오 스들에게로 달려가기 시작했다. 밀려오는 경비병들의 모습을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문득 한숨을 쉬었다. 그리 고 혼잣말에 가까운, 나지막한 중얼거림을 흘렸다. "어리석은 선택을 하셨군요... 폐하..."




계속-------------------------------------- 다리오스 이 자식은 진짜 기습이 취미인가벼....

P.S 제국 최고의 검사 아르킨 공....

등장하셔서 한 대사가 헉! 크으윽! 큭 ... 이러고 죽다니... 
고 아르킨 공의 명복을 빕니다... 
아, 플루토한테 훈계조의 말도 한 마디 했구만....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Tul (talk) 

1999/08/08(02:44) from 147.47.1.102 작성자 : 김조섭 (joseob@netian.com) 조회수 : 88 , 줄수 : 489 초룡전기 -314- -

제목 Template:초룡전기 카르세아린 -314- 올린ID 벗꽃aoi 이름 임경배 날짜 99/08/07 읽음 42




초룡전기 카르세아린 (Kalsearin)




고함소리가 정원 가득 울려퍼졌다. 수많은 살기가 정원을 가득 메웠다.

플루토는 자신들에게로 돌진하는 저 경비병들의 물결을 바라보며 재빨리 검 을 고쳐쥐었다. 아까는 너무 빨리 모든 일이 끝난 바람에 아무 것도 못했지 만, 이번에도 다리오스에게 일을 미루어버릴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나 그는 이번에도 다리오스에게 선수를 뺐기고 말았다. 채 플루토가 검을 휘두르기도 전에, 덮쳐오는 저 인간의 물결 사이로 한 줄 기 은빛 섬광이 파도를 가르며 솟구쳐나갔다. 덮쳐오던 강렬한 인간의 파도 가 은빛 절벽에 부딛혀 소실되어버렸다. 붉은 물거품이 사방에서 피어올랐 다. 수십개의 섬광이 번뜩이고 자욱한 피보라가 정원을 가득 메웠다. 이윽고 그 붉은 안개가 걷혔을때, 그 자리에 남아있는 것은 붉게 물든 은발 의 청년과 정원을 가득 덮은 시체들 뿐이었다. "......." 플루토의 입이 멍하니 벌어졌다. 자신은 꿈도 꾸지 못 했던 저 높은 검의 경 지, 그 짧은 시간에 인간이 마치 볏단처럼 삽시간에 후두둑 잘려지는 모습에 놀란 것이 아니었다. 그가 놀란 것은, 그 행위를 한 자가 다리오스라는 사실이었다. 조금은 어리 숙하고 조금은 멍청했던... 그래서 더욱 마음에 들었던 그의 친우가. 플루토의 인상이 더이상 찌푸려질 수 없을만치 깊게 찌푸려졌다. 왠지, 화가 났다... 플루토는 간신히, 떨어지지 않는 입을 간신히 열어 농담조로 한 마디를 건넸 다. "야, 너 왜 이래? 이런건 원래 내 전공이잖아?" 비록 농담조이기는 하지만 탓하는 것이 명백한 목소리, 그러나 그런 플루토 의 목소리에, 다리오스는 단지 자조적인 웃음으로 답했을 뿐이었다. "훗..." 플루토는 다리오스를 노려보았다. 그는 잔뜩 굳은 얼굴로, 전혀 거리낌없이 손에 묻은 핏물을 털고 있었다. 아무런 죄책감 없어보이는 표정으로. 예전같았으면 생각도 못해봤을 모습, 플루토의 입에서 질린 목소리가 흘러나 왔다. "너... 변했어." 다리오스가 씁쓸히 웃으며 대꾸했다. "변해? 내가?" 플루토는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건 변해도, 너무 변했다. 그러나 다리오스는 개의치 않은 듯 했다. 그는 마치 혼잣말을 하듯 나지막히 말했다. "변해야지. 암, 변해야지..." 그의 입가에는 여전히 자조적인 웃음이 머금고 있을 뿐이었다. "이 상황까지 와서 안 변할 수가 있나? 카르셀이 바다가 되어버렸는데? 그리고 그 원인이 우리인데..." 플루토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이유가 안 돼. 다리오스. 나를 속일 생각인가?" 다리오스는 문득 고개를 들었다. 플루토, 저 검은 두 눈에 어리어 있는 빛은 놀라움보다는 다른 감정이 더 깃들어있었다. 다리오스는 생각했다. 자신의 감정을 그에게 속인다는 것은 어리석는 짓이겠지. 친구....니까. 그는 피식 웃었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해졌을 뿐이야." "감정이라..." 다리오스의 표정이 변했다. 굳어있던 그의 얼굴 가득 짙은 수심이 깔려들어 갔다. "카르셀의 멸망보다 그녀의 모습 쪽이 나를 더 이렇게 만들었다. 그게 이유 의 전부야. 너도 알잖아? 내가 얼마나 멍청한 인간인지... 얼마나 이율배 반적이고 얼마나 모순적인 인간인지를..." 플루토에게는 아무런 대꾸도 없었고 그래서 다리오스는 침묵했다. 잠시 후, 문득 다리오스의 입에서 단호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의 아름다운 두 눈에 불꽃이 튀었다. "더이상 망설이지 않아. 가로막는 모든 것을 베어버린다. 그리고 목적을 달 성한다. 이젠 더이상 옛날처럼 우유부단하게 살지 않겠어. 더 이상 그들의 장난같은 행동에 감정을 희롱당하는 자가 생기게 할 수는 없어." 단호한 그의 목소리가 점점 낮아졌다. "그녀를 위해서라도......" 말꼬리를 흘리는 다리오스를 바라보며 플루토는 혀를 찼다. "그녀라... 다리오스, 넌 정말 헷갈리는 놈이야. 정말로!' 그러나 자신의 친우 플루토, 그의 검은 두 눈동자에 가득 어린 경멸의 빛 을 바라보면서도 다리오스는 그저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그럴지도..."


