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파일링의 A to 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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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파일링의 A to Z

  • <프로파일링의 A to Z>

2013.11.06

http://polinlove.tistory.com/7339


<사진출처: 위키백과>


미국 뉴욕에서 1940년부터 16년간 50여 차례의 폭탄 설치로 인해 수십 명이 희생된 ‘Mad Bomber’ 사건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합니다. 이에 뉴욕 경찰은 프로파일러 제임스 브러셀(정신과 의사)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제임스는 Mad Bomber 사건을 이렇게 프로파일합니다.

“폭탄테러범은 세심한 성격의 중년 독신 남성이고, 고졸 학력의 동유럽계 가톨릭 신자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력회사나 그 비슷한 회사를 다녔을 테고, 만약 범인을 만나게 된다면, 단추가 두 줄로 달린 양복 상의를 입고 단추를 모두 채운 모습일 겁니다.”


실제 범인은 어땠을까요?


<사진출처: 구글>


어떤가요? 제임스의 프로파일과의 싱크로율 100%!!

이후 프로파일링을 통한 수사가 발전하였고, 동시에 많은 프로파일러들이 등장했다고 해요.



<사진 출처: 구글>


여러분은 범죄자 ‘프로파일링’에 대해서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아마도 위에서 언급해드린 프로파일링의 예시가 실제 프로파일링의 전부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이 계실 것입니다. 하지만 정말 이것이 프로파일링의 전부일까요?

‘범죄자 프로파일링’이란 프로파일러들이 범죄에 대해 범죄심리학을 활용해 사건 해결을 돕고 연구하는 것을 말합니다. 구체적으로는,

범죄사건의 여러 단서를 분석해 용의자의 성격, 행동 등 모든 것을 팍팍 파헤치고!! 이로써 수사방향을 설정해 용의자의 범위를 좁히는 데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도주경로 또는 은신처를 예상합니다. 또한 범인이 검거된 후에는 심리적 전략으로 자백을 이끌어내기도 합니다. 즉, 수사에 있어서 ‘피의자 신문’이 사건에 한정된 정보를 얻는다면, 검거 후 ‘프로파일링’은 범죄자의 출생부터 범죄행동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에서 그의 심리 정보를 얻는 것입니다.



<사진출처: 구글>



여러분께 좀 더 익숙한 사진 한 장을 들고 왔는데요, 바로 미국 드라마인 ‘크리미널 마인드’입니다. 현재 시즌9이 방영되고 있는 장수 드라마이자 인기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는 제목에서도 나타나다시피, 범죄자의 심리를 다루고 있는 미국의 범죄 수사물로서 연쇄살인범을 잡는 FBI 행동분석팀 프로파일러들의 이야기입니다.

드라마 속 멋지고 아름다운 프로파일러들의 프로파일링은 틀리는 법이 없어요. 늘 기막힌 타이밍에 범인을 잡기도 하고요.

하지만 저는 매우 현실적인 사람이자 폴인러브 기자로서 여러분께 ‘진짜’ 프로파일링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범죄 프로파일링은 크게 ‘귀납법’과 ‘연역법’으로 나뉩니다. ‘귀납적 프로파일링’은 이미 가지고 있는 비슷한 부류의 범죄 전과자들의 정보를 이용해 범인의 특성을 파악하는 방법이고, ‘연역적 프로파일링’은 범죄 현장의 증거를 수집하고 해석하여 범행을 완벽히 재구성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방법입니다. 한국에서는 FBI의 ‘귀납적 프로파일링’을 주로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쇄살인을 예로 몇 가지 말씀드리겠습니다)

1. 범인이 희생자를 살해한 뒤 1시간 넘게 시신을 훼손했다면?

⇨ 살인범은 늙었거나 경험이 많다고 볼 수 있습니다. 첫 살인이 아닐 가능성이 크지요.


2. 범인이 시신을 숨길 생각 없이 공개된 장소에 유기했다면?

⇨ 희생자를 경멸하려는 의도로 봐야 합니다. 반대로 시신을 범죄현장과 다른 곳에 유기했다면 살인자는 현장에서 도주할 때까지 시신의 발견을 늦추고자 하고, 도주로를 숨길 수 있다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3. 범인이 범죄현장에서 손에 잡히는 물건을 흉기로 사용했다면?

⇨ 이건 예상하셨겠지만, 충동적 살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대로 무단 침입용 도구 또는 무기를 사용했다면 매우 계획적인 범행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


4. 범인이 시신에 옷을 입히거나 원래대로 되돌리는 행동을 한다면?