로히가스는 자신의 눈을 의심했다. 물론 로히가스는 100여명의 황궁경비병들이 다리오스들을 무찌를 거라고는 애당초 기대도 하지 않았다. 어차피 경비병들이 저들을 상대할 수 있을 리 가 없었고 단지 그에겐 시간벌기 용에 지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의 눈앞에서, 자신의 경비병들이 모조리 죽어나가는 데 걸리 는 시간은 그가 미처 회랑을 통해 도망갈 만큼의 시간조차 되지 못 했다. "폐하!" 몸을 피하기 위해 회랑의 입구로 발걸음을 옮기던 로히가스의 뒤에서 고함이 터져나왔다. 로히가스는 고개를 돌렸다. 그리고 그는 순간 쓰러져버렸다. 누 군가가 그를 강하게 밀쳐내버린 것이다. 동시에 붉은 섬광이 허공을 가르며 회랑 입구에 작열했다. 폭팔음이 울려퍼지 며 돌풍이 휘몰아쳤다. "크으윽!" 무너져내린 돌더미를 시종의 도움으로 간신히 피한 로히가스의 입에서 신음성 이 흘러나왔다. 날려오는 돌더미들을 두 팔로 막으며 로히가스는 고개를 돌렸 다. 흙먼지를 뒤집어쓴 그의 두 눈에 돌무더기에 깔려있는 시종의 모습과, 그 너머로 한 팔로 자신을 향해 손바닥을 내민 채 빙글거리고 있는 중년마법사의 모습이 비춰졌다. "죄송합니다만, 폐하." 그는 싱글거리는 미소를 입가에 머금은 채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협상은 마저 하고 가셔야죠." 로히가스의 안색이 창백하게 질렸다. 사실, 알현을 받아들이기 위해 그들을 정원으로 부를 때 그는 결코 방심하지 않았었다. 100여명의 경비병과 제국 최강의 검사와 마법사를 주위에 대기시킨 채 그들을 만났다. 솔직히 그로써는 가장 안전한 대책을 마련했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 전혀 예상치 못 했던 상황이. 인간이란 개체가 이렇게까지 강할 수 있으리라고는 그는 전혀 생각조차 못 했던 것이다. 바로 그때, 쓰러져있는 로히가스의 귀에 구원의 외침이 들려왔다. "로히가스 폐하!" 여러 명의 발소리와 함께 웅장하게 울려퍼지는 굵은 외침, 플루토는 외침이 들려온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의 눈에 화려한 갑주로 중무장을 한채 로히가스가 주저앉아있는 정원의 반대편 회랑을 통해 달려오는 30대에서 50대 사이의 한 무리의 기사단이 보였다. 그들은 어느새 포위망을 구축한 뒤 그들을 둥글게 에워쌓고 있었 다. 하나같이 빛나는 푸른, 혹은 백색의 검기를 자신의 검에 맺힌 채 조심스럽게 자신들을 바라보는 모습, 플루토의 미간이 살짝 찌푸려졌다. 저들의 정체를, 그는 대충 파악할 수 있었다. `제국 최정예의 기사단인 가이아네스 기사단, 그 중에서도 전원 소드 마 스터들로만 보인 최정예중의 최정예, 루스터 나이트....' 역시 제국의 저력은 무시할 수준이 결코 아니었다. 헤이드 6국연합을 통틀어 도 10여명 안팍인 소드마스터만 30여명이라니. 국가적 전력으로 보면 무시는 커녕 상대도 안 될 수蔓潔駭?것이다. 그리고 숫자로 볼때, 저 정도 수의 소드마스터라면 제 아무리 날고 기는 드래곤 슬레 이어인들 대책이 없다. 플루토의 입에서 절로 푸념이 새어나왔다. `제길, 미적대다가 더 큰일나게 생겼잖아...' 한편, 가스터 쪽도 푸념을 내뱉기는 마찬가지였다. `이거, 난리났네. 일찌감치 황제를 제압했어야 했는데...' 그는 지금 허공을 바라보며 혀를 차고 있었다. 루스터 나이트들의 등장과 거의 동시에 황궁 상공 곳곳에서 10여명의 노마법사들이 일제히 날아와 정원 상공을 포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젠 함부로 로히가스를 사로잡으려하다간 뒷통수 두 드려맞을 형국이 되어버렸다. 적어도 그의 눈에 비친 저 노마법사들은 절대 방 심할 수 있는 상대는 아니었다. 고개를 들어 그들을 바라보던 가스터의 미간이 짙게 찌푸려졌다. `최소한, 전원 마스터급이겠지. 8서클 정도는 미약하게나마 쓸 수 있는...' 물론 같은 서클 내라도 레벨 차가 확연한만큼 포 소서러스들에 비하면 약한 마 법사들일테지만, 그렇다고해서 저들이 마스터급이라는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 법. 가스터는 하나밖에 남지 않은 자신의 오른팔을 들어보였다. 그리고 손가薦? 꼼지락거려보았다. 아무리 생각해도 무리였다. 8서클의 마법사 10여 명을 상대하는 것은. `거, 골치아프네. 팔만 안 잘렸어도 어떻게 되겠는데...'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다리오스에게는 아무런 의미가 없어보였다. 그는 자신에 게 닥쳐진 이 모든 위험을 전혀 느끼지 못 하는 듯 태연하게 로히가스를 바라 보며 다시 말을 건네고 있었다.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실 수 없습니까 폐하?" 로히가스의 대답은 간단했다. 그는 거의 비명을 지르듯 다리오스들을 향해 손 가락질하며 루스터나이트와 허공의 노마법사들에게 고함을 질렀다. "저 자들을 죽여라!" 다리오스는 쓸쓸히 고개를 끄덕였다. "할 수 없군요. 그럼..." 그의 입에서 나직한 중얼거림이 흘러나왔다. "가스터, 퇴로를." "알겠네." 가스터는 오래간만에 진지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럴 경우 상공에서의 공 격을 막아내는 것은 마법사의 몫인 법, 가스터의 몸이 일순 허공으로 솟구 쳤다. 그리고 동시에, 다리오스의 육신이 또다시 은빛 선으로 화했다.