⇨ 이런 뒤늦은 선행(?)은 사이코패스나 정신병자에게는 거의 찾아볼 수 없는 행동입니다. 보통 범인이 ‘강박증’을 가진 경우가 많고, 살인범이 희생자와 면식관계임을 보여줍니다.




이제는 ‘경기 남부 부녀자 연쇄살인 추정사건(속칭 화성 연쇄살인)’을 예로 좀 더 자세한 프로파일링을 해보겠습니다. (참고: ‘한국의 연쇄살인’ 표창원 지음)

1. 범행 당시 나이는 2, 30대이다. ⇨ 10대의 행동으로 보기에는 지나치게 침착하지만 40대 이상의 행동으로 보기엔 격정적인 모습이 많습니다.

2. 성격 장애, 충동 조절 장애가 있다. ⇨ 불필요한 공격이나 훼손행위, 범죄 현장이 난잡한 모습을 보이는 것, ‘아무나’에 해당하는 불특정다수의 여성 대상으로 한 점에서 범인은 사회와 인간 전체를 불신하고 열등감과 피해의식에 젖어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3. 혼자 살고, 친구나 동료가 거의 없다. ⇨ 범인은 사회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시간대인 초저녁부터 심야 사이에 계획, 대기, 기회 포착, 범행, 범행 은폐, 도주를 위해 오랜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4. 범인은 평소 매우 조용하고 침착하며 잘 두드러지지 않는다. ⇨ 피해자의 손을 결박하는 등 반항하지 못하게 한 후 학대하는 모습은, 화를 잘 내는 사람의 행동이 아닙니다.

5. 체구가 작고 외모 콤플렉스가 있다. ⇨ 범인의 족적이 245밀리미터라는 점, 어리거나 나이 든 여성을 목표로 한 점, 반항 제어에 집착한 점을 봤을 때 체구가 작다고 추정되고, 젊은 여성에게는 성의 상징인 성기나 가슴을 칼로 긋거나 날카로운 물건으로 찌른 점으로 보아 동경하지만 가까이 할 수 없는 젊은 여성에게 분노를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6. 절도, 폭력 등의 범죄 전과가 있다. ⇨ 범인은 특별한 범행 도구 없이 주로 피해자의 옷가지를 이용했습니다. 검문검색을 두려워하는 전과자들에게서 주로 보이는 모습입니다.

7. 평균 이하의 지능, 고졸 미만의 학력이다. ⇨ 경찰과 사회를 농락하며 수년 동안 연쇄 범죄를 저지르고도 잡히지 않은 범인이라 고도의 지능범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범인의 행동 특성은 매우 단순합니다. 수사에 혼선을 주거나 검거 가능성을 줄이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범행 패턴도 그대로이고 수법이나 대상, 장소도 거의 변하지 않았습니다.



한국에 ‘프로파일링’이 도입된 것은 2000년부터입니다. 서울경찰청 강희락 형사과장이 권일용 경위를 프로파일러로 지정한 것이 시초이지요. 2004년에는 경찰청 과학수사과 내 ‘폭력적 범죄분석팀(ViCAT)’이 설치됐고, 2005년부터 심리학·사회학을 전공한 전문 인력 30명이 범죄분석관으로 특채되어 각 지방청의 범죄분석팀에 배치됐습니다. 이들은 강력범죄 범인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며 범죄심리 자료를 축적·분석하고 있습니다. 2006년에는 범죄분석팀의 후속으로 과학수사센터 내 범죄행동분석반을 설치해 더욱 세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의 프로파일러’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고자 ‘진짜’ 프로파일러를 만나 뵙기 위해 폴인러브 기자가 직접 인천지방경찰청에 다녀왔답니다~!




<사진출처: 구글>



카리스마를 팍팍!! 풍기고 있는 인천지방경찰청으로 과학수사대 소속 프로파일러 이진숙 경사님을 함께 만나 뵈러 가시죠~

(이진숙 경사님의 ‘인천모자살인사건’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 http://www.kihoilbo.co.kr/news/articleView.html?idxno=529086 )



Q1) 프로파일러에 지원하시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요?