"10명을 상대하는 법이라...." 허공에 몸을 안착시킨 채 가스터는 자신도 모르게 중얼킹홱? 자신과 대치 하고 있는 저들, 열 명의 8서클의 마스터들을 바라보며. "그런게 있을리 없지...." 가스터는 한심하다는듯 내뱉었다. 사실 그러했다. 원래 기사들의 경우에도 1대 다수의 싸움이 되는것은 어디까 지나 일격사라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스터는 저들중 어느 누 구도 일격에 죽일 자신이 없다. 고로 10대 1의 싸움은 불가능하다. 적어도 그가 사용할 수 있는 마법이 8서클까지인 이상은. 가스터는 잠시 더 머리를 굴리다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이기기는 힘들다. 하 지만.... 적어도 다리오스를 방해하지 않도록 잠시 발을 묶어둘수는 있다. "1대 다수의 싸움의 기본은 각개격파지." 가스터는 이렇게 중얼거리며 천천히 하나밖에 남지 않은 손으로 가벼운 동작을 행했다. 동시에 5서클 폭염계 주문 플레임 스트라이크가 마법사들 사이로 날아 갔다. 가스터의 공격과 동시에 마법사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마법사들이 세 명과 여 섯명으로 갈라져 플레임 스트라이크를 피해내며, 저 허공을 가르는 불기둥은 저 멀리 성의 한쪽에 처박혔다. "에구, 참 쉽게도 피해내는구만.... 아무리 5서클이라지만." 가스터는 그래도 한명쯤 맞을줄 알았던 자신의 마법이 전혀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자 투덜거리며 혀를 찼다. 하긴, 8서클의 마스터가 플레임 스트라이크 한 방에 나가떨어질 리도 없지만. 가스터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더이상 경솔하게 움직일수는 없었다. "음.... 저녀석은 뇌격계 마법에 능숙하고.... 이녀석이 가장 약하군." 동시에 가스터는 머릿속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어떻게 싸움을 풀어야 할지에 대해서. "쳇, 9써클 마법 한방이면 저런 조무라기들 쯤이야...." 그때, 동시에 서너명의 마법사가 주위의 마나를 휘감기 시작했고, 가스터는 눈을 떴다. "시작이군." 오늘따라 말이 많은 가스터였다. 역시 긴장한 탓일까? 화염의 폭풍이 휘감겨 왔다. 가스터는 황급히 하나남은 팔을 휘둘러 실드를 일으켰고, 동시에 몸을 위쪽으로 피해냈다. 실드에 일부러 각도를 두었기에 마법은 퉁겨 성쪽으로 날아갔고, 가스터는 실드의 사각지대에 몸을 숨길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두개의 마법이 더 남아있었다. 가스터는 계속해 실드를 치며 이리 저리 몸을 피했다. "음.... 피하는것 정도는 가능하군." 가스터는 한편으로 계속해 머리를 굴렸다. 다리오스등의 싸움에 도遲?주지 못할망정 적어도 방해가 되어서는 안된다. 자신이 이 열 명의 마도사를 막지 못한다면, 이 싸움의 결과는 불을 보듯 하다. 그러나 아무리 상대의 약점을 공략해보고 아무리 이리저리 계산을 해봐도... "이건 도저히 견적이 안 나오는데?" 가스터의 미간이 잔뜩 찌푸려졌다. "과연 그 유명한 드래곤 슬레이어 가스터답군!" 노마법사중 한명이 이렇게 외쳤다. 자신들 셋의 공격을 여유있게 피해내는 가스터를 바라보며 탄성을 내지르는 자들, 다 여유있으니까 탄성도 내지르 고 칭찬도 하는 법이다. 당연하게도 여유없는 가스터는 그 사람의 말을 받 아주거나 할 처지가 못 되었고 그래서 열심히 머리만을 굴릴 뿐이었다.. "역시 그것밖에는...." 그의 머릿속에는 한가지 생각 뿐이었다. 저 열 명의 마법사의 손에서 뻗어 나오는, 기세당당한 마법들을 아무것도 못한채 피하기만 하는 상태에서도 생 각은 그것에 머물러 있었다. "9써클의 마법...." 막, 머리위로 스치는 뇌격을 허리를 뒤로 젖혀 피해내며 가스터가 다시 중 얼거렸다. 그리고 동시에 손을 뻗어 하나의 마법진을 그려냈다. 천하의 가 스터다. 얻어맞는것만으로는 결코 만족할리 愎? "가스터즈 프레아!" 마법진 중앙에서 새하얀 섬광이 솟아났다. 본래 이 마법의 이름은 프레아 레디언스, 8써클의 마법을 대 단일 개체 마법으로는 거의 최강에 속하는 화 염주문, 하지만 8써클의 마법이라면 주문을 외울시 두 손이 반드시 필요했고 가스터조차 그것을 생략할 수는 없다. 그렇기에 만들어낸 마법이 이 가스터스 프레아. 위력이 약간 떨어진 대신 한 손으로도 가능하게 만든, 간단히 말해서 `가스터 전용 마법'이었다. 섬광은 거의 빛의 속도로 한 마도사에게로 날아갔고, 그 마법사는 지팡이를 쥔 채 두 손을 앞으로 뻗어 실드를 만들어냈다. 파앙, 하는 파열음이 들림과 동시에 마도사의 실드가 깨어져나갔다. 마법사는 황급히 마법을 피해냈다. 하지만 미쳐 늦어 한쪽 어깨를 잃고 말았다. 가스터는 공격이 성공으로 돌아가자 얼굴에 희색을 띄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조심하라! 절대 무모한 공격은 펼치지 말고." 한 노인네의 외침과 함께, 마도사들의 공격패턴이 바뀌었다. 지금까지의 약 간은 두서없고 즉흥적이전 공격이 약간더 조직적으로 변했다고나 할까? "절반은 공격을, 그리고 나머지 절반은 수비를 맡도록!" 다시 그 노인이 외친다. 자꾸 떠들어대는걸 보니 대장쯤 되는 모양이었다. 가스터는 조용히 주변을 살폈다. 상황이 이쯤 되면 더이상은 꾸물거릴 일이 아니다. 돌연 표정을 진지하게 -물론 지금까지도 진지했지만- 어찌되었던 가스터는 조용히 다시 눈을 감았다. 동시에 두개의 7서클 마법이 날아왔다. 하지만 가스터는 가만히 피할뿐, 여 유가 있었음에도 반격하지 않았다. 마법이 스쳐지나가자 돌연 가스터의 두 눈 이 부릎떠졌다. 동시에 우렁찬 외침이 터져나왔다. "하아아압!" 그리고, 그는 갑자기 두 발을 허공에다 대고 죽어라 놀리기 시작했다. 동 시에 쏟아지는 마법들의 난무가 뚝 그쳐버렸다. "....어?" "...?" "에....?" 멍한 노마법사들의 목소리가 사방에서 새어나왔다. 사실, 제국 마법사들이 죄다 바보라서 저 절호의 기회를 놓쳤겠냐마는... 생각을 해보라, 대륙에서도 이름난, 9서클의 마스터라 불리는 최강의 마법 사가 갑자기 한창 잘 싸우다 말고 허공에 떠서 손발 열심히 놀리며 덩실덩 실 춤을 춘다면 누가 거기다가 공격을 해댈 마음이 들겠나. 노린 건지 우연인지는 모르겠다만, 노마법사들은 다들 멍한 표정으로 일순 모든 동작을 멈춰버렸고, 덕분에 가스터는 끝까지 춤을(?)다 추는데 성공했 다. 그의 동작이 끝나자마자, 우렁찬 외침이 이어졌다. "[엘리미네이트 엘리먼트]!" 마나가 진동했다. 공간이 떨쳐울렸다. 방대한 마나가 재구성되며 그 틈바구니 사이로 거대한 힘의 격류를 형성해내기 시작했다. 잠시 멍해있던 노마법사들이 순간 당황하며 제각기 실드를 전개했다. 그러나,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가스터는 자신만만한 목소리로 말을 이을 뿐이었다. "이미 늦었어! 받아보시게들! 이것이 9서클의 마법이니까!" 순간, 거대한 빛의 구가 생겨났다. 가스터와 다른 10명의 마도사들이 어우 러져 싸우던 그곳, 가스터의 발동작에 맞춰 생겨난 거대한 마법진으로부터 거대한 마나의 응집이 공간을 일그러트리며 강대히 생성되기 시작했다. 차라리, 주위는 고요했다. 거대한 소리가, 공간이 팽창함에 들리는 거대한 소리가 끊임없이 들려왔으나, 오히려 그것이 주는 압도적인 느낌에 아무 것 도 들리지 않는듯한 착각을 느껴질 정도로. "저것이.... 9서클?" 빛은 더더욱 커져만 갔고, 이윽고 성의 한부분을 집어삼켰다. 마법사들과 함께. 느껴지는 힘은 순수한 마법. 모든것을 소멸시키는 마법인 것이다. 사라지는 마법사들의 마지막 모습을 바라보며, 가스터는 누구에게 하는 소리 인지 모를 묘한 독백을 중얼거렸다. "물질 붕괴. 꽤 쓸만하지?" 이윽고 빛은 사라졌다. 빛이 한번 스쳤던 공간은 완전히 무로 소멸해 버렸 다. 성은 흡사 아이스크림 수저로 한스푼 떠낸듯, 둥근 호선과 함께 일부가 사라져 버렸고, 그곳에 있던 10명의 마법사도 흔적없이 사라졌다. 가스터는 이 경이의 마법을 해 내고는 고개를 아래로 향했다. 스스로에 대한 자부심에 뿌듯해질 지경이었다. 그는 미소를 지으며 다리오스들 쪽의 상황을 살폈다. "그나저나, 저기는 어떻게 되가나?" 그리고 가스터는 순간 침을 꿀꺽 삼켜야 했다.


검을 휘두른다. 비명이 울려퍼진다. 푸르게 빛나던 바스타드 소드가 빛을 잃으며 주인의 손에서부터 굴러떨어진다. 상대방의 육체에 검을 꽃는 그 둔탁한 느낌은 그다지 기분좋은 것이라고는 할수 없다. 그 불쾌한 작업을 마무리지으며 플루토는 나직히 중얼거렸다 "7명째..." 플루토는 상대방의 몸에서 검을 빼들었다. 몸을 움직일때마다 욱신거리는 통증이 밀려왔다. 역시 소드 마스터들과의 전투는 그에게도 힙겨웠던 것甄? 이미 그의 육체 곳곳에 짙은 검상이 새겨져 붉게 물들어 있었고 플루토는 고통을 참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 잠시 경악의 헛숨을 삼켰다. "헉..." 이미 상황은 종료되어있었다. 그는 7명을 상대했다. 베라는 고작 3명을 상대로 힘겨운 전투를 해야만 했 다. 그렇다면 그 나머지는.... 주위에 널린 루스터 나이트들의 시체를 바라보며 플루토가 혀를 내두르며 말 했다. 농담조의, 그러나 당혹해하는 기색이 완연한 목소리로. "야... 다리오스 너... 이렇게까지 강했냐?" 그는 상처하나 입지 않은 채 차가운 눈길로 옷에 묻은 핏물을 털고 있을 뿐이 었다. 그것도 맨손으로. 플루토의 질문에 힐끗 허공을 바라보며 다리오스는 차갑게 대꾸했다. "검을 휘두름에 있어 망설임이 사라진 것 뿐이야." 다리오스의 관심은 플루토의 질문보다는 가스터가 있는 정원 상공 쪽에 더 가 있는 모양이었다. 잠시 상황을 살피던 다리오스의 얼굴에 안도의 표정이 떠올 랐다. 이미 저 쪽도 가스터의 승리가 보이고 있었다. 다리오스는 천천히 로히가스에게로 다가갔다. 그리고 다시금 입을 열었다. "이젠 좀 생각이 바뀌셨습니까 폐하?" 그와 함께 자신의 목으로 다가오는 섬뜩한 느낌. 로히가스는 이를 악 물었다. 물론 저들을 계속 압박할 인원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저들도 인간인 이상 언젠 가는 지치게 마련이겠지만, 이미 이렇게 잡혀버린 이상은 어쩔수 없지... 그는 크게 고함을 질렀다. "내 왕관과 권위의 로드를 가져오거라!"




계속-------------------------------------- 다리오스가 쎄진 걸로 보이나?

기습의 효과인데 그거... (아 물론 쎄지기는 쎄졌지만, 그거야 다리오스가 놀고 있는 것도 아닌데다가 작가 공인 천재 검사인데 그 기간 동안 계속 레 벨이 그대로면 말이 돼나)... 설정이 찢어진다라... 다리오스가 쎄지긴 했죠. 허공에 검기를 맺을 정도이니... 하지만 얘 원래도 무진장 강한 애였습니다. 그렇게 무식하게 레벨 업 한건 아녜요. 거 허공에 검기 맺는건 아린도 할줄 아는 겁니다. 음..알게 뭐냐. 어쨋든 빨랑 쓰자 써~!




(c) Nobreak Technologies, Inc.


이소설 내가 쓴거야!!Tul (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