A1) 저는 2005년 7월에 채용한 첫 범죄심리분석요원 1기로 들어왔습니다. 5월까지 박사학위 논문을 마치고 상담소를 열 생각이었는데, 마침 경찰에 계신 분이 우리나라 최초의 프로파일러를 뽑는다는 이야기를 해주셨어요. 일반적인 상담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범죄자들과의 상담은 흔치 않잖아요. 처음에는 이런 호기심으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2) 프로파일러 채용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A2) 형식적인 채용기준으로 ‘심리학이나 사회학 학사학위 이상 소지자’ 외의 다른 기준은 없어요. 하지만 전공과 관련한 상담교육을 받으며 계속 공부한 사람들이 프로파일러로 채용되는 기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기존 프로파일러의 전문화를 위해 당분간 신규채용이 없을 것이라고 합니다.)


Q3) 프로파일러로서 갖춰야 할 자질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3) 관련 분야를 계속적으로 연구하며 사건도 많이 접해보고, 그러면서 피의자들도 만나보는 경험이 축적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프로파일러로서 내가 어떠한 자질을 갖춰야 한다’, ‘무슨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이러한 것보다도 업무와 관련된 경험이나 직관이 중요한 것 같아요.

프로파일러에 적합한 특정 성격이 따로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인내력을 필요로 할 때가 있어요. 특성에 따라 참고 기다려야 하는 피의자를 만날 때가 있는데, 이들의 침묵을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상대방의 특성을 파악하는 능력도 갖춰야 합니다.


Q4) 피의자와의 면담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요?

A4) 범행과 관련된 것들을 먼저 물어보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저는 피의자를 만날 경우,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그가 태어나서부터 범행에 이르기까지의 성장기를 듣습니다. 어떤 때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요?”, “슬픈(기쁜) 경험은 무엇인가요?”, “취미는 뭐죠?” 라고 묻기도 합니다. 김길태도 그에게 취미(권투)를 묻자 말문을 열었다고 해요.



Q5) 기억에 남는 사건이 있으시다면?

A5) 2009년이었을 겁니다. 남동경찰서 관내에 연쇄방화사건이 발생했는데, 범인은 심각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이었어요. 확인된 CCTV는 3-4건이었는데 동일 범인이 한 것으로 추정되는 것은 십 여건이었죠. 그런데 범인은 CCTV에 확인된 범행을 부인 했어요. 당연히 확인되지 않은 사건도 마찬가지였고요. 전 피의자에게 물었습니다. “불에 대한 좋은 기억이 있어요?” 그러자 자신은 불을 보면 따뜻하다, 어렸을 적 추운 겨울 집에서 쫓겨나 친구들과 몸을 녹이기 위해 모닥불을 지폈는데 이때의 불이 참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더군요. 피의자와 함께 밥을 먹으며 심리적 유대감을 쌓았고, 결국 그는 오랜 면담 끝에 모든 범행을 자백했습니다.


Q6) 업무 중 가장 힘드신 점은 무엇인가요?

A6) 가정생활과 병행하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날도 많고……. 그리고 일반적으로 상담하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이, 내담자의 문제가 제대로 수렴되지 못하면 자신의 문제가 될 수 있어요. 어떤 경우에는 불우한 범죄자가 ‘인간적으로’ 이해가 될 때도 있지요. 이런 것들로 심리적으로 힘들 수 있죠.


Q7) 보람도 있으실 텐데요?

A7) 아무래도 가장 큰 보람을 느낄 땐 범인의 자백을 받고, 이로 인해 수사에 도움이 되었을 때죠.



<사진출처: MBC 프로파일링>



실제 프로파일러로 활약했던 버논 거버스(Vernon Gerberth)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프로파일링이 우수한 수사기법이기는 하나, 그것은 수사기법의 하나일 뿐이며 프로파일링만으로 범인을 체포할 수는 없다.” 범죄 프로파일링으로 드라마 ‘크리미널 마인드’에서처럼 모든 사건을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와는 달리 현실에서는 한 사건의 해결을 위해 다양한 분야의 많은 경찰들이 노력합니다. 프로파일러 이진숙 경사님께서도 ‘혼자’보다 ‘함께’의 힘을 믿으시기에 일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저는 대한민국의 과학수사를 영화 ‘어벤져스’ 팀에, 범죄 프로파일링을 어벤져스 속 영웅으로 비유하고 싶습니다. 영웅 한 명 한 명, 충분히 빛나는 존재이지만 함께 했을 때 더 찬연히 반짝이는 팀이랄까요.

마지막으로, 바쁘신 와중에도 폴인러브 기자와의 인터뷰에 친절히 응해주시고 유익한 말씀 해주신 프로파일러 이진숙 경사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참고자료: <한국의 연쇄살인> 표창원 지음, <이웃집 사이코패스> 폴 롤랜드 지음, <패러독스 범죄학> 이창무 지